공유

제2081화

작가: 고능비
전호영은 고현을 쫓아가더니 고현의 손을 잡았다.

“이젠 고객 만나러 안 가도 되고 자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인데 우리 쇼핑하러 갈까요? 고현 씨 경호원들은 따라오지 말라고 해요. 아니면 너무 튀어서 사람들 눈에 띄기 쉬워요.”

남성 두 명이 쇼핑하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고현이 경호원을 대동하면 신분이 폭로되기 쉬웠다.

고현은 전호영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싸늘하게 말했다.

“전호영 씨, 난 바빠서 쇼핑할 시간이 없으니 쫓아오지 마요.”

“쇼핑 안 하겠으면 나와 야식 먹으러 가요. 혼자 먹으면 맛없어요. 같이 먹어요.”

고현이 전호영을 째려보다가 몸을 돌려 발자국을 떼려는 걸 전호영이 다시 붙잡았다.

전호영은 고현에게 낮은 소리로 뭐라고 말했는지 고현의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전호영을 한참 동안 노려보다 마지못해 말했다.

“고성 호텔로 가요.”

“고현 씨가 같이 가주기만 한다면 어디서 먹든 상관없어요.”

두 호텔이 가깝게 자리 잡고 있기에 한밤중이라도 걸어서 호텔로 돌아오면 그만이다.

전호영은 또 한 번 고현과의 데이트에 성공했지만, 한 끼 야식에 거금을 쏟아부었다. 고현이 전호영에게 단단히 바가지를 씌웠다.

전호영은 지갑을 꺼내 계산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매일 이렇게 먹는다 해도 망하진 않겠죠? 현이 씨가 돈을 벌어 기분이 좋다면 매일 바가지요금을 내며 야식을 먹어도 좋아요.”

고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이 씨, 배가 너무 불러 산책하면서 소화해야겠어요. 이젠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으니 손잡고 다녀도 아무도 안 봐요.”

시계를 보니 확실히 늦은 시간이었다. 잠복해 있던 연예 기자들이 하품하며 기다려도 전호영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여태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 끝까지 버텨보기로 했다.

“전호영 씨, 대체 어디까지 기어오를 셈인가요?”

전호영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멈추면 재미없잖아요. 발전이 없으면 그건 제자리걸음이에요.”

전호영이 다시 손을 잡으려 하자 고현이 뿌리치며 냉랭하게 말했다.

“다치지 마요.”

“그럼 그냥 가요.”

전호영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2화

    “귀신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없을 뿐이지. 사실 그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건데 그 시간이 아주 짧아요. 1초 정도? 눈 깜짝할 사이면 사라져 버려요.”고현은 입을 삐죽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헛소리나 하고 있어.’두 사람이 고현의 비밀 통로로 호텔을 빠져나와 보니 길에 확실히 사람도 적고 차도 적어졌다. 두 시간 전만 해도 시끌벅적하던 거리가 차츰 고요해지기 시작했다.“너무 늦어서 쇼핑할 수도 없고 이미 문 닫았을 거잖아요.”전호영이 웅얼거리며 말하자 고현은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다시는 치마, 하이힐, 보석, 진주 이런 걸 사무실로 보내지 마요.”“고현 씨 여장한 모습 보고 싶어요. 엄청 예쁠 것 같아요.”고현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난 남장만 입어요.”고현의 옷장에는 죄다 남장뿐이다. 어릴 때부터 치마를 입어본 적이 없고 하이힐을 신어본 적은 더욱 없었다. 성큼성큼 걸음을 걷는 고현이 하이힐을 신는다면 아마 한 발짝도 걷지 못할 것이다.여자들이 좋아하는 진주 보석도 고현은 좋아하지 않았고 피부관리 제품은 사용하지만 색조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았다.“고현 씨는 진짜 남자가 아니에요.”전호영은 아주 낮은 소리로 말했다.고현이 아직 전호영을 위해 여자 신분으로 회복하려 하지 않기에 그도 사람들 앞에서는 고현의 신분을 까발리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전호영이 고현에게 작업 중이니 사람들이 그들을 동성연애라고 해도 전호영은 개의치 않았다. 만일 고현이 신경 쓰인다면 여자 신분으로 회복하면 그만이다. 고현의 외모로 만일 치마를 입는다면 경국지색이 따로 없을 것이다.한참 침묵하던 고현이 냉랭하게 말했다.“남자로 사는 게 편해요.”전호영은 고개를 돌려 고현을 바라보더니 웃으며 말했다.“난 고현 씨가 남장하든 여장하든 다 좋아요. 고현 씨가 좋은 거지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이제 우리가 결혼식 할 때 두 사람 다 양복 입는 건 어때요? 아주 멋있을 것 같아요.”“전호영 씨와 결혼 안 해요.”고현은 낮은 소리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3화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허점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 후에 둘째 형과 큰형수가 나에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무작정 대시하라고 말해주더라고요. 시간도 별로 남지 않고 해서 조언을 받아들이고 내가 고현 씨에게 꽃길을 만들어 준 그날부터 정식으로 대시했죠. 그날 고현 씨의 반응이 재밌었어요. 그로부터 대시하는 일이 좋아지더라고요. 아직은 사랑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대시하고 결혼을 전제로 하는 건 맞아요.”고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자식한테 무작정 대시하라고 시킨 사람이 하예정과 전이진이였어?’이 두 사람 때문에 고현은 지금 난처한 처지가 됐고 평온하던 생활이 깨져버렸다.만일 전호영의 계획대로라면 먼저 고현이 여자인 증거를 찾는 것인데 아마 몇 년을 찾아도 못 찾을 것이다.20여 년간 남자로 살아온 고현은 지금 아주 완벽한 남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현 씨, 내가 처음으로 한 여자에 대해 흥미를 느꼈어요. 그 때문에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내가 다른 여자를 사랑해서 고현 씨 포기하면 몰라도 이생에는 반드시 고현 씨와 결혼할 거예요.”처음에는 할머니가 고현을 전호영의 신붓감으로 점찍었고 지금은 전호영이 고현을 점찍은 셈이다.고현은 조용히 전호영을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전호영은 고현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미소를 짓더니 고현을 쫓아갔다.전호영은 고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지만 고현은 대꾸하지 않았다.고현은 지금 자구책을 생각하는 중이다.전호영이 자기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 고현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고현이 전호영에게 맞선을 주선하면 어떨까?전호영이 각양각색의 미인들과 접촉해 그녀들에게서 진정한 여성미를 느낀다면 전혀 여자답지 않은 고현을 포기하지 않을까?전호영은 아직 고현에 대한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아마 고현의 특별한 매력과 할머니가 자기한테 점찍어준 신붓감이 고현이기에 고현과 결혼하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감정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결혼은 영원하지 못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4화

    “그런데 휴대폰은 안 받아?”“무음으로 해놨어. 전호영 이 자식 때문에.”고현이 전호영을 욕하더니 동생에게 물었다.“집에서 어떻게 호텔 내선 전화를 해?”“지금 호텔에 있어. 카운터 쪽에. 껌딱지도 함께 있어. 형 데리고 집에 가서 점심 먹으려고 왔어. 그리고 형과 껌딱지 또 강성 실시간 검색에 떴어. 기분이 좋으면 한번 봐봐. 실시간 검색 1위 할지도 몰라.”고현은 바로 전화를 끊더니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벨 소리 모드로 전환하고 나서 강성 실시간 검색을 살펴봤다.아닌 게 아닐까 또 실시간 검색에 올라와 있었다.사진은 어제 고현과 전호영이 산책하는 모습을 몰래 찍은 것이다.파파라치는 참 대단한 것 같았다. 두 사람이 비밀통로로 호텔을 빠져나왔고 그때는 이미 밤이 깊어 행인도 별로 없었는데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을 찍었다.보도된 내용은 고현과 전호영이 밤이 깊은 틈을 타 몰래 데이트를 즐겼고 경호원도 대동하지 않았다고 했다.그리고 고현이 아무래도 전호영에게 공략된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또 두 사람이 모순이 생겼는지 고현은 굳은 얼굴로 전호영에게 차갑게 대했고 두 사람이 싸우는 것 같았다고 했다.그리고 또 고현이 아직 전호영에게 함락되지 않았다며 전호영이 하도 끈질기게 대시하여 방법 없이 야밤에 전호영과 담화를 한 것이기에 고현의 태도가 안 좋고 표정도 안 좋다고 했다.뉴스 내용을 보고 나서 고현이 안도의 숨을 쉬었다.파파라치는 고현과 전호영의 모습을 찍긴 했지만 감히 너무 가깝게 접근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대화 내용을 엿듣지 못해 추측으로 스캔들 뉴스를 써냈다.고현은 연예기자들이 왜 하필 자신과 전호영을 물고 늘어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남자 두 명이 연애하는 게 그렇게 큰 뉴스인가?모든 게 전호영 이 자식 탓이다. 전호영만 아니면 고현이 이런 스캔들에 휘말릴 리가 없었다.전에도 가끔 연예면 뉴스에 나오긴 했지만 내용은 대개 고현의 흠모자의 수가 얼마이고 그 흠모자들이 얼마나 광적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이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5화

    “우리 형 왔어요.”고빈은 전호영에게 귀띔해 주려 했으나 고개를 들어보니 전호영이 이미 배달 가방을 들고 고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고빈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눈썰미도 좋고 행동도 빨라.”어쩐지 감히 누나한테 대시한다 했고 누나도 잘 참고 견딘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은 고현이 전호영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두 사람이 좋은 결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녀의 쌍둥이 남동생은 누나 고현이 전호영의 대시를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했다.누나가 어떤 존재인데 전호영을 해결 못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누나도 분명히 전호영에게 호감이 있으니 전호영이 끊임없이 귀찮게 해도 귀찮은 척하면서 전호영의 대시를 부추기고 있는 게 틀림없다.이런 생각은 속으로만 해야지 입 밖에 꺼내면 누나한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고현은 전호영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더니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전호영은 고현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얼굴에 대리석을 붙이고 다니느라 힘들지 않아요?”고현이 바로 전호영을 째려보았다.“다른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을 장착하고 다니는데 고현 씨는 대리석을 장착했어요? 굳어서 딱딱해졌어요.”그러더니 이내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배고프죠? 방금 하루 호텔에서 가져온 조식이에요. 차에서 간단하게 먹어요. 아버님과 어머님이 함께 점심 먹으려고 기다리고 계세요.”전호영은 두 손으로 들었던 배달 가방을 한 손에 몰아들면서 한 손으로는 고현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고현이 피해버렸다.고현은 아무 말 없이 전호영을 무시한 채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큰 걸음으로 호텔 밖을 향해 걸어갔다.“형.”고빈이 형을 부르며 고현의 발걸음을 쫓아갔다.“형, 난 형이 배고플 거란 생각을 아예 못 했는데 전 대표님이 하루 호텔에서 조식을 가져왔어. 내가 증명하는데 조식은 하루 호텔에서 방금 가져온 거야.”고현은 그래도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호텔 밖으로 걸어 나갔고 경호원들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연예기자들이 부근에 잠복해 있다가 두 오누이가 나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6화

    그도 미래 처남을 꽤 좋아한다....관성.어젯밤, 하예진은 아들에게 오늘 아빠의 병문안을 하러 병원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우빈은 해가 중천에 떠서야 겨우 일어났고, 아침을 먹고 밖에 나갔을 때는 이미 찌는 듯이 더웠다.우빈은 작은 가방을 메고 엄마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우빈의 가방에는 간식들이 들어 있었고, 아빠에게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엄마, 우리 꽃을 사야 하나요?”우빈은 걸으면서 엄마에게 물었다.하예진은 멈추어 우빈이를 기다려 손을 잡고 걸으며 물었다. "우빈이는 아빠에게 꽃을 사 주고 싶니?"“네, 저도 돈을 가지고 왔어요. TV에서 병문안 갈 때 항상 꽃을 가져가는 걸 봤어요.”우빈은 이제 유치원에 처음보다는 덜 적극적이지만, 유치원에 다니면서 예전보다 더 철이 들고 어른스러워졌다.병문안 갈 때 꽃을 사 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얼마나 가지고 왔니?”하예진은 웃으며 물었다. “200원으로는 꽃을 살 수 없단다.”우빈은 대답했다. “꽃다발은 노란색 돈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요. 저 노란색 돈도 몇 장 가지고 왔으니까, 아빠에게 꽃다발을 사 드릴 수 있을 거예요.”이모의 껌딱지로서 늘 이모와 함께 꽃가게에서 꽃다발을 샀기 때문에, 우빈은 꽃다발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 있다.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아빠에게 꽃을 사 주고 싶으면 네 돈으로 사렴. 엄마는 과일을 살게.”“네.”우빈은 선뜻 대답했다.임대 아파트를 나서자 노동명이 보였다.노동명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고, 뒤에는 두 명의 경호원이 따라왔다.“노 아저씨.”노동명을 보자마자 우빈은 엄마의 손을 놓고 노동명에게 달려갔다.노동명은 웃으며 두 팔을 벌려 그를 기다렸다가, 우빈이 휠체어 앞에 도착하자 허리를 굽혀 그를 안아 올렸다. 먼저 우빈이의 얼굴에 몇 번 입을 맞추고 나서야 다리에 앉혔다.“노 아저씨, 왜 오셨어요? 저와 엄마랑 같이 아빠를 방문하러 가실 건가요?”노동명은 하예진이 오늘 우빈을 데리고 주형인을 보러 병원에 갈 것을 알았기 때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7화

    하예진이 다가왔다."노 대표." 노동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예진 씨, 오늘 저도 병원에 가야 할 일이 있어요. 예진 씨가 우빈이를 아버지께 데리러 가실 거라는 걸 알았으니, 함께 가도록 하죠."사실 그는 아직 외래 진료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었다. 그저 핑계를 대고 있을 뿐이다. 하예진과 우빈이를 병원에 따로 보내기 꺼렸던 것뿐이다. 주씨 가문의 사람들이 예진이를 세뇌하여 주형인과 다시 결혼하도록 유도할까 봐 걱정되었다. 주형인은 생사를 경험한 만큼,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을 알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족의 간섭을 받고 예진이와 재혼하려 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당시 주형인은 예진이가 살이 찌고 못생겼다며 싫어했고, 결국 주홍림에게 배신당하며 이혼했다. 그런 그가 무슨 염치로 예진이와 재혼을 원할까? 예진이도 주형인과 다시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노동명은 여전히 그녀를 걱정했다. 예진이가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진이와 결혼하지 않는 한, 노동명은 언제까지나 그녀를 걱정하며 그녀의 곁을 지키려고 했다."노 대표, 외래 진료일은 아직 아니지 않아?" 하예진이 말했다.노동명은 담담하게 거짓말을 했다. "어젯밤 발이 너무 아파서 의사에게 말했더니, 오늘 병원에 한 번 가야 한다고 했어요."하예진의 시선은 노동명의 다리를 향했다. "그럼 우빈이를 안고 있으면 어떻게 해? 우빈아, 내려와, 노 삼촌 다리가 아플 거야.""괜찮아요, 우빈이가 몇 킬로가 된다고 그래요."노동명은 손을 놓지 않고 우빈을 안고 경호원에게 차 안으로 자신을 올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우빈에게 말했다. "우빈아, 너도 노 삼촌 차에 타고 병원에 가자.""근데, 노 삼촌, 저는 아줌마 가게에서 아빠께 꽃 한 송이 사러 가야 해요."노동명은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노 삼촌이랑 같이 꽃 사러 가자. 네가 아빠에게 줄 거니까, 돈은 네가 내는 거지?"세 살밖에 안 된 어린아이지만, 우빈은 상당한 용돈을 가지고 있었다. 명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8화

    며칠간 요양한 후, 주형인의 정신 상태는 처음 깨어났을 때보다 아주 좋아졌지만, 여전히 침대에서 일어나 걷지는 못했다. 주형인의 몸에는 수많은 칼자국이 있었다. 서현주에게 그렇게나 많이 찔리고도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 의사는 주형인이 침대에서 일어나 걷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든 주형인은 이제 누가 좋은 사람인지, 누가 나쁜 사람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주형인은 서현주를 원망하지 않았다. 결국, 주형인은 자신이 서현주를 해쳤다고 생각했다. 서현주의 말에 따르면, 애초에 자신이 먼저 서현주를 유혹했다. 만약 주형인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서현주는 그냥 자기 비서로 성실히 일했을 것이고, 두 사람은 함께하지 않았을 것이며, 그렇게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주형인은 최고의 아내를 포기했다. 서현주와 결혼했지만, 서현주가 원하는 생활을 줄 수 없었고, 두 사람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매일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서현주가 미쳐 날뛰며 주형인을 찔러 죽이고 같이 지옥으로 가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할 만했다.주형인은 생명의 위기를 넘겼고,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부모에게 자신이 회복되면 서현주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해 서현주의 변호사가 서현주의 감형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모는 주형인을 꾸짖었지만, 주형인은 자신의 결정을 고집했다. 부모는 화가 나서 주형인을 내버려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어머니, 하예진이 오늘 우빈이를 데리고 형인이를 보러 온다고 하지 않았나요? 벌써 11시인데 왜 아직 안 오죠? 아니면 내일 다시 올까요?" 주서인은 시간을 확인하고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도 배고파요. 예진이가 오면 같이 나가서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주서인은 하예진의 새 가게도 보고 싶어 했다. 가게 위치를 알면 하예진의 가게가 개점할 때마다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주서인은 자기 돈을 쓰는 데 꽤 인색한 편이었다. 부모님이 집을 떠나 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089화

    주서인은 어머니와 함께 동생을 꾸짖었다. “형인아, 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해야 해. 더 이상 그렇게 악한 여자와 함께할 수 없어. 네가 사고를 당한 후 우리 두 집안이 어떻게 지냈는지 알아?”“너와 그 악랄한 여자만 생각할 수 없어. 우리도 생각해야 해. 너를 구하려다가 나도 그 여자에게 다쳐 병원에 며칠 동안 입원했어. 우리는 친남매니까, 나는 너에게 치료비를 요구하지도 않았어.”“하지만 네가 우리 말을 들어야 해. 빨리 그 여자와 이혼하고, 탄원서도 써주면 안 돼. 널 거의 죽일 뻔했는데 네가 무슨 용서야! 처음에 네가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해도, 그 여자가 마음이 없었으면 일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야.”“네가 그 여자에게 다가갔을 때, 그 여자는 왜 사직하지 않았을까? 왜 너와 거리를 두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너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은근히 유혹하고, 네가 준 선물도 다 받았잖아. 이건 네가 강제로 시킨 게 아니야.”“그 여자는 애초에 천박한 사람이었고 지금은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어. 너는 왜 그 여자를 용서하려고 하니? 부모님과 나를 왜 생각하지는 않는 거야? 부모님이 너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세는 걸 못 봤어?”“빨리 그 여자와 이혼하고, 그 여자를 감옥에 처넣어야 해야 해. 네가 죽지 않았으니 사형은 아니지만, 그 여자의 죄로는 무기징역도 가능해. 평생 감옥에 두어야 해. 빨리 이혼하고 네 아내와 아들을 다시 찾아가.”주서인은 동생 대신 하예진을 찾아가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침묵하던 김은희가 말했다.“예진이는 아마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반드시 이혼해. 서현주가 널 거의 죽일 뻔했으니 우리 가족은 절대 그 여자를 용서할 수 없어.”“형인아, 나와 네 엄마는 이제 나이가 많아 더 이상 이런 일을 겪을 수 없어.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 둘 다 충격으로 세상을 떠날 거야. 네가 아직 우리를 부모로 여긴다면, 그 여자와 이혼하고 탄원서를 써주지 말아야 해. 그 여자는 용서받을 가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9화

    “형, 너무 늦었어. 형도 힘들 텐데 그만 쉬어 나도 이만 돌아갈게.”전태윤과 얘기를 다 마친 전창빈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전태윤이 말을 건넸다.“너무 늦었는데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가. 묵을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전창빈이 말을 이었다.“안 멀어. 여기 방은 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잠자리를 바꾸면 잠도 잘 안 오고.”전창빈은 장소를 옮기면 새로운 거주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침대를 가리는 사람이 잠자리를 바꾸면 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곤 한다.전창빈의 개인 별장이 그리 멀지 않고 잠자리를 가리는 전창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태윤도 더는 전창빈을 만류하지 않았다. 다만 그에게 천천히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가 문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그럼 얼른 쉬어.”전태윤은 배웅하러 일어나지 않았다.전창빈이 멀리 떠난 뒤 전태윤은 물을 반 잔 더 마시고는 다시 몸의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술 냄새가 났다.그는 하예정에게 영향을 줄까 봐, 그녀가 깨어날까 봐 서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그는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입구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밀어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잠시 안을 바라만 보다가 몸을 돌려 서재로 들어갔다.하예정은 한밤중까지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했다.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면 한밤중에 일어나곤 한다.화장실에 다녀온 하예정은 잠에서 깼다.그녀는 그제야 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침대 앞으로 돌아와 앉아 침대 머리맡에서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 세 시가 넘었다.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단 말인가!‘돌아오지 않은 건가? 언제 돌아오는지 문자도 없고.’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전태윤이 전화를 받았다.“여보, 아직 안 왔어요? 많이 바빠요?”하예정은 관심 있게 물었다.그는 예전에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왔다.그러나 지금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사업에 관한 일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8화

    장소민이 먼저 집으로 오고 그 뒤로 전현림이 또 왔다.그리고 자기가 사고 쳤다고 생각한 전창빈이 또 따라왔다.전태윤은 묻지 않아도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다.전창빈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으셨어. 엄마는 내가 이미 사업을 하고 있고 잘 경영하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가족 사업을 돕고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요리를 좋아하면 집에서 하거나 호텔에서 해도 되는데 굳이 가정 요리사로 일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거든. 근데 아버지는 날 지지해 주셨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된다고 하셨지. 그러다가 두 분이 서로 말싸움하다가 엄마가 이기지 못해서 홧김에 방에 돌아가셔서 문을 닫으셨거든. 아빠가 몇 번이고 오랫동안 문을 두드렸는데도 들어가지 못해서 엄마가 화가 좀 풀리면 다시 들어가려고 했어. 근데 엄마는 아빠가 떠난 틈을 타서 조용히 집에서 나와 형 집으로 오셨지 뭐야. 나랑 아빠는 엄마가 여전히 방에 계시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도 엄마가 화가 풀리고 나서 아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야 엄마가 여기로 오신 것을 알게 됐어. 그래서 따라온 거고.”전창빈은 미안한 듯 계속해서 말했다.“부모님께서 항상 감정이 좋으셨는데 내 결정 때문에 불쾌하게 지내시니 내가 너무 불효자인 것 같아.”전창빈은 자신이 불효하다고 느꼈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로 지원하기로 한 결정을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부부싸움도 안 하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 나와 네 형수님도 많이 다투었거든. 부부간에도 소통이 필요한 법이지. 한쪽이 막무가내로 나오지 않는 한 잘 얘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풀릴 거야. 우리도 그런 억지를 부리고 소통할 수 없는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런 상황도 우리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고.”전창빈은 전태윤이 그에게 말한 부부간의 관계에 관한 얘기들을 잘 듣고 있었다.전씨 가문의 어르신들은 모두 금실이 좋으셨다. 전창빈은 어릴 때부터 이러한 말들을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이미 부부 관계에 대한 일들에 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7화

    잠시 후, 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께서 나에게 임무를 맡기셨는데 나도 이제 움직이려고. 호영 형처럼 반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아내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몰라.”전창빈은 그들이 동생으로 태어난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형들의 교훈을 잘 섭취하고 피할 수 있을 테니까.“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여인은 보통 성품이 좋은 사람이야. 너의 성격에 잘 맞게 골라주셨을 거야. 언제 출발하려고?”전태윤이 문득 물었다.“다음 주 월요일에 출발하려고. 이틀 동안 손에 있는 일을 먼저 정리하려고. 중요한 일들은 형에게 맡길게. 알아서 처리해 줘.”“그렇게 급해?”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전창빈은 약간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선우씨 가문은 A시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야. 그 가문에 들어가서 일하면 급여와 대우가 나쁘지 않을걸. 그리고 선우민아 씨가 입맛이 까다롭다고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가서 도전해 보고 싶어 하거든. 그곳에는 이런 말이 전해지고 있대. 가정 요리사가 선우씨 가문에서 석 달 동안 일하고 나오면 일자를 걱정할 필요 없고 반년 이상 버티고 나오면 큰 호텔들이 앞다투어 요구한다고 해. 몇 년 동안 일을 해도 해고되지 않는다면 아마 신으로 불릴지도 모르지.”전태윤은 실소했다!“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그분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대?”“선우민아 씨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아가씨들 입맛도 까다롭대. 전부 먹는 것에 매우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라 요리 실력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누군가는 일반적인 야채 볶음 하나에도 통과되지 못한다고 해.”전태윤이 피식 웃었다.“도전해 볼 만하군.”전태윤은 전창빈이 선우민아에게 관심이 있는 건 아니라고 추측했다.어쨌든 사진만 보았을 뿐 실물을 본 적도 없고 함께 지내본 적도 없다. 전창빈은 그렇게 쉽게 마음이 흔들릴 남자가 아니었다.하지만 선우씨 가문의 가정 요리사가 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마침 전창빈은 요리를 가장 좋아했다. 그는 아마 십여 년 동안 키워온 요리 실력으로 선우씨 가문의 요리사가 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6화

    묻지 않아도 전창빈이 조금 전에 여기에서 TV를 보며 차를 마시고 간식을 먹으며 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전창빈은 곧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왔다.그리고 전태윤의 앞에 따뜻한 물잔을 내려놓고 옆에 서서 전태윤의 분부를 기다리면서 언제든지 시중을 들어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전태윤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앉아.”“고마워.”전창빈은 얼른 자리에 앉았다.“이렇게 예의를 갖추면서도 사고 치지 않았다고? 말해봐,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부모님께서도 의견이 안 맞으시다니.”“형, 나 정말 사고를 치지 않았거든. 그냥 원림성의 A시에 가보고 싶어서 그래.”“가서 뭐 하려고? 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멀리 가려고 해? 집에서 설을 쇠지 않으려고? 할머니께서 아시면 네가 가장 먼저 얻어맞을걸.”설쯤에 전씨 할머니는 자손들이 모두 돌아와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것을 좋아하셨다.손자며느리가 몇 명 더 있으면 더 좋을 것이지만.이제 고현도 전호영을 따라 돌아올 것이다. 약혼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곧 약혼식도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현은 전호영을 위해 그녀의 여자 신분을 폭로해 그가 게이가 아니라는 오해를 풀어주었다.“나 가정 요리사에 지원하고 싶어. A시의 선우씨 가문에서 요리사를 채용하고 있는데 그 가문 아가씨의 입맛이 엄청 까다로워서 요구가 엄청 높대. 나도 도전해 보려고. 좋은 기회야.”전태윤은 눈살을 찌푸리다가 곧 물어보았다.“할머니께서 선우씨 가문의 딸을 정해주셨어?”원림성의 A시는 너무 멀다.아마 H시와 이웃 도시일 것이다.용정도 그곳 사람이었다.설마 전씨 할머니께서 그 진흙탕에 뛰어드실 계획인 건가...전태윤은 그의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의 사이가 가깝고 여운초의 눈도 예씨 가문의 정겨울이 치료해주고 있는 데다 또 성소현은 앞으로 예씨 가문의 다섯째 사모님으로 될 여자였다. 게다가 성소현은 하예정과 사촌 사이로 전씨 가문과 예씨 가문은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되었다.앞으로 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5화

    전태윤은 저녁 12시에야 집에 도착했다.그는 술도 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전창빈은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곧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전태윤의 차가 별장 입구에 도착하여 멈추었다.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전창빈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 전태윤의 차 문을 열어주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안 취했어.”전태윤이 나지막이 말했다.“형.”전창빈이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전태윤을 부축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전태윤은 거절했다.“창빈아, 어쩐 일이야?”친동생을 본 전태윤은 매우 놀랐다.“술 한 잔만 마셨어. 취하지 않았으니까 부축해주지 않아도 돼.”“형한테 할 말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전창빈은 여전히 전태윤을 부축해주었다. 전태윤의 술 냄새를 맡은 전창빈이 말을 건넸다.“독한 술을 마셔서 술 냄새가 많이 나네.”“이야기가 잘 풀려서 좀 마셨어.”전태윤은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옷 냄새를 맡아보며 전창빈에게 물었다.“술 냄새가 많이 나? 네 형수님이 술 냄새를 맡을 수 있겠지?”전태윤은 오늘 밤 서재에서 자야 할지도 모른다.하예정은 그가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때때로 그는 담배 한 대 피워도 껌을 씹어 담배 냄새를 제거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의 아내가 냄새를 맡을까 봐 걱정했다.특히 하예정은 지금 그들의 사랑의 결실을 배속에 품고 있었다.그런 하예정에게 담배 냄새를 맡게 하면 더욱 안 된다.집에는 담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그의 친구들도 그가 집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전창빈은 말을 잇기 모호했다.그가 하예정도 아닌데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 잘 몰랐다.전태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냄새가 나는데? 늦었는데 오늘 예정이를 방해하지 말고 서재에서 하룻밤 자야겠어.”전태윤은 문득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전창빈에게 물었다.“아까 우리 부모님 차를 본 것 같은데?”전태윤은 자신이 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4화

    우빈은 좀 더 놀고 싶었다.“예정아, 내가 우빈한테 이야기를 읽어줄게.”장소민은 하예정이 힘들어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하예정이 동의하기도 전에 장소민은 침대 머리맡에서 이야기책을 집어 들고 우빈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려고 했다.하예정은 시어머니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소민게 자리를 내주며 말했다.“우빈의 짐들을 확인하러 가볼게요.”녀석이 뭐 빠뜨린 거 없나 한 번 확인하려고 했다.장소민은 우빈에게 자기 전에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하예정은 우빈의 여행 가방에 있는 물건을 검사하러 갔다.우빈은 가장 두꺼운 잠옷 한 벌을 챙겼다. 그는 어른들의 대화 내용을 통해 강성이 매우 춥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눈도 와서 엄청 춥다고 들어서 녀석은 자신에게 가장 두꺼운 잠옷을 챙겨놓았다.그리고 이틀 동안 가장 두꺼운 외투를 모두 챙겨놓았다. 모자와 목도리, 장갑, 그리고 일상 생활용품도 챙겼다.이 외에도 그는 여행 가방에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 두 개와 몇 가지 평소 즐겨 먹던 간식을 넣었다.조카의 여행 가방을 들여다본 하예정은 옷장을 열어 두꺼운 윗옷 두 벌을 더 가져와 여행 가방에 챙겨 넣어 가방 안을 가득 채워 넣었다.“이모, 제가 잘 챙겨놓았죠?”우빈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하예정에게 물었다.하예정은 기뻐하며 칭찬했다.“우리 우빈이 잘 정리했네. 모두 잘 챙겨놓았어.”역시 그녀가 가르친 조카다웠다.장소민은 우빈을 살짝 눌러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우빈아, 자. 눈 감고 이제 자야지.”우빈은 혀를 내밀며 장소민에게 애교를 부렸다.“할머니, 저에게 좋은 꿈을 꾸라고 뽀뽀해 주세요.”“그래.”장소민은 사랑스럽게 그의 이마를 톡 쳤다. 그녀는 우빈이 그녀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둘째 아들 전창빈이 어렸을 때처럼 말이다.전태윤은 어릴 때부터 진지하고 딱딱해서 그녀에게 애교를 부린 적 없었다.전창빈이 어렸을 때 그녀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곤 했지만 애교부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전창빈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3화

    하예정과 우빈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로 전창빈은 장소민에게 다시 사과했다.장소민이 입을 열었다.“나 이제 화 풀렸어. 창빈아, 네 아빠와 형수님 말이 맞아. 다 큰 성인이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잖아. 엄마는 이제 어렸을 때처럼 이것저것 너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넌 태윤과 달리 전씨 가문의 무거운 짐을 질 필요 없기에 하고 싶은 대로 해. 훔치거나 빼앗거나 법을 어기는 일만 하지 않으면 돼.”돌아올 때 며느리만 데리고 오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장소민은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전창빈이 아내에게 구애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았기에 그녀도 모른 척했다.일이 성공적으로 풀리게 되면 전창빈도 장소민에게 알려줄 것이다.며느리가 누구든 아들 전창빈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받아들일 수 있었으니까.장소민은 하예정마저 받아들였다.미래의 둘째 며느리 집에서 개인 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을 정도라면 가정 형편이 나쁘지 않을 것인데 그녀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전창빈은 장소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부모님께 물었다.“오늘 여기서 며칠 묵으실 예정이세요?”“네 할머니도 집에 안 계시는데 내가 여기서 예정이를 돌보아야지. 네 아빠는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겠지.”그러자 전현림이 바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있는 곳에 내가 머물러야지.”“저는 당신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전현림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하루 이틀 아들 집에서 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 방에 내 옷이 있을 거야.”장소민은 문득 목이 메었다. 이 방에 그의 옷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창빈아, 먼저 집으로 돌아가. 외지로 가서 일하려면 관성에서의 업무는 확실하게 설명해 주어야 해. 태윤에게 말해서 사람을 시켜 네 업무를 맡도록 하게 해.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까.”전창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여기에서 형을 기다려서 말하면 돼요.”전창빈은 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2화

    “내 말이. 올때 날 버리고 왔잖아. 우린 부부인데 당연히 붙어 다니면서 다녀야지. 왜 나를 집에 두고 혼자 나온 거야? 내 생각을 해본 적 있어? 태윤이와 예정이가 보고 싶다면 나하고 말할 것이지. 그러면 내가 당신과 함께 여기로 왔을 텐데.”장소민의 허벅지에 앉아 있는 우빈을 힐끗 쳐다보던 전현림이 한마디 덧붙였다.“당신이 우빈을 보고 싶어 하는데 난들 안 보고 싶겠어?”우빈은 작은 얼굴을 쳐들고 장소민과 전현림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다시 전창빈과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왜 자신이 이 화제에 끌려들어 가게 되었는지조차 몰랐다.그는 단지 장소민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을 뿐이다.그러다가 전현림이 들어왔고 전현림은 우빈의 앞에서 장소민의 손을 잡고 많은 얘기를 나누다가 장소민이 얼굴을 붉히며 우빈을 혼자 남겨두고 두 사람이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리고 지금 계단을 내려온 지 2분 만에 하예정과 전창빈이 들어온 것이다.“저도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우빈은 큰 눈을 반짝이며 한마디 했다.사람들 전부 웃기 시작했다.우빈은 영문도 모른 채 따라서 웃기만 했다.하예정이 우빈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위층으로 올라가서 샤워해야지. 내일 유치원에 가야 해.”“이모, 10분만 좀 더 볼 수 있을까요?”우빈은 하예정이 위층으로 올라가 씻고 자라고 재촉하는 소식을 듣자마자 흥정하기 시작했다.하예정은 녀석에게 주의를 시키었다.“내일 금요일이야. 내일 오후에 네가 유치원에서 나오면 동명 아저씨가 널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강성으로 가는 거 잊었어? 엄마가 우빈이와 동명 아저씨를 고대 기다리고 계셔.”하예정도 함께 강성에 가고 싶어 했다.하지만 아무도 허락하지 않았다.하예진은 그녀에게 전태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돌아와서 혼내주겠다고 경고했다.전태윤이 그녀를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그녀가 기어코 강성으로 가려고 할까 봐 하예진은 미리 경고했다.강성은 지금 하씨 자매에게는 조금 위험한 곳이었다.하예진은 아무리 큰 위험에 처해도 물러서지 않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1화

    “태윤 씨에게 말해도 돼요?”전창빈은 고민 끝에 대답했다.“큰형은 상관없어요. 앞으로 제가 큰형의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해야 하니까요. 알려주지 않으면 제가 도움 청하기도 곤란해요.”하예정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업무적인 일은 태윤 씨가 도와줄 수 있지만, 감정적인 일은 태윤 씨를 찾아도 소용없어요. 앞으로 감정적인 문제는 저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태윤 씨보다 더 잘 아니까요.”전태윤은 여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성에 대한 지식을 전부 하예정에게 퍼부었기에 다른 여자들에게 신경 써줄 정력이 없다고 했다.여자마다 성격이 다르다.하여 여자에 관한 문제로 전태윤에게 묻는다면 헛수고일 것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은 복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예정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하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전태윤의 친동생으로서 전창빈은 자신 큰형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하예정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는 급히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하예정이 돕는 것은 전태윤이 돕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푹 빠져있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사살이다.예전에 관성 업계에서는 전태윤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소문이 바뀌었다.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리는 것이 전태윤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엄중하다고 전해지고 있다.전태윤과 적을지언정 절대로 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형수님, 제가 들어가서 엄마한테 사과드릴게요. 어쨌든 저 때문에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을 하게 된 거니까요.”“네.”하예정은 대답하며 전창빈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전현림은 진작에 아내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장소민도 너무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전현림이 밤늦게 서둘러 자기를 데리러 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약간 쑥스러워하며 자신이 소란을 피웠다고 느꼈다.전현림은 장소민에게 그녀가 진심으로 전창빈이 남의 가정에 가서 가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