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팔찌...... 우리 할머니 물건인데, 이거 네가 그냥 가져."백이겸은 거짓말을 했다."백이겸, 너 이 팔찌의 가치를 모르는 거 아냐? 너 이거 진아한테 확실히 준 거야? 후회하기 없기다?"조나비의 긴장했던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백이겸 때문에 깜짝 놀랐다, 저런 팔찌를 살 수 있는 재벌 2세였다는 사실 때문에 놀랐다가 할머니 물건이라는 말에 한시름 놓았다.조나비는 백이겸에게 오히려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백이겸을 재벌 2세로 보기엔 뭔가 찜찜했다.다행히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후회는 무슨, 진아야, 네가 가져!"백이겸은 말하면서 팔찌를 진아에게 넘겼다.이렇게 민망한 일들이 벌어진 이상 백이겸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려 했다, 그리고 줬던 물건을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다.그리고 진아는 그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백이겸을 바라볼 뿐이었다.이렇게 귀한 팔찌는 분명 그들 집안의 가장 귀중한 물건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자신에게 주다니?진아는 마음속에 뭔가 알 수 없는 작은 감동을 받았다.한편 이광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자신을 아주 볼품없게 만든 것 때문에 화가 났다!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창피를 당하니 견딜 수가 없었다.그래서 못된 얼굴로 백이겸을 노려본 뒤 분개하며 자리를 떴다.백이겸 역시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그는 이 일만 정리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분위기가 아주 어색했다.핑계를 대고 내려갔다."백이겸, 멈춰!"진아는 백이겸 준 팔찌를 들고 건물 아래로 쫓아간다.그리고 수줍어하며 백이겸을 한 번 쳐다보더니 팔찌를 백이겸의 손에 쥐여줬다. "무슨 뜻이야? 네 할머니가 물려준 팔찌를 나한테 왜 줘? 그리고 내 팔찌도 이만한 가치는 없어!""응? 나 아무 뜻도 없는데? 이건 내가 너한테 배상하는 거라고 생각해!"그렇다고 애초에 사주려고 했던 940만 원짜리 팔찌를 다시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입 열기도 민망했다."너희 집안의 가장 귀중한 물건이고, 또 너희 할머니
진아가 또 종종걸음으로 쫓아왔다. "너 근데 결혼할 때 나한테 어떻게 연락하려고? 내 연락처 안 필요해?""아... 그래, 그럼 우리 친구 추가하자, 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너한테 말할게!"백이겸은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자신도 알지 못했다.거절하고 갈 수도 없었다, 그렇게 가기엔 자신의 마음이 허락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냥 진아의 연락처를 추가했다.물론 백이겸이 진아 같은 여신급 미모의 여자가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다.그리고 앞으로 따로 연락할 기회도 없을 것이다.그래서 다른 생각은 품지 않았다.진아는 결국 백이겸의 팔찌를 들고 다시 올라갔다, 다른 여자들도 백이겸의 말을 듣는 눈치였다."진아야, 진아야, 돌려주는데도 안 받았어?"진아가 올라오자 몇몇이 웃으며 물었다."하하하, 역시나, 내 추측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 백이겸 저 녀석이 너 좋아한다니까, 자기 집에서 가장 귀한 걸 너한테 줬잖아!"조나비는 자신에 찬 얼굴로 말했다."그래, 너희들 모두 방금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난 봤어, 백이겸이 진아를 바라보는 그 눈빛, 분명 팔찌를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눈빛이었어!""그런 팔찌는 미래 며느리한테 남겨주는 것일 텐데, 하하, 백이겸 이 녀석 잔머리 굴리는 게 틀림없어!"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했다."그래, 다들 그만 장난쳐, 백이겸이 그런 의도를 가졌을 리가 없잖아, 다들 그만 놀려!"진아는 쓴웃음을 지었다."아이고, 진아가 지금 백이겸을 보호해 주네! 설마 진아야, 너......"조나비가 놀란 척 눈을 휘둥그레 떴다."헛소리하지 마, 안 그럼 내가 떡 사서 너희들 입 전부 막아버린다!"여학생 몇 명이 재잘거리며 웃기 시작했다.백이겸도 도서관에 가지 않았다, 이미 학생들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그래서 다시 기숙사로 공부를 하러 갔다.그러다 양휘성과 함께 나가서 밥을 먹으려고 하던 무렵,진아가 뜻밖에 문자를 보내왔다."백이겸, 너 구내식당에서 밥 먹어?"진아가 물었다."난
"도서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기숙사에서 하려고!"백이겸이 한마디 했다."아, 그럼 다음부터 우리 둘 일찍 오자, 누가 먼저 오면 먼저 온 사람이 자리를 맡아두는 게 어때?""응, 나 아직 할 일 있어서, 나중에 다시 얘기해!"백이겸은 문자를 맞히고 휴대폰을 옆에 던져버렸다. 진아를 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소나현과 사이가 좋아진 뒤부터 백이겸은 줄곧 다른 여성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리고 진아는 다음 학기부터 자주 마주칠 사이도 아니었다.진아는 아마도 실습하러 갈 것이다.다시는 안 볼 사이다.백이겸은 자신이 진아의 무리에 녹아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다른 생각은 없다.그렇게 이틀이 더 지났다.이틀 동안 진아는 거의 매일 오전 백이겸을 찾아가 그에게 도서관의 자리를 맡아뒀다고 그를 기다렸다.백이겸도 갖은 핑계를 대며 가지 않았다.진아는 백이겸에게 밥이라도 사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백이겸이 조나비를 불편해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단둘이 만나자고 했다.백이겸은 여전히 갖은 이유로 핑계를 댔다.연달아 3일이 지나자 진아는 더는 백이겸을 찾지 않았다.마치 사라진 것 같았다.백이겸 역시 별생각 없이 매일 공부하고 복습하는 것 외에 소나현과 얘기를 나눌 뿐이다.모든 것이 정상적이다.오후, 백이겸은 이정국을 만나고 학교를 가던 길에 학교 근처 밀크티 가게에서 양휘성과 마주쳤다."백이겸?"이때 어떤 여자가 그를 불렀다.뒤돌아보니 바로 조나비였다, 그녀도 밀크티를 사러 온 듯싶었다, 그녀는 매우 의외라는 표정과 함께 얼굴이 굳어졌다.그녀는 예전에 백이겸만 보면 항상 몇 마디 하면서 그를 조롱했다.지금 백이겸을 본 그녀는 매우 질색한 모습이었다.백이겸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분 꺼도 제가 같이 계산할게요!""네!"밀크티 가게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누가 너더러 대신 계산해달라고 했어? 신경 쓰지 마!"조나비는 백이겸을 경멸하며 째려보았다."저... 나비야, 내가 뭘?"백
"뭐가 겁나서 피하는 거야? 남자처럼 대범하게 굴면 안 돼? 게다가 진아가 너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데, 우리도 왜 걔가 널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네가 진아한테 상처를 줬다고!"조나비는 입이 터진 듯 참아뒀던 말을 내뱉었다.이 말을 들은 백이겸은 곧 미안해졌다.실제로 진아가 자주 자신을 초대했지만 자신이 모두 거절했다.백이겸은 단지 진아의 예의 바른 말인 줄 알았다, 미처 그녀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백이겸은 미안해졌다."전에 진아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뭐라고 했는데?""네가 사람됨이 매우 성실하고, 매우 착하고, 게다가 약간 멍청하고 귀엽다고 하더라, 네가 매우 궁금하다고, 유일하게 마음이 가는 남사친이라고, 그런데....... 나 흥, 진아한테 일이 생겼는데 넌 묻지도 않고 오히려 밀크티나 사주려고 해? 진아가 멍청했네!"조나비는 욕을 하고 나서야 마음이 좀 편해졌다.백이겸은 진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아니, 진아한테 일이 생긴 게 아니라, 내가 방금 전 흥분해서 헛소리가 나왔어, 실은 진아 엄마가 편찮으셔 치료하기 힘든 병이라고 하던데, 그저께 오후, 진아가 너한테 구내식당에 가서 밥 먹자고 했잖아, 그날 걔가 특별히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을 갖고 널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에서 연락이 온 거야, 엄마가 쓰러지셨다고, 그래서 진아가 본가로 갔어!""그리고 너, 진아를 진짜 친구로 여기지도 않으면서 왜 그렇게 귀중한 팔찌를 선물한 거야?"조나비는 경멸하는 듯 백이겸을 쳐다보았다.때마침 그녀의 밀크티가 완성되었고 그녀는 그것을 들고 가버렸다.그런데 백이겸은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마음속에서 말 못 할 짜증이 밀려왔다.이것은 더 이상 사랑과 연관되지 않는 일이다.진아가 자신을 진짜 친구로 여기고 있었다.그리고 자신은 진아라는 친구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고, 지금 그녀의 집에 이렇게 큰 일이 생겼고, 또 사고가 난 날은 자신과 밥을 먹기로 한 날이었다.그리고 그 사흘 동안
"도련님, 캠프에 이미 도착했습니다."천호, 지후는 현재 백이겸의 밀착 경호원으로 24시간 내내 백이겸을 경호했다, 하지만 지금은 백이겸 지시에 따라 비상 캠프로 향했다."기지의 의료팀들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까?" 백이겸이 물었다.“네,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내외 유명한 의료진들이 충분하게 있습니다! 내리실 분부가 있습니까?""R 병원에 환자의 딸이 진아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을 좀 도와주세요, 가능하다면 우리의 의료팀을 그쪽으로 보내주세요!" "알겠어요 도련님!"전화를 끊은 백이겸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백이겸은 진아가 자신에게 고마워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게다가 백이겸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도 불편했다.그래서 그냥 돌아서서 기숙사로 공부하러 갔다.한편, R 병원 VIP 병동."원장님, 제 부인을 구해주십시오, 돈이 얼마가 들어도 다 좋으니 제발 구해주세요!"한 중년이 병원 원장에게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애원하고 있었다.그리고 중년 옆에 여인 한 명이 서 있었다.눈물이 핑 돌았다.바로 진아다. 중년 남성은 당연히 진아의 아버지인 진항남이다."이미 전국의 명의들에게 연락을 해 검진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사모님의 병증은 아주 희귀한 것으로 아직 정확하게 확진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원장은 부끄러운 기색이었다.진항남은 힘없이 몇 걸음 물러났고 진아는 얼른 그를 부축해 의자에 앉혔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아빠, 연경에게 연락을 해 볼까요, 그쪽에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진아도 아버지가 이러는 걸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그래서 물었다.그러나 진항남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와 이미 관계를 끊은 사이다, 가족 중 절반 이상이 우리와 연락을 하지 않는 사이인데 어떻게 부탁을 할 수 있겠어! 어쩌면, 너희 엄마가 이렇게 아픈 것도 전부 나와 함께 해서 일수도, 나 때문에 갖은 고충을 겪어서!"진항남은 자
그리고 이광우의 아빠는 광우의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승낙을 했다.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노릇이다.그래서 외국의 의학계 친구들, 그리고 국내에서 아는 중의사와 같은 사람들에게 전부 연락하기 시작했다.이광우는 기뻤다."아저씨, 저희 아빠가 다 알아서 하신다네요, 내일쯤이면 해결이 될 것 같다고 전하라고 하셨어요."이광우가 말했다."그래 광우야, 돈이 얼마가 들든 우리가 감당할 거다, 너에게 큰 신세를 졌구나, 진아야, 얼른 광우에게 고맙다고 해!" 진항남이 서둘러 말했다."이광우, 고마워!"진아가 가볍게 말했다.이광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한편,"여보세요, 혹시 S 병원의 도남 선생님 계시나요? 내일 시간 되시나 해서요, 아, 안된다고요, 네, 알겠습니다!"이안남은 문전 박대를 당해서 매우 언짢았다.그러나 자신은 분명 아들에게 호언장담을 했다, 그래서 일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분명 자신의 체면도 깎일 것이라 생각했다.그래서 다른 전문가 몇 명에게 연달아 연락을 했다.스케줄이 된다고 해도 다들 이틀 안에 도착해달라는 부탁을 거절했다.이안남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도 아닌데 급히 떠날 수 없었던 모양이다.일주일은 준비해야 한다고 다들 입을 모아 말했다.그는 국외는 더 이상 힘들 것 같아 국내 전문의들에게 연락을 했다.하지만 그들 역시 이틀 안은 힘들다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아무리 빨라도 3일은 걸릴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이안남은 어쩔 수 없이 3일 걸린다는 말을 아들에게 하려고 했다.그러나 이광우는 통화 중이었다.일이 해결된 것 같은 이안남은 한시름 덜었다.곧 다음날 오전이었다.회진이 끝났고 원장 및 여러 전문가들을 포함하여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진항남 역시 초조하긴 마찬가지였다.그런데 이때 두 명의 의사가 황급히 흥분한 얼굴이 달려왔다."원장님, 좋은 소식입니다!" "좋은 소식입니다!"의사는 흥분하여 소리쳤다.원장은 미간을 크게 찌푸리고 의사 두 명을 째려보았다.
새로 온 의료진은 간단히 상황을 파악하고 병실로 들어갔다.병원의 원장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새로 온 의사들은 예외 없이 모두 그의 선배님 같은 사람들이었다.무려 세 시간 반이 지나서야 그들이 다시 밖으로 나왔다.그리고 병원 측 의료진에게 알렸다, 근원은 이미 치료된 상태이니 앞으로 요양 위주로 하면 될 거라고."잠시만 시간을 내주세요, 기자회견에 잠깐만 참여해 주시면 안 될까요?"원장은 급히 그들을 잡았다.하지만 그들은 거절하고 병원을 나섰다."진짜입니다! 진짜입니다! 병원장님, 환자의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상태를 살펴본 의사가 흥분해서 외쳤다.진항남과 진아는 감격에 겨웠다."이광우, 진짜 고맙다! 나중에 너희 아버지가 오시면 내가 고마움을 꼭 전할 것이다!"진항남이 말했다."큼, 아니에요, 아저씨!"이광우는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줄곧 의아해했다.저렇게 대단한 사람들을 정말 자신의 아버지가 부른 것인지 믿기지 않았다.이광우도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스레 화장실에 가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빠, 저 사람들 정말 아빠가 부른 사람이에요?""응? 어떤 사람들?""이덴 선생님과 조청 선생님이요!""내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분들을 알겠니! 내가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국내의 평범한 의사들뿐이다, 너무 큰 기대하지 마!"이광우는 실망한 표정이었다.진짜 자기 아빠의 부탁으로 온 사람인 줄 알고 잘난 척을 하려던 참이었다.하지만 아빠의 부탁으로 온 사람들이 아니라면 누가 그들을 여기까지 부른 것이지?병원과 진항남이 부른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그렇다고 진아의 룸메가 부를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었다.누구지?이광우는 의심에 가득 찬 채 걸어 나왔다."광우야, 광우야, 한참 찾았잖아, 아저씨가 진아한테 나가서 밥 좀 먹으라고 그러더라!"조나비가 즐거워하며 말했다.진아도 걱정거리가 줄었다, 그래서 그녀의 친구들도 덩달아 좋아했다."그러자! 내가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니고, 고작
진아는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솔직히 백이겸이 먼저 자신을 도와주었고, 또 자신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주어서 진아는 정말 감동했다.그래서 백이겸에게 극도의 호감을 가졌다.그래서 백이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그와 공부를 함께 하고 싶었다.멍청한 백이겸이 좋았다.하지만 진아는 백이겸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게다가 자신이 가장 힘들어할 때조차 백이겸은 자신에게 위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그와 친구가 되고 싶었고 심지어는 호감까지 가졌다.하지만 백이겸은 자신을 끊임없이 밀어냈고 진아는 거기에 상처를 받았다."흥, 걔가 뭐라고!"이광우가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모두들 백이겸에 대한 토론을 계속하지 않았다.진아만 마음이 좀 찜찜했다. 자신이 뭐가 부족해서 백이겸이 자신에게 관심도 주지 않는지 궁금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자신을 거절한 적 없었다, 그런데 백이겸은 자신을 거절했고 거기에 진아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한편 백이겸.진아 어머니의 병이 완쾌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 돌렸다.그래서 평소 같은 하루를 보내려 했다.바로 그날 저녁, 백이겸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했다.막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어떤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백이겸은 뚫어져라 상대를 바라봤다.몸매를 드러낸 검은 옷을 입은 늘씬한 진아였다.그리고 진아가 고개를 들었고 백이겸과 눈이 마주쳤다."진아야, 공부하러 온 거야?"백이겸은 다소 어색한 듯 물었다."아니, 책 반납하러 왔어!" 진아가 건성으로 말했다.백이겸은 전에 진아에게 쌀쌀맞게 대한 것이 떠올라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밥 먹었어? 안 먹었으면 나랑 밥 먹을래? 오늘 너희 어머니 얘기를 전해 들었거든! 지금 좀 어떠셔?""아, 응, 엄마 지금 쾌차했어, 밥은 사양할게, 친구랑 약속이 있거든!"진아는 정중하게 거절했고 백이겸도 고개를 끄덕였다.백이겸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참, 네가 준 팔찌, 내가 보관하기로 했었잖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너무 비싼 물건이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