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현은 턱을 괸 채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까부터 계속 한 페이지를 보고 있었다.바로 이때 한 학생의 흥분한 목소리에 소나현은 정신을 차렸다."나현아, 가보자!""싫어, 재미없어!"소나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하하, 이런 구경거리도 보러 가지 않는 거야? 문학학과의 병신이 여신에게 고백하러 왔대!""뭐?"소나현은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문학학과라면 백이겸이 있는 학과잖아.그리고 병신이라......솔직히 소나현은 백이겸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백이겸이 참 병신 같다고 생각했다.헤헤, 하지만 그녀는 또 백이겸의 그런 바보 같은 모습이 가장 좋았다.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그리하여 소나현은 친구의 말을 듣고 바로 백이겸이 떠올랐다.설마 백이겸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건가? 나를 찾아 왔나?소나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복도에 가보니 과연 꽃다발을 들고 있는 백이겸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정말 백이겸이였어!소나현은 기쁜 표정을 티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다."아이참, 저 병신이 우리 학과의 조가현에게 고백한대. 도도한 조가현이 받아줄까?""받아주지 않을걸. 조가현은 평소에 도도해 보여도 사실 엄청 돈을 밝히는 사람이야!""뭐라고 했어? 조가현에게 고백하는 것이라고?"친구들의 말을 들은 소나현은 단번에 미소가 굳어졌다.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코도 시큰거렸다."아, 나현아, 너도 왔어? 저 병신은 조가현에게 고백하러 온 거야. 조가현이 저 병신 앞에 있잖아."소나현은 아까 백이겸만 보고 있었다.주변을 둘러 보니 과연 백이겸 곁에 조가현도 서있었다.소나현은 침을 꿀꺽 삼켰고 순간 표정이 창백해졌다.허허, 백이겸이 나에게 고백하러 온 건 줄 알았는데 조가현을 찾으러 온 것이었어.난 왜 이렇게 바보 같지?난 백이겸이 바보 같은 사람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떠나지
"그래, 백이겸. 받아줄게!"조가현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낮게 말했다."대박! 조가현이 병신의 고백을 받아줬어!""뭐라고? 뭐라고?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세상에, 우리 학과에 얼마나 많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조가현에게 고백했는데. 지금 저 병신의 여자친구가 된 거야?""설마 여신들은 병신을 좋아하는 건가?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병신인 척 할 걸, 악! 백이겸은 조가현의 첫사랑일걸?"남자들은 가슴을 쳤고 여자들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으며 조가현이 미쳤다고 생각했다.백이겸은 확실히 좀 준수하게 생겼지만 조가현처럼 눈이 높은 여자가 어떻게 백이겸을 받아준 걸까?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해도 사실은 조가현이 백이겸의 고백을 받아준 것이었다.그리고 그녀는 백이겸이 들고 있던 꽃을 가져가더니 좀 쑥스러운 얼굴로 자신의 교실에 들어갔다."오늘 밤 한 턱 쏴, 꼭이야!"서태연 일행은 매우 기뻐하면서 퐁퐁 뛰었다.하지만 임윤하만 잔뜩 골이 났으며 화난 눈빛으로 백이겸을 흘겨보더니 자리를 떴다.백이겸, 무슨 뜻이야? 하동하와 연애하던 날부터 너도 내 마음을 눈치챘잖아?지금 내 앞에서 다른 여자에게 고백하다니.임윤하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휴!유독 백이겸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내가 뭘 하러 왔지? 소나현을 만나러 왔잖아.젠장! 내가 왜 갑자기 조가현의 남자친구가 된 거야?뭐지, 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조가현의 남자친구가 된 거야?사실 백이겸은 아까 해명하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자 그는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몰라 했다.그가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간 것이다.이 상황에서 그가 조가현에게 고백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조가현은 큰 창피를 당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서태연은 옆에서 계속 부추기고 있었다.이에 백이겸은 차마 해명할 수가 없었다."안돼, 이 일은 조가현에게 잘 설명해야 돼. 그리고 이 상황을 소나현이 본다면 정말 오해하게 될 거야!"
그는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그는 주위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비웃고 어떻게 방송연예학과에서 나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내가 아까 왜 조가현의 기분을 그렇게 신경 썼을까?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신경 썼을까?그냥 솔직히 말하면 되잖아?만약 솔직하게 말했다면 이렇게 많은 일이 없었을 텐데!백이겸은 마음이 조급해져 머리를 긁적였다.바로 이때 조가현이 백이겸에게 문자를 보냈다."백이겸, 태연이가 저녁에 함께 밥을 먹자고 해. 어떻게 할 생각이야?"백이겸은 탄식했다. 그는 그녀에게 고백할 생각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으며 이 모든 것이 오해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아까 조가현은 아주 눈빛이 뜨거웠고 서태연도 매우 열정적이었다.그리하여 백이겸은 차마 입을 열지 못했던 것이다.아마 천칭자리라서 이렇게 우유부단한가 봐!"너희들끼리 가. 난 일이 있어서 가지 않을래. 돈은 내가 보내줄게!"백이겸은 짧게 문자를 보낸 후 며칠 뒤에 조가현한테 이 일을 해명하려고 했다.그의 문자에 조가현도 어느 정도 눈치챌 것이다."너 무슨 뜻이야? 우리끼리 가라고? 백이겸, 내가 너무 쉽게 받아줘서 날 쉽게 생각하는 거야?"조가현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백이겸은 곧 휴대폰을 끄고 아무 생각 없이 캠퍼스를 걸어 다녔다."웅웅웅!"바로 이때 거센 엔진소리가 들려왔으며 번쩍번쩍한 페라리 스포츠카 5대가 캠퍼스에 들어왔다. 순간 캠퍼스는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스포츠카 한대가 백이겸 곁을 지나쳤고 백이겸이 멍을 때렸기 때문에 하마터면 부딪힐 뻔했다.백이겸은 뒤로 몇 걸음 휘청거리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다."와! 엄청 비싼 스포츠카다. 페라리잖아!""세상에, 어느 집 도련님이지? 빌어먹을 저런 차에 앉을 수 있으면 산발이 되어도 좋아!""어느 부잣집 도련님이 분명해. 누구를 데리러 온 거지?"스포츠카 5대가 캠퍼스에 들어오자 학교에 있던 여학생들은 모두 몰려들었으며 보러 온 남자들도 많았다.어쨌든 캠퍼스 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부러운 눈빛으로 구시렁거리고
그 남자가 밖에 나오자 주위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금치 못했다!"정말 멋져, 완전 멋있잖아!"어떤 여학생들은 환호하면서 깡충깡충 뛰었다.그 남자는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아주 쿨해 보였으며 아우라도 강했다.주위 숭배의 눈빛을 본 그는 살짝 입 꼬리를 올렸다."다들 안녕. 원래 오늘 학교에서 거행하는 신입 대회에서 자기소개를 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먼저 자기소개를 할게. 난 원래 남양에 있는 남양 대학교에 다녔고 우리 아버지가 오늘부터 명동 그룹의 대표 직책을 맡기 때문에 아버지와 함께 명동 대학에 온 거야!""난 비록 돈이 많지만 다들 생각하고 있는 그런 못된 재벌 2세가 아니야. 하하. 장차 명동 상업 거리에 놀러 가면 내 이름을 대면 돼! 내 이름은 조산이야!"조산은 이렇게 말한 후 선글라스를 벗어 바닥에 던졌다."세상에, 어쩜 저렇게 멋있을 수가? 저 사람이 바로 조 도련님이야? 오늘부터 명동 상업 거리를 조 씨 집안이 관리하다니, 세상에!""조 도련님, 사랑해요! 당신의 아내가 되고 싶어요!""조 도련님, 전 당신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요!"뻔뻔한 여학생들은 이렇게 외쳤다.조산과 그의 친구들은 모두 씁쓸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휴, 너무 익숙한 상황이야. 어디에 가도 항상 여자들의 사랑을 받으니 너무 피곤해."자, 우리 경영관리학과 교실에 가보자!"조산은 다시 차에 앉았다. 가장 앞에 있는 차를 몰던 소걸은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일어나는 백이겸에게 중지를 치켜 세웠다."야, 다음에 또 그러면 정말 죽여버릴 거야!"그들은 이렇게 말한 후 여학생들의 고함 속에서 바람과 같이 사라졌다.조자흥의 아들이었구나.왜 저렇게 제멋대로지!하마터면 차에 치일 뻔한 백이겸은 속으로 좀 화가 났다.하지만 정말 조산을 처리한다면 그의 신분도 들통날 것이다.그건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었다.그리고 조산은 조자흥의 아들이니 체면을 좀 봐줘야 했다!이에 백이겸은 엉덩이를 툭툭 턴 후 떠나려고 했다. 오늘 정말
반나절 동안 짜증이 났었으니 오늘 운몽산에 가서 콧바람 좀 쐬어야지!이정국에게 전화를 건 백이겸은 차를 몰고 소장미를 데리러 갔다. 그들 일행은 명동시 근교에 있는 운몽산 마을로 향했다.이정국이 사전에 통지를 했기 때문에 마을 촌장을 비롯한 사람들이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솔직히 운몽산은 도시와 멀고 교통이 편리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발전하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어느 부자가 산을 개발하겠다고 투자를 하려는 것이다.이에 현지 고위층들은 상당히 중시했다.백이겸도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한 곳을 개발하고 계약을 체결하려는 것인지라 조금 긴장되었다.백이겸은 이정국이 정리한 자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몽산 발 아래에 서서 느끼고 싶었다. 운몽산은 숲이 울창하고 공기도 매우 맑았다.산 아래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시냇물로 이루어진 호수가 있었다.풍경은 매우 아름다웠고 사람의 가슴을 후련하게 만들었다.그리하여 백이겸은 이 운몽산을 꼭 개발할 것이라 다짐했다.그는 계약에 근거하여 이정국과 의논하고 있었다.산 전체를 모두 사서 개발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그들은 1000억원을 들여서야 이 산을 모두 샀다!누나가 준 400억원 외에 백이겸은 자신의 돈 600억원도 썼다.하지만 산 전체를 산 것이니 값어치가 있었다.백이겸은 사인을 한 후 주위 지역의 고위층들과 진행하는 좌담회에는 이정국을 보냈다.백이겸은 소장미를 데리고 나와 산 아래를 둘러보려고 했다.소장미는 당연히 이곳이 매우 익숙했다.그녀는 백이겸을 데리고 운몽산에서 비교적 유명한 정산호라는 곳에 왔다.그는 호수를 둘러보았다.맑은 호수를 보면서 백이겸은 기분이 좀 좋아졌다.그가 호숫가에 앉으려고 할 때 뒤에 북적북적한 소리가 들려왔다."와, 정호야, 너희 고향이 이렇게 예뻤어? 오늘 저녁에 우리 이곳에서 캠핑하는 게 어때?""그러면 엄청 좋을 것 같은데? 이곳은 완전히 무릉도원이잖아. 정호야, 내가 명동시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면 너에게 시집왔을 거야. 하하하!"젊은 남녀
“백이겸?”진혜지와 이미현이 다가와 백이겸과 그의 곁에 있는 소장미를 확인했다.오늘, 진혜지와 이미현은 곧 졸업을 하고 사회에 한 걸음 나서는 자신들을 위해 신나게 놀고자 아침 일찍 약속을 했다.얼마 전, 정호가 자신의 고향이 아름답다고 자랑을 하며 놀러 오라고 했다.이제야 시간이 난 그녀가 자신의 친구들을 데리고 함께 왔다.이곳에서 백이겸을 만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혜지야, 너 아는 사람이야?”그녀의 곁에 있는 친구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백이겸이 지금 옷을 입고 있는 꼴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곁에는 더 값이 떨어져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그녀의 친구들이 웅성거리며 말했다.“하하, 그럼 당연히 알지. 내가 어제 내 고등학교 친구 이야기를 했잖아. 바로 이 사람이야!”진혜지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지난번, 모임에서 백이겸이 주현과 아는 사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모두가 백이겸이 곧 재벌이 되겠다고 생각할 때,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었다. 한 친구가 주현에게 백이겸과 어떤 사이냐고 물었을 때,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주현 도련님이 가끔 당치도 않는 놀음을 즐길 때가 많다고 했다. 지난번 호텔에서도 흥이 올라 백이겸을 기억했을 것이다.진짜 백이겸을 잊어버릴 줄 몰랐다.진혜지는 마음이 너무 시원했다. 백이겸을 발로 짓눌러 버리면 더욱 개운할 것 같았다.“백이겸 너의 여자친구야?”곁에있는 이미현이 물었다.백이겸이 고개를 저었다.어떤 사람에게 어떤 여자친구가 어울린다고, 거지는 거지 같은 여자친구를 찾아야 돼. 두 사람이 옷을 입은 것만 보아도 이미 충분히 싸 보였다.이미현은 자신과 백이겸이 썸을 탄 것만 생각하면 웃음이 났다.“아니, 내 친구야”백이겸이 말했다.“그니까, 소장미가 아무리 불쌍해도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백이겸을 만나지 않겠지!”정호가 쐐기를 박았다. 그는 소장미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소장미의 부모님들은 모두 운몽 마을에 있기 때문이다.“정호야, 너 소장미와 아는
그의 터무니없는 말에 소장미가 걸려들었다.소장미가 자리에 멈춰 서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백이겸 네가 먼저 돌아가. 내가 남아서 고기를 굽어줘야겠어!”백이겸은 소장미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숨겨달라고 부탁했다.소장미는 백이겸이 절대 이런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이 사람들은 백이겸의 시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그래서 그녀 혼자 남기로 했다.백이겸은 소장미가 가지 않겠다고 하자 혼자 가고 싶지 않았다.휴, 고기를 구우면 되지. 소장미와 함께 있고 싶어!함께 남기로 결정한 후, 이정국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먼저 돌아가도 좋다고 했다.자신들의 시중을 들 사람도 찾았다. 정호는 전화를 걸어 고기를 가져오라고 했다. 고기를 구울 재료와 술도 많이 가져오라고 주문을 했다.야외 캠핑이 시작되었다.백이겸과 소장미는 꼬챙이에 고기를 몇 시간이나 꼽았다.“자! 너희들 양 꼬치 50개, 직접 구워서 먹어!”진혜지가 백이겸에게 양 꼬치를 건네고 다시 불멍 앞에 모여 수다를 떨었다.백이겸과 함께 수다를 떨고 싶었다. 하지만 무리에서 전해져오느 소리에 깜짝 놀랐다.“미현아 동균이와 헤어질 거야? 진짜?”“맞아. 우리 두 사람 요즘 매일 같이 싸워. 아마 맞지 않나 봐. 오늘 저녁 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어! 그리고.. 동균 요즘 다른 여자와 만나고 있어!”이미현이 울먹이며 말했다.“진짜 이 쓰레기 새끼가. 그렇게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땐 언제고 뒤에서 뒤통수를 쳐? 잘 헤어졌어!”한 여자가 말했다.“맞아. 헤어져. 동균이 진짜 바람을 피웠다면 헤어지는 게 맞아. 세상에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동균보다 돈이 많고 잘생긴 남자도 많아!”진혜지가 말했다.이미현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고개를 끄덕거렸다.지난번 모임에서 동균이 주현의 앞에서 비굴하게 무릎을 꿇던 그 이후로 그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하지만, 그녀는 남자는 너무 가난하지 않고 자신에게 잘해준다면 된다고 생각했다.자신이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혜지가 질투를 했다.기분이 너무 좋지 않자 백이겸이 걸어오는 모습만 봐도 짜증니 났다.평소에 기본 매너를 지켰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것 따위 없었다.많은 사람들 앞에서 욕을 내뱉었다. 친구들이 다가와 달래주어야 화를 식혔다.백이겸은 지금 당장 손을 들어 진혜지의 뺨을 내리치고 싶었다.비아냥 거림도 참았지만 자신을 너무 사람 취급하지도 않는 그녀에게 화가 났다.“혜지야 그만해. 왜 이러는 거야. 먹으라고 하면 되지. 너 조심해. 넌 선생님이 될 사람이야. 입 조심해야지!”정호가 웃으며 말했다.정호가 자신을 달래자 그제야 화가 풀린 그녀였다.“흥, 진짜 보기만 해도 싫어. 역시 정호밖에 없어. 예전에는 가난했지만 지금은 졸부가 되었잖아. 설마 이 옛 친구를 잊어버리는 거 아니겠지?”진혜지가 정호에게 몸을 기대며 말했다.“아니야. 너는 내 영원한 친구야!”정호가 웃으며 말했다.곁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이미현은 마음이 불편했다.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오늘 밤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진혜지와 이미현이 정호를 사이에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것 같았다.맞아, 곧 졸부가 되는 정호에게 잘 보이면 앞으로 돈 걱정 없이 살 것 같았다.두 여자가 정호를 사이에 두고 싸우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백이겸, 여기에 와서 해. 나 다 구웠어!”소장미가 주먹을 꽉 쥔 백이겸을 자신이 있는 쪽으로 끌고 왔다.소장미가 제때에 나서 백이겸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었다.하하, 그래 마음대로 해. 내 신분이 공개되는 그날, 진혜지 이미현 어떤 표정으로 날 볼까?오늘의 만행을 후회하지 않을까?그가 재미있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백이겸은 그들의 시중을 들지 않고 소장미를 데리고 호수의 풍경을 감상했다.오늘 저녁은, 정호의 마을 접대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녁을 보내기로 했다.백이겸은 이미 너무 늦은 저녁에 소장미가 여기에 있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이 생각났을 것이다.진혜지와 그녀의 일당들이 모두 들어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