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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소나현은 턱을 괸 채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까부터 계속 한 페이지를 보고 있었다.

바로 이때 한 학생의 흥분한 목소리에 소나현은 정신을 차렸다.

"나현아, 가보자!"

"싫어, 재미없어!"

소나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하하, 이런 구경거리도 보러 가지 않는 거야? 문학학과의 병신이 여신에게 고백하러 왔대!"

"뭐?"

소나현은 눈을 동그랗게 떴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문학학과라면 백이겸이 있는 학과잖아.

그리고 병신이라......

솔직히 소나현은 백이겸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백이겸이 참 병신 같다고 생각했다.

헤헤, 하지만 그녀는 또 백이겸의 그런 바보 같은 모습이 가장 좋았다.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소나현은 친구의 말을 듣고 바로 백이겸이 떠올랐다.

설마 백이겸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건가? 나를 찾아 왔나?

소나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복도에 가보니 과연 꽃다발을 들고 있는 백이겸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정말 백이겸이였어!

소나현은 기쁜 표정을 티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심장은 쿵쿵 뛰고 있었다.

"아이참, 저 병신이 우리 학과의 조가현에게 고백한대. 도도한 조가현이 받아줄까?"

"받아주지 않을걸. 조가현은 평소에 도도해 보여도 사실 엄청 돈을 밝히는 사람이야!"

"뭐라고 했어? 조가현에게 고백하는 것이라고?"

친구들의 말을 들은 소나현은 단번에 미소가 굳어졌다.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코도 시큰거렸다.

"아, 나현아, 너도 왔어? 저 병신은 조가현에게 고백하러 온 거야. 조가현이 저 병신 앞에 있잖아."

소나현은 아까 백이겸만 보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 보니 과연 백이겸 곁에 조가현도 서있었다.

소나현은 침을 꿀꺽 삼켰고 순간 표정이 창백해졌다.

허허, 백이겸이 나에게 고백하러 온 건 줄 알았는데 조가현을 찾으러 온 것이었어.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지?

난 백이겸이 바보 같은 사람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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