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우는 입을 삐죽거리며 콧방귀를 꼈다. "야, 넌 유부남이야~ 그러니까 밖에서 함부로 다른 여자들에게 나쁜 마음을 품으면 안 되는 거야~ 그러다 윤우선이 알기라도 해 봐~ 틀림없이 널 용서하지 않을 걸??”그러자 김상곤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강문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바람을 피웠어? 그리고 내가 언제 다른 여자한테 나쁜 마음을 가졌다고 그래? 내가 충고 하나 할까? 돈 좀 있다고 다른 사람을 모욕하고 여자들을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알았어?!”미정은 두 사람이 계속 다투자 당황한 표정으로 엄하게 말했다. "얘들아, 너희 둘 다 이럴 거야?? 내가 조금 전에 뭐라고 했어? 오늘 동창회에 온 거야.. 여기서 싸우고 화를 내라고 한 게 아니라고. 만약 너희들이 계속 이러면 내가 여기서 빠질게!”그러자 상곤은 "미정아, 너도 들었겠지만 이건 모두 강문우 저 늙은 망나니가 옆에서 계속 화를 돋우는 거잖아?!"라며 억울한 듯 말했다. 어쨌든 강문우는 유명한 사업가이고, 평소에 어디를 가든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데, 상곤에게 늙어서 바람이나 피우는 할 짓 없는 놈이라고 욕을 먹으니 당연히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강문우는 책상을 치며 일어나더니 "김상곤, 너 누가 대체 망나니라는 거야? 너 말 다 했어?!!!"라고 노발대발했다."너 말이야, 너! 뭐 어쩌라고?! 왜 그래?" 상곤은 그를 노려보았다.강문우는 냉랭하게 말했다. "김상곤, 네가 나의 동창이라고 생각하지 마! 난 네놈은 절대 인정 못해! 그러니까 날 화나게 하면, 다 너의 책임이야! 알겠어? 내가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해서 너 같은 벌레 새끼한테 괴롭힘을 당하기만 할 것 같아? 네 자신을 한 번 돌아봐~ 네가 힘이라도 있어? 무슨 실력도 없는 놈에 나에게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거야?”상곤은 갑자기 마음이 약해졌다. 힘이 있냐고 따져 묻는다면, 지금 100만 원도 이 자리에서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자신이 사는 별장도 사위가 받은 것이니,
강문우는 이 사람이 우백기라는 말을 듣고, 방금 김상곤에게 했던 그 오만방자한 얼굴을 즉시 거두었다. 그가 일찍이 한국에서 공부할 때, 이룸 그룹의 세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배웠고 지금 역시도 이룸 그룹이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지금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사업가이고, 재산도 많지만 사실 이룸 그룹과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 멀었다. 이룸 그룹의 자산은 수천 억에 달할 것이니, 이룸 그룹 집사의 지위도 자기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폴은 이때 우백기에게 살짝 아첨을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이렇게 직접 이곳에 방문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우백기는 이때 폴에게 웃으며 "폴 선생님, 이룸 그룹이 귀하의 로펌과 합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 해 미국 쪽 수출 업무를 처음 개척했을 때, 송 회장님과 함께 미국에 갔었죠. 그리고 당시 우리는 많은 법률상의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그런데 모두 폴 선생님의 아버지께서 해결해 주셨지요.. 우리 송 회장님과 아버님의 친분은 사실 굉장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폴 선생은 여전히 학교에 다니고 있었기에.. 아마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건 잘 모를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이룸 그룹이 고인의 아들을 어떻게 홀대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우리가 홀대하면.. 손님 대접에 굉장히 소홀한 것이죠!”폴은 감사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우 집사님, 기회가 된다면 송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해주십시오. 제가 요 며칠 좀 바쁠 것 같아서.. 이쪽 일을 다 처리한 후에 회사가 안정적이 되기 시작하면, 제가 꼭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답했다.우백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선생님께서 직접 연락하시면 됩니다. 어르신과 시간을 맞춰보지요. 자, 그럼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이왕 음식이 나올 수 있으니 주방에게 빨리 요리를 서빙하라고 하겠습니다!”"마침 저도 나갈 일이 있어서요. 집사님, 그럼 함께 나가시죠." "좋아요." 우백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백기가 막 떠나려
폴은 이때 사람들을 보고 "그러면,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상곤에게 "아저씨, 저 먼저 가요!"라고 인사를 했다.김상곤은 폴을 마치 아들을 보는 듯 자상하고 상냥하게 "그래, 그래, 어서 가서 일 봐~!”라고 인사했다.우백기는 이때 김상곤을 보고 "아이고, 김상곤 어르신이시죠?"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김상곤은 이룸 그룹의 집사이자 유명한 우백기가 자신을 알고 있을 줄 몰랐고, 놀라서 그에게 물었다. “저를.. 아십니까?"우백기는 "아이고 어르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은 선생님께서 이룸 그룹에 베풀어 주신 은혜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룸 그룹은 정말 나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선생님의 실력에 감격했습니다! 그래서 그 은혜를 감히 잊을 수 없지요!! 그런데 어르신은 또 은 선생님의 장인 어른 아니십니까? 그러니 제가 어찌 어르신을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김상곤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 ‘자신의 사위 시후 때문이었구나.. 은 서방이 정말 점점 더 아는 사람이 많아지는구나.. 알고 보니 그가 이렇게 알짱대는 것이 이화룡과 로이드 그룹 임 대표의 무리인 줄 알았는데.. 정말 대단해.. 이렇게 한국에서 잘 나가는 대기업 이룸 그룹을 이렇게 속이고 있을 줄이야..’옆에 있던 폴 역시도 이 이야기를 듣고 놀라 충격을 받았고, 우백기가 말한 은 선생님이 바로 시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후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것이라고는 정말 몰랐다. 이룸 그룹의 집사 우백기조차도 그를 은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부르다니... 그리고 그의 말을 듣자 하니 시후는 이룸 그룹에 큰 일을 한 것 같았다. 설마 시후가 풍수를 봐 준 일을 말하는 것인가..? 이 일을 생각하면, 그는 속으로 시후가 또 다시 신비롭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가 오후에 자기 회사에 올 것을 생각하니, 그는 기회를 틈타 그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를 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우백기는 이때 매우 공손하게 김상곤에게 말했다. "어르신, 오늘
방금까지 김상곤을 상당히 무시하던 강문우가 김상곤을 조금 더 질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그의 사위는 집사가 이렇게 장인 어른을 신경 쓰고, 존중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건 뭔가 있다는 것이 분명하니까! 그래서 그는 주변의 동창들에게, 김상곤의 사위에 대해 계속 물었다. 그러자 친구 중 한 명이 마침 지난 번 동창 모임에 참가했던 사람이라, 웃으며 말했다. "그 사위는 그냥 백수처럼 보였고, 전업 주부처럼 일하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어.”강문우는 어쨌든 장사꾼이고 세상 물정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집사의 태도만으로도 자신이 결코 김상곤의 사위를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는 걸 이미 깨달았다. 어쩌면 상대방은 대단한 사람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집사가 이렇게 공손하게 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이 일로써 김상곤을 비꼬아댔던 일에 대해 걱정이 생겼다. 다른 건 몰라도, 집사의 깍듯한 태도만으로도 만약 자신이 김상곤과 사이가 틀어지면 집사는 분명 자신을 더 무시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약간 두려운 듯 김상곤을 바라보다가 잠시 망설인 뒤에 입을 열었다. “상곤아, 미안하다! 내가 조금 전에 한 말은 홧김에 한 말이니까!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 다들 오랜 동창인데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털어놓으면 그만이지, 안 그래?!!”김상곤은 방금 전 까지만 해도 그렇게 날뛰던 강문우가 갑자기 이렇게 예의 바르게 변하고, 심지어는 스스로 사과까지 했다는 것을 보고, 분명 집사의 태도로 인해 자신이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강문우와 이렇게 끝낼 생각은 아니었으나, 한미정이 입을 열었다. "아까 불쾌했던 얘기는 그만하자?!"김상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이며 강문우에게 말했다. "그래, 미정이도 말했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어. 나를 계속 귀찮게 하지 않는다면, 나도 당연히 너와 똑같이 할 거야!”만약 평소에 누군가 강문우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그
예를 들어 보잉사의 경우 여객기와 군용기 등을 생산하는 유명한 기업이다. 보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그들의 설립자인 윌리엄 보잉 때문이다. 창업주가 자신의 성을 회사 이름으로 쓴 셈이다. 또 다른 예로 세계적인 호텔 힐튼의 창업자 이름은 콘래드 힐튼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폴의 전체 이름은 폴 스미스이고 아버지가 이 로펌을 창업했을 때부터 자신의 가족 성을 딴 스미스 로펌이라고 지었다. '스미스 로펌'은 폴의 부친이 다년간 노력한 결과 국제적으로도 명망이 높은 로펌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 폴이 서울로 사무소를 옮기고, 회사 입지를 서울에서도 기업들이 몰려 있는 여의도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것은 여의도 역 주변의 가장 번화하고 최상급 빌딩이었다. 이 빌딩은 골든스테이트라는 빌딩으로, 무려 40층 높이로 지어졌고 최고급 오피스텔로, 최근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심지어 전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속속들이 입점하고 있었다. 폴의 로펌이 유명할 뿐더러, 세계 500대 기업을 서비스하기 때문에 폴은 회사와 자기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LCS 그룹이 처음에 시후에게 사준 엠그란드 그룹은 서울에서 가장 큰 회사였고, 주로 토지 거래, 부동산, 건축 등을 관리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엠그란드 그룹은 서울에 고급 오피스텔 및 호텔들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오피스텔은 모두 엠그란드 그룹이 자체 운영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골든스테이트 빌딩도 물론 포함되어 있었다. 시후는 폴이 골든스테이트 빌딩에 회사를 골랐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의아했다. 그가 공교롭게도 자신의 관리 시설을 선택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골든스테이트 빌딩은 서울 전체에서 가장 좋은 오피스텔로, 그의 로펌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느꼈다. 그는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혼자 택시를 타고 빌딩으로 향했다.폴의 로펌은 골든스테이트 빌딩 27층에 있었는데 그는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7층까지 갔고, 폴은
폴은 시후에 대해 점점 더 호기심이 많아졌다. 처음에 그는 시후가 LCS 그룹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시후가 그에 대한 의심을 풀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후를 사람들이 은 선생이라며 부르고 깍듯하게 존대하는 것을 본 폴은 새로운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시후에게 풍수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 것은 사실 폴이 시후를 탐색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회사에 관한 풍수는 이미 다른 유명한 이를 불러 체크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만약 시후가 와서 풍수를 이미 적절하게 배치했다는 걸 모른다면, 그건 시후가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후가 이곳의 상황을 캐치해낸다면, 그의 수준은 보통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것이었다. 폴은 시후가 이곳의 모든 풍수 배치를 한눈에 알아차릴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난 번 불렀던 전문가 역시도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이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폴의 의심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폴의 당당함을 높이 평가했다. 있는 그대로 숨기지 않는 폴의 성격은 오늘날 MZ 세대의 대명사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폴에게 말했다. "제가 정말 이 방면에 재능과 지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나도 이곳에 온 이상 비용을 받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사실 시후는 폴과 돈 거래를 할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장인 어른의 첫사랑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시후는 자신의 장인 어른의 체면을 세워줘야 했다. 하지만 폴은 솔직한 성격으로 사실을 숨김 없이 말하는 타입이었기에, 그렇다면 자신도 그에 맞춰 행동해야 할 것이었다.폴은 시후의 말을 듣자마자 답했다. "물론이죠! 은 선생님을 이 자리에 모신 이상, 어찌 제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주머니에서 1억짜리 수표를 몇 장 꺼내 시후에게 건네 주었다. "그럼 은 선생님, 이 돈은 저의 작은 성의입니다, 받아주세요!"시후는 빙긋
폴은 감격에 겨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빨리 처리해야겠네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직 조급해하지 말아요. 아직 다 안 끝났으니까.."폴은 황급히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네, 말씀하세요.""유리창을 살짝 가리는 동시에, 좌우에는 자연풍경이 담겨있는 액자를 한 번 배치해 보세요. 이렇게 하면, 아마도 사무실에 복을 불러오는 역할을 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재물을 잘 지킬 수 있을 테고 점점 번창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폴은 고마운 표정으로 시후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와.. 정말 다들 왜 ‘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공손하게 대하는지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저도 사람들처럼 공경하며 우러러보는 눈빛으로 대하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하하!! 그렇게 나에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만약 장인 어른 앞에서, 아니면 폴 당신 어머니 앞에서 날 그렇게 대한다면 내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를 거라고요!”"음.. 그럼.. 앞으로 어른들 앞에서는 그냥 형님이라고 부르고, 안 계실 때는 반드시 선생님이라고 부를게요!” 말을 마치자, 폴은 또 다시 수표를 꺼내, 두말없이 두 손으로 시후에게 주었다. "은 선생님, 이건 감사에 대한 선물입니다.”시후는 눈을 붙이고 보니 이 수표에 10억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폴에게 말했다. "하하.. 조금 전에 이미 돈을 받았잖아요! 그러니 더 이상 나에게 돈을 줄 필요는 없어요!"그러나 폴은 단호했다. "안 돼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아니었다면, 서울에서 얼마나 힘들게 시작을 했겠어요??”시후는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이건 풍수지리와 음양오행 등 설에 지나지 않는 거라고요. 그러니 만약 내가 이렇게 알려주지 않았더라도, 폴은 충분히 로펌을 잘 운영했을 거예요!”폴은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 아버지께서 로펌을 차리셨을 때, 처음에 몇 가지 사건을 맡았고 전부 다 패소했습니다. 패
오늘 일을 통해 시후에 대한 폴의 신뢰는 그야말로 엄청나게 상승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이었지만, 오히려 한국에 대한 문화를 사랑했고, 한국 전통을 누구보다 존중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보니 시후에게 알려준 모든 것들을 듣자, 풍수에 있어서 시후는 엄청난 내공이 있고 조예가 깊으며 자신이 그의 내공을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폴은 처음 왜 이렇게 비싼 별장을 시후에게 선물로 주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시후를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폴은 풍수를 잘 보는 풍수사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실력 있는 풍수사들은 개운을 도와 재물을 모으고, 심지어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잘하는 풍수사일수록 몸값도 높은 것이 당연했다. 예를 들어 최근 홍콩에서 잘 나가는 유명한 풍수사의 경우, 풍수를 한 번 보는 데 1억 홍콩 달러가 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시후에게 건넨 수표가 조금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에 자신이 100억 정도는 되는 금액을 줬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에 그는 수표를 찢어서 내팽개치고는 급히 100억짜리 수표를 다시 써서 시후에게 공손히 건넸다. "은 선생님, 웃는 얼굴로 받아 주십시오!”시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폴, 나는 이 정도 돈은 필요 없어요. 조금 전에 준 돈도 괜찮아요.”그러나 폴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풍수가 얼마나 오래되고 중요한 것인지 잘 아시잖아요? 돈 역시도 어떤 면에서는 경건함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선생님께서 웃으며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너무 인색하게 보일 것 같아서요!”사실 시후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계좌에는 수백억이 있었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를 정도의 돈을 회사에서 벌고 있었다. 그렇기에 폴이 주는 돈이 얼마든, 사실 자신에게는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시후는 폴에게 너무 많은 돈을 달라고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