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밥을 먹고 나면 앞다퉈 자신이 돈을 내려고 안달복달하고 있지만, 반드시 모든 사람의 마음이 진심으로 돈을 지불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그저 인사치레로 자신이 이 정도 돈을 내고 싶다고 어필하고 싶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후는 이렇게 허풍만 떠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폴은 이렇게 분별력과 결단력이 있는 태도를 보이자 더 마음에 들었다. 오늘 같은 날, 폴은 쓸데없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고 바로 자신을 배웅하러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시후의 생각에 이런 허례허식 없는 깔끔함은 똑똑한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폴은 시후를 배웅하러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가 시후를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주었고, 뒤이어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올라왔다. 두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뒤 다시 1층으로 내려가 멈추자, 폴이 시후에게 말을 걸려고 옆으로 돌아보았다. 그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아름답고 늘씬한 몸매에 짧은 미니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냉염하고 관능적이기까지 해서, 모든 남자를 설레게 할 만큼 뛰어났다.폴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인사를 건넸다. "어?!! 송 대표님? 왜 여기에 계세요?”그녀는 막 대답을 하려는데, 폴 옆에 있는 시후의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을 발견했다. 그녀의 얼굴은 문득 봄바람을 맞은 듯 활짝 피었다. 그리고 폴에게 대답을 하는 대신, 시후에게 인사를 했다. "어머?!! 은 선생님!! 여기서 뵙네요???! 어머나!”시후가 고개를 들어 보니,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기다리던 사람은 뜻밖에도 이룸 그룹의 송민정 대표였다! 그녀 곁에는 경호원 몇 명이 함께 따라오고 있었고, 모두 아름다운 꽃바구니를 안고 있었다. 민정도 여기서 자신이 사랑하는 시후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만나니 기쁘기 그지없었다.시후는 이곳에서 그녀를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냥, 여기 친구를 도와주려고 왔어요. 풍수를 좀 봐 달라고 해서.."
이때 아름다운 자태의 민정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비록 그녀는 폴에게 화환과 꽃바구니를 선물하러 온 것이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계속해서 시후를 향해 있었다. 시후를 볼 때마다 민정은 마치 학창시절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리는 듯 부끄러워졌다. 사실 그녀는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성숙했는데, 아무래도 세상 물정에 빨리 눈을 뜨게 되었기에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가면을 쓰는 법을 일찍 배웠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를 만나 사랑에 빠진 후, 그 능력은 시후의 앞에서만큼은 효력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시후를 보며 숭배와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수줍은 듯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폴 씨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시죠? 폴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장인 어른과 폴의 어머니께서는 대학 동창이시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민정은 "어머, 어쩜 이런 우연이?!"라며 놀라워했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폴이 물었다. "그런데.. 송 대표님께서 은 선생님을 알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민정은 시후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폴에게 답했다. "은 선생님께서는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혹시.. 지난 번에 우리 회사 물건을 수출하던 화물선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상대 측에서 통관을 거절했던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합격품인데 고소까지 해서 거액의 배상금을 부담하라고 했던 그 일요?"그러자 폴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기억하죠. 그때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러 직접 갔었지만 내가 서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문제가 해결되었더군요..?""그 일은 바로 제가 실수로 집안의 풍수를 망쳐버려서 생긴 일이었어요. 이 때문에 사업에도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 스스로도 문제가 갑자기 많이 생겼고, 심지어 운전을 하면서 사고도 많이 났고.. 이거 보이세요? 이건 제 어머니께서 남겨 주신 유품인데.. 그 때 잃어버리기까지 했어요. 그 때 은 선생님께서 이
민정은 감사한 듯 폴을 쳐다보더니 답했다. "그래요. 그럼 할 일이 있다고 하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어요.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하시죠!”폴은 확실히 상대방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지능도 높았다. 그는 이미 송민정의 마음이 모두 시후에게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시후를 바래다주겠다는 그녀를 보며 그럼 자신도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판단했다.그러자 민정은 시후에게 다시 한 번 어필했다. "선생님,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요, 그럼 부탁할게요~”민정은 수줍게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저에게 너무 예의 차리지 마시라니까요~ 하하..”......민정은 경호원들에게 폴의 사무실에 화환들을 옮겨 달라고 부탁했고, 자신은 엘리베이터 문을 막으며 시후에게 "은 선생님, 그럼 타시죠!"라고 말했다.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베이터에 다시 탔고, 그제서야 민정이 따라 들어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민정에게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향기는 시후의 콧속을 천천히 파고 들었다. 민정에게서 나는 향기는 묵직하고, 담백하고 은은했다. 그녀의 향기는 사람을 뭔가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고, 속물적이지 않고 오히려 중독성 있었다. 그녀와 함께 서 있자 시후는 속으로 생각이 많아졌다. 민정은 확실히 굉장히 아름답고, 기품도 있었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자기 앞에서 굉장히 부드럽게 행동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막내딸의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 아무래도 철이 빨리 들어서일 것이다. 두 사람이 함께 골든스테이트 빌딩을 나서자 민정은 자신의 롤스로이스 조수석 문을 열어 시후를 불러들였다. 차에 오른 후, 민정은 곁에 있던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선생님, 그럼 어디로 가세요?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그럼 별장으로 데려다 주세요."라고 말했다.민정은 의아해하며 "선생님, 일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갑자기 왜 집으로 가시는 거예요?"라고 물었다."하하.. 아직 일할 때는 안 됐으니
경찰서에서 구치소로 돌아온 윤우선은 계속해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경찰이 언제 자신을 풀어줄지 모르기 때문에 속으로 기도만 할 뿐이었다. 구치소에 들어온 이틀 동안 윤우선은 평생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래서 그녀는 이미 멘탈이 산산조각 나기 직전이었는데, 자신이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정말 여기서 죽을 것 같았다.신 회장은 윤우선이 오전에 경찰서에 불려가 심문을 받은 것을 알고, 속으로 걱정이 되었다. 혹시라도 윤우선이 경찰관에게 자신과 장옥분이 그녀를 괴롭히고 구타한 일을 말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우선이 혹시라도 경찰관과 짜고 감방을 바꿀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만약 경찰이 그녀를 다른 방으로 옮기면 지금 이 즐거움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오랜 시간 동안, WS 그룹은 너무도 많은 불행과 시련을 겪어서, 신 회장의 마음이 줄곧 굉장히 무거웠다. 하지만 지금 윤우선이 같은 감방에 갇히고 나서, 그녀는 인생의 즐거움과 기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윤우선이 감옥에서 10년 또는 20년을 갇혀 있다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신 회장은 너무나 흥분되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감방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윤우선을 보고, 신 회장은 그녀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윤우선에게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 "경찰서에 불려갔다며?”윤우선은 그녀를 바라보며 "네, 어머님, 불려 가서 상황에 대해서 조사받았어요.”신 회장은 "경찰에게 헛소리를 한 거 아니지?"라고 냉소적으로 물었다.윤우선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어머! 아니에요 어머님! 걱정 마세요. 감방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경찰관에게 말하지 않았어요.”신 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변호사는 불렀어? 몇 년 정도 형을 받는다고 하더냐?”윤우선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아직 변호사를 구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얼마나 있어야 할 지 모른대요.” 윤우선은 자신이 곧 풀려날지도 모른다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풀려날 것을
신 회장은 차갑게 한 마디를 내뱉았다. "네가 뭘 잘못했는지 아직도 묻고 있어 이 년아? 야, 네 년은 살아서 숨만 쉬는 것도 잘못이야! 네가 제대로 하는 유일한 선택은 그냥 빨리 뒤지는 거야! 더 이상 공기를 오염 시키지 말라고!”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가슴까지 파고 들었지만, 윤우선은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그저 쓴 물을 삼키며 버티고, 또 버티면서 곧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자기가 교도소에서 나가면, 이 늙은이가 출소하는 데에는 십여 일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이 늙은이는 다시 살 곳도 없고, 먹을 곳도 없고, 마실 곳도 없을 테니 길거리에서 죽어버릴 수도 있다! 그때쯤 윤우선은 그녀에게 다시 복수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늙은이는 지금 윤우선이 십여 년 동안 갇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윤우선이 쓴 편지를 가지고 자신의 별장에 묵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제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녀는 윤우선이 이곳에서 십여 년 동안 갇혀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분명히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윤우선은 얼마 안 가서 풀려날 것이다. 그러니 교도관이 자신을 풀어주러 오기만 기다리면, 아마 신 회장은 놀라 입을 딱 벌리고, 어안이 벙벙한 채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분개할 것이다! 잘하면 그 자리에서 화를 내며 죽을 수도 있을 테지…!?신 회장은 윤우선이 풀려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녀는 그저 윤우선이 평생 감옥에서 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윤우선이 쓴 편지를 계속 보물처럼 여겼고, 이 편지가 수중에 있으니 자신은 10여 일만 기다리면 청년재에 묵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청년재라니.. 이전에 자신이 어떻게 감히 청년재를 꿈꿀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이번에는 청년재에 들어가면 이곳에서 삶을 마감할 것이다. 그녀는 이런 대저택에서 죽어야 다음 생에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평생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그때, 교도관이 윤우선의 방으로
윤우선은 내심 절망했지만 구치소에서는 교도관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사람들을 따라 감방문을 나섰다. 운동장에 도착하자 교도관은 "운동장을 세 바퀴 돌고, 30분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다가 다시 운동장 입구에 모여 감방으로 돌아간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사람들이 급히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장옥분은 감방의 우두머리였기 때문에 대열도 그녀가 정했다. 그녀는 윤우선을 힐끗 보고 "어이, 너! 맨 앞에 서!! 뒤에 있는 사람들이 다 널 보고 있으니까, 잘못 뛰면 죽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신 회장님은 부축해서 천천히 뛰어. 지치게 하지 말고!”신 회장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옥분 씨 정말 신경 많이 써 주시네요! 내가 비록 나이는 많지만 몸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부축할 필요 없고, 나는 당신들을 따라 천천히 가면 돼요!”장옥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서야 "준비, 뛰어!"라고 명령했다.윤우선은 선두에 서서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온몸의 아픔과 두통을 참으며, 걸음을 내디디기 시작했다. 뒤이어, 사람들도 모두 그녀를 따라 함께 달렸다. 윤우선은 원래도 허약한 체질이었는데, 온 몸을 맞아 부서질 것 같은 괴로움이 뼛속까지 파고 들었다. 그녀가 막 두 걸음 뛰었을 때 다리에 힘이 빠져 비틀거리면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그러자 뒤에 있던 여자가 그녀의 옆구리를 걷어차며 소리쳤다. "야! 남자도 뺏는 년이 삐뚤삐뚤 뛰는데 대체 네 년은 뭘 더 할 수 있어?”또 다른 여자가 이를 받아 소리쳤다. "이런 년이 남의 남자 친구도 뺏는다고? 푸하하핫!!"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윤우선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굴욕을 참으며 이를 악물고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바로 그때, 윤우선은 세 명의 흉악하게 생긴 여자들이 운동장 한구석에 서서 마치 자기를 노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윤우선이 그 여자들의 곁을 뛰어가자마자, 한 여자가 한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윤우
많은 사람들이 이 여자가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자, 하나같이 겁이 났지만 신 회장은 오히려 기뻤다. 어쨌든 윤우선이 얻어맞는 것을 보기만 해도 그녀는 매우 기뻤다.김혜빈도 이것을 보자 묵은 체증이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윤우선을 손바닥 하나로 바로 이렇게 땅에 엎어 놓을 수 있다니? 이건 웬만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힘일 것이다!한편, 윤우선은 지금 너무나 놀라 죽을 지경이었다! 이렇게 구타를 당하는 건 그녀에게 사실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틀 동안 너무 많이 맞은 터라 이미 맷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여자가 대체 왜 자신을 때리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설마.. 이 여자.. 국제 사기를 저지른 일원이어서 날 죽이려고 이곳에 온 건 아니겠지..?윤우선이 겁에 질려 있을 때, 장옥분은 흉터 있는 여성에게 말했다. "저, 언니. 우리는 이 여자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러니 때리고 싶으시다면 때리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조금 전에 교도관 때문에 운동장을 뛰어야 하는데.. 계속 뛰어도 될까요?”칼자국 난 여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관련 없는 인간들은 다 꺼져! 안 그럼 다 죽여버릴 거야!”장옥분은 얼른 손을 흔들며 "자, 그럼 어서 가자!”라고 외쳤고, 같은 감방 사람들은 서둘러 그녀를 따라 돌아갔다. 그리고 이 현장에는 세 여자와 윤우선만 남았다.윤우선은 혼비백산하여 크게 소리쳤다. "저기요!! 제가 대체 무슨 일로 당신을 건드렸죠? 제게 말이라도 해주세요!!”칼자국 난 여자는 윤우선의 배를 걷어찼고, 윤우선은 배를 움켜쥐고 땅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을 질렀다. 이어 주머니에서 검은색 카드를 꺼내 들며 여자가 말했다. "윤우선, 고개 들어 봐. 이 카드 알지 너?”윤우선은 고개를 들어 카드를 보자 뜨끔했다! 이 카드를 그녀가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이건 바로 시후에게서 훔친 카드와 똑같았다! 역시.. 이 세 사람도 사기 집단의 일원?! 오전에 분명 경찰이 단서를 못 찾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러자 다른 두 여자가 말을 듣자마자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세 사람은 함께 윤우선을 향해 주먹과 발길질을 해댔다. 그들은 마치 미친 듯이 윤우선을 패댔고, 윤우선은 고통으로 인해 소리를 질러 댔다! 사실, 이 세 사람은 바로 안세진이 윤우선을 참교육 시키라며 보낸 사람들이었다. 이 세사람은 윤우선이 큰 사건을 건드렸다고 굳게 믿도록 만들기 위해서 투입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면, 아무래도 윤우선이 석방된 후에도 감히 시후와 문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이때, 윤우선은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명을 지르고, 용서를 빌었다.운동장을 달리고 있던 사람들은 그 비명을 듣고 멈춰 서서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충격을 받았다! 장옥분도 사실 윤우선을 때리긴 했지만, 이 세 사람만큼 독하게 대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냥 윤우선이 죽을 때까지 때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이 세 사람은 보통이 아니었다. “아이고!! 너무 과한데?!” 장옥분은 "윤우선.. 완전 동네 북이네 동네 북?!”이라며 그녀를 동정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신 회장은 윤우선이 이렇게 처참하게 얻어맞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활짝 웃었다. "그래, 저 년을 그냥 때려 죽여! 저 부러진 입으로 말도 못하게 병신으로 만들어 버리라고!”김혜빈도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그래! 더 세게 때려! 얼굴을 후려 갈기는 거야! 저 년의 얼굴을 그냥 박살 내버려!!"이때, 그 흉터 있는 여자는 윤우선이 거의 기절할 것 같은 모습을 보고 비로소 입을 열었다. "자, 살려 둬!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20년 동안 무슨 일로 화풀이를 하겠어?" 그러자 나머지 두 사람은 그제서야 손을 뗐다.윤우선은 코가 파랗게 멍이 들었고 얼굴이 부어올랐다.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계속 비명을 질렀고, 이제 거의 다 죽어가는 꼴이었다. 칼자국 있는 여자는 윤우선에게 다가오더니 서늘하게 말했다. "야, 아직 멀었어. 이제 시작이라고.. 기다려, 내가 널 오늘 이렇게 살려 두는 건 죽으면 우리가 내일 또 못 보니까 그런 거야~ 알
시후에게 있어서, 영기는 현재 그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이 미스터리 조직은 확실히 강력했으며, 심지어 지나치게 강력한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이 죽음의 전사들을 통제하고, 이들의 힘을 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능력은 시후가 가진 영기 앞에서는 여전히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시후는 언젠가 반드시 이 미스터리 조직의 모든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547도 시후의 실력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훨씬 초월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20대에 걸친 죽음의 전사들 조차도 대적할 수 없는 그 에너지가 시후 앞에서 손쉽게 봉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가 자신의 조직을 완전히 멸망시키겠다고 말한 것이 단순한 허언이 아닐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에 그는 감격하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조직을 제거하신다면, 이 죽음의 전사들은 반드시 기꺼이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말을 하기엔 아직 일러. 내가 그들을 제거하는 날이 오면 반드시 자유를 돌려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어디로 갈지, 그곳에 남을지 떠날지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547은 그 말을 듣고 큰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정말 자비로우십니다! 제가 모든 죽음의 전사, 전사들의 가족들, 그리고 지난 200여 년간 비참하게 죽어간 전사들을 대신해 선생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비록 547이 조금 전 시후의 외가 식구들을 해치려 했지만, 시후는 여전히 이 사내와 다른 죽음의 전사들이 너무나도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20 세대에 걸친 사람들이 윗선에 의해 사육 당하며 밝은 해도 볼 수 없는 노예로 살아가는 운명은 과거 백인들에게 노예로 팔려갔던 흑인들의 운명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 그러니 이 죽음의 전사들에게 자유를 돌려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큰 선행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시후의 수하로 들어오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었다.곧이어 시후는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시후의 마음은 점점 더 충격을 받았다. 시후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긴 뒤 다시 물었다. “당신이 이곳에 오기 전에 약물을 주사 받았고, 깨어나니 이미 뉴욕에 와 있었다고 했지? 그러면 얼마나 오랫동안 기절해 있었는지 알고 있는 건가?”“모릅니다.” 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죽음의 전사 캠프에는 그 누구도 날짜와 시간을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볼 수 없으며, 단지 불이 켜지면 일하고, 불이 꺼지면 잠자리에 들 뿐입니다. 제가 몰래 계산해본 결과, 우리 캠프에서의 일상 생활은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일부러 하루의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조정하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어제보다 길었고, 어제는 그저께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임무를 통해 외부 시간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면 기록은 왜곡되게 되죠.”시후가 물었다. “시간의 차이를 어떻게 계산했지?”사내는 대답했다. “그릇 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고, 고운 모래를 가득 채운 뒤 첫날 기상 벨이 울린 순간부터 모래를 흘려보냈고, 다음 날 벨이 울릴 때까지 걸린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모래를 채워 흘려보냈죠. 그런데 3일째 벨이 울리는 날에 모래가 일찍 다 새어 나오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다 새어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벨이 울리더군요. 그래서 내부 시간과 외부 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추측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외부가 몇 년도인지, 몇 월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그렇게 몰래 많은 일을 한 건 탈출하려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였나?”“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내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설령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죽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저는 오히려 죽음의 전사 캠프의 운영 방식을 더 많이 알아내고 싶었습니다. 만약 정말 탈출할 기회가 생긴다면 훈련소 내부의 모든 것을 폭로하고 싶었죠. 훈련소를
“안내자...” 시후는 가볍게 중얼거리며 물었다. “안내자를 직접 만나본 적 있나?”“없습니다.” 사내는 설명했다. “안내자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번에 뉴욕에 도착했을 때 눈을 떠보니 이미 닫힌 차고 안이었거든요. 조직은 그곳에 임무에 필요한 장비와 자료를 남겨두었고, 자료에는 목표와 목표들의 가족 관계, 사회적 관계가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 주변의 무술 고수들에 대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무술을 잘하는 전문가 몇 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강화된 무기를 특별히 준비해 주었고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과 어떤 전술을 써야 하는지도 알려주었습니다. 이후 자료를 숙지할 시간을 주고 출발 명령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뒤에는 안내자가 중계를 통해 적절한 공격 시점을 알려주었습니다.”시후가 물었다. “중계라는 게 무슨 뜻이지?”사내가 대답했다. “조직은 우리와 안내자 사이에 어떠한 형태의 직접적인 접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내자는 조직 내에서 자신과 연결된 연락 담당자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그 연락 담당자가 다시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하죠.”시후가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의 연락 담당자는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했나?”사내는 대답했다. “조직에서 제공한 통신 장비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오직 제 장비만 제 연락 담당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시후가 또 물었다. “연락 담당자는 남자인가 여자인가?”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음성 변조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시후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그렇다면 내 삼촌의 부인은 당신이 말한 안내자인 것 같군. 그녀가 적절한 공격 시간을 당신의 연락 담당자에게 보고하고, 당신의 연락 담당자가 다시 당신에게 지시를 내린 거겠지.”그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겁니다. 제가 본 바로는, 안에서 끌려 나온 여자가 독약을 먹고 자살한 것 같아 보였거든요. 그렇다면 그녀 역시도 분명 조직의
옆에 있던 성도민도 놀라며 감탄했다. “은 선생님, 만약 그렇다면 오늘 이들의 얼굴, DNA, 그리고 지문을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조사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테니까요...”그러자 사내도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조사할 필요 없습니다. 죽음의 전사들은 조직이 키운 노예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늘 정해진 틀에서만 결혼을 하며 절대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세상의 어떤 국가 자료에도 존재에 대한 기록이 없지요. 지문, 얼굴뿐만 아니라 DNA조차도 이미 오래 전에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열 세대를 거듭해 번식하면서 우리의 DNA는 더 이상 외부의 어느 집단과도 민족적으로 연관이 없게 되었지요. 말 그대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노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어났지만 아무도 모르고, 죽더라도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시후는 처음으로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을 느꼈다. 이 긴장은 두려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미지의 존재에 대한 경외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죽음의 전사라는 존재만으로도 시후가 가진 세계관을 완전히 뒤집어 놓을 정도였는데, 지금 시후는 이 조직의 실체가 얼마나 거대한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는 이 사내의 표정에서 좌절감과, 조직에 대한 절대적 충성심이 아닌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이렇게 물었다. “네 말을 들어보니, 당신도 이 조직과 윗선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불만..?” 그 사내는 비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이 조직의 모든 사람을 다 죽이고 싶습니다. 제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위로 9대의 조상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요!” 사내는 다시 말을 이어가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저는 그럴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조직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까요. 조직은 우리에게 비범한 힘을 주었지만, 그 힘은 우리 몸속에 숨겨진 시한 폭탄과 같은 것일 뿐입니
사내는 크게 외친 후, 자신이 이제 죄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갑자기 풀이 죽어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이미 시후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가 가득했다.시후는 차갑게 물었다. “네가 말하는 윗선이란 누구냐?”사내는 시후를 올려다보며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 “저... 저는 모릅니다...”“모른다고?!” 시후는 차갑게 호통쳤다. “네 입으로 언제든 윗선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말했으면서, 이제 와서 윗선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내가 아직도 멍청이처럼 보이는 건가?!”그러자 사내는 극도로 두려워하며 말했다. “정말 모릅니다... 제가 기억하는 첫날부터 윗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고 배웠지만, 윗선이 누구인지 본 적도 없고 모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렇다면 누가 윗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라고 했지?”그러자 사내는 급히 답했다. “저희 부모님입니다...”“부모님?!” 시후는 차갑게 물었다. “부모는 이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사내는 답했다. “저희 아버지는 저와 같은 죽음의 전사였습니다... 30년 전 영광스럽게 전사하셨죠. 그리고 어머니는... 다른 죽음의 전사의 딸이었고, 윗선께서 저희 아버지께 하사하셨던 겁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윗선의 명령에 따라 독약을 복용하고 자결하셨습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 조직의 규모와 체계가 자신이 상상했던 수준을 뛰어 넘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계속 물었다. “네 아버지는 죽음의 전사였고, 네 어머니는 다른 죽음의 전사의 딸이었다고 했지. 그럼 죽음의 전사가 낳은 아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죽음의 전사로 길러지고, 죽음의 전사가 낳은 딸은 다른 죽음의 전사에게 시집가서 다음 세대를 낳는다는 뜻인가?”“예 맞습니다...”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모든 죽음의 전사는 그렇게 대를 이어갑니다. 첫 세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이어져 왔지요.
시후는 사내의 몸 속에 있는 에너지가 끊임없이 외부로 뚫고 나가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를 억누르고 있는 힘은 조금씩 약해지고 있었지만, 아주 미세하게 약해질 뿐이었다. 아마도 이런 상태가 며칠 더 지속된다면, 결국 이 에너지는 억제를 하지 못하고 몸을 뚫고 나갈 것이고, 그 순간 그의 신체는 이 힘에 의해 산산조각이 날 가능성이 컸다.이 시점에서 시후는 비로소 깨달았다. 왜 그가 고통 없는 죽음을 구걸하다가 결국 소용없는 듯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는지 말이다. 자신이 그를 죽이지 않더라도, 며칠 후에 어차피 죽게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있으면 넌 죽지 못할 거야.” 시후는 자신의 영기를 사용하여, 그의 몸 안에서 끊임없이 외부로 뚫고 나가려는 그 힘을 완전히 봉인했다. 그 에너지의 강도를 고려한다면, 시후의 영기에 의해 봉인된 이상, 이 힘은 아무리 밀어붙인다 해도 만 년이 지나더라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사내는 전에 맥없이 좌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 당신은 내게 무엇을 한 거지?”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네가 스스로 억누르지 못하는 그 힘을 내가 완전히 봉인해버렸다. 이제 너는 오래 장수할 수 있게 되었지! 하지만 계속 입을 다물고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지옥에서 사는 것이나 다름없을 거다.” 그런 뒤 시후는 고개를 돌려 성도민을 바라보고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성도민 씨, 이 자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요. 그래도 며칠 내로 말하지 않으면 그를 시리아로 데려가 지하실을 하나 만들어 지내도록 하면서, 옷을 다 벗긴 채 철창에 가둬 감전 시키고, 충분한 약물을 주사해 그의 신경을 극도로 민감하게 만들도록 해요. 그렇게 해서 24시간 내내 100배로 증폭된 전기 충격을 맛보게 해야 할 겁니다.”사내는 시후의 말을 듣고 온몸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시후의 말은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극도로 두려움을 느끼도록 했다. 그는 몇 시간 전의 그 처참한 학살 장면을 떠올렸다. 시후가 혼자서 자신과 부하들을 모두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그의 마음에 깊은 공포를 남겼던 것이다. 그런 압도적인 힘을 그는 이전에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더욱 두려운 점은 바로 시후가 전투 내내 두 손을 쓰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시후는 이들과 신체적으로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그를 더욱 절망스럽게 만들었다. 그가 아는 무술 고수 중에서도 마스터라고 불리는 고수들조차 이런 초자연적인 원거리 공격은 하지 못했다! 소위 무술 고수들이라고 부리는 사람들의 에너지는 멀리서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을 실현할 수 있기는 하지만 거리가 제한적이고 힘이 크게 떨어졌다.그러나 시후처럼 전혀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살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내의 눈에 거의 절반쯤은 신에 가까운 실력을 지닌 존재로 보였다! 더욱이, 자신이 가짜 이빨을 깨물어 독을 섭취했을 때, 시후는 신비로운 힘을 사용하여 독을 모두 끌어냈는데 그 장면은 사내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사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뱃속에 독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시후의 신비로운 힘이 그 독을 단단히 감싸서 그의 몸과 완전히 격리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시후는 사내의 눈에 마치 사신처럼 보였다. 공포에 휩싸인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선생님, 제발 어서 저를 고통 없이 죽여주십시오... 죽여주세요...”“고통 없이 죽고 싶다고?”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오늘 네가 죽이려고 했던 사람은 내 외가였다. 그런데 감히 너를 고통 없이 죽여버릴 거라고 생각해? 네가 고통 없이 가기를 원한다면, 난 네가 평생 고통 속에 살도록 만들어줄 것이다.” 시후는 이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나이가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데.. 팔다리가 없더라도 수십 년은 더 살 수 있겠지. 마침 내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영약도 좀 있으니,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놈들은 무기가 정교하고 훈련도 잘되어 있으며, 무술 고수를 상대할 때도 질서 정연하게 철저히 준비를 해온 것 같았습니다. 무술인이 아니더라도 무술 고수들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세웠죠.""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들이 어떤 조직이든 간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의 신체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방법은 꽤나 무서울 정도입니다. 블랙 드래곤 휘하의 용병이 수만 명이지만, 실제로 무술을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백 명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은 평생 3성 무인의 경지조차 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놈들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일반인의 체력을 이런 수준까지 끌어올렸죠. 만약 이런 방법을 대량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그들의 전력은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겁니다!"시후는 무심결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런 방법을 썼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러면서 그는 성도민에게 물었다. "이와 관련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은 선생님, 저도 없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외부에도 일부 무술인이 용병단에 합류했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단서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그 무리의 시체를 처리하기 전에 얼굴, 지문, DNA 샘플을 채취했기에, 전 세계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이놈들의 신원을 알아낼 계획입니다. 그들 중 한 명의 신원만 확인돼도 더 많은 단서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놈들은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 배후 조직의 실제 전력은 블랙 드래곤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고요. 이들의 신원을 추적하되, 반드시 은밀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절대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아직은 정면 대결할 때가 아니니까요."성도민은 진지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국에 가는 것에 대해 윤우선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지만, 당장 시후와 유나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했다. 윤우선은 시후가 준 돈뿐만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었던 돈을 다 써버렸고, 생활비가 없었지만 공짜로 미국에 갈 수 있는 1등 상품에 당첨되었다고 솔직히 말할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딸 유나에게 먼저 약간의 불쌍한 척을 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이미 새벽 두 시였기에 윤우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한국 시간으로 밤이 되고, 미국이 아침이 될 때 영상통화를 하기로 결정했다.한편, 미국에 있는 시후는 유나가 깊이 잠들었는지 확인한 후 그녀의 머릿속에 다시 한 번 소량의 영기를 전달해 숙면을 돕고, 옷을 입은 뒤 버킹엄 호텔을 나섰다. 시후는 손발이 절단된 그 괴한을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다. 그 남자의 정확한 신분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다.늦은 밤, 호텔 입구에는 검은색 캐딜락이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 성도민은 운전석에 앉아 시후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가 나오는 것을 보자 문을 열어주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준비를 했다.하지만 시후는 손을 들어 이를 제지하며, 빠르게 걸음을 옮겨 조수석 문을 열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오르자마자 그는 물었다. “그 놈의 상태는 어떻습니까?”성도민은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그 자는 이미 저희 측에서 안전하게 통제 중입니다. 전담 인력이 감시하고 있으며, 절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그의 치아를 모두 뽑아버렸습니다. 손발이 없기 때문에 자살도 불가능하고요.”“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 무리의 시체를 처리할 때 뭔가 발견된 게 있나요?”“있었습니다.” 성도민은 답했다. “대략적으로 조사한 결과 몇 가지 보고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서 말했다. “첫째, 장비가 매우 첨단화되어 있었습니다. 개인 장비의 비용이 미국 특수부대 장비보다 몇 배는 비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