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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5장

오늘 일을 통해 시후에 대한 폴의 신뢰는 그야말로 엄청나게 상승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인이었지만, 오히려 한국에 대한 문화를 사랑했고, 한국 전통을 누구보다 존중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보니 시후에게 알려준 모든 것들을 듣자, 풍수에 있어서 시후는 엄청난 내공이 있고 조예가 깊으며 자신이 그의 내공을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폴은 처음 왜 이렇게 비싼 별장을 시후에게 선물로 주는 것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시후를 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폴은 풍수를 잘 보는 풍수사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실력 있는 풍수사들은 개운을 도와 재물을 모으고, 심지어 운명을 거스를 수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잘하는 풍수사일수록 몸값도 높은 것이 당연했다. 예를 들어 최근 홍콩에서 잘 나가는 유명한 풍수사의 경우, 풍수를 한 번 보는 데 1억 홍콩 달러가 든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시후에게 건넨 수표가 조금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에 자신이 100억 정도는 되는 금액을 줬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에 그는 수표를 찢어서 내팽개치고는 급히 100억짜리 수표를 다시 써서 시후에게 공손히 건넸다. "은 선생님, 웃는 얼굴로 받아 주십시오!”

시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폴, 나는 이 정도 돈은 필요 없어요. 조금 전에 준 돈도 괜찮아요.”

그러나 폴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풍수가 얼마나 오래되고 중요한 것인지 잘 아시잖아요? 돈 역시도 어떤 면에서는 경건함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선생님께서 웃으며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너무 인색하게 보일 것 같아서요!”

사실 시후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계좌에는 수백억이 있었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모를 정도의 돈을 회사에서 벌고 있었다. 그렇기에 폴이 주는 돈이 얼마든, 사실 자신에게는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시후는 폴에게 너무 많은 돈을 달라고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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