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렇게 말했다. "장인 어른, 하지만 장모님께서는 돌아가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김상곤의 표정이 확 어두워지며 당황했다. "아, 오해하지 마! 장모가 죽으라고 저주한 건 아니니까..” 이야기를 하면서, 김상곤은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윤우선이 그냥 홍라연처럼 다른 남자와 도망이라도 치면 얼마나 좋아..?”시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마 장인 어른의 마음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오는 한미정에게 향한 것 같았다. 윤우선을 걱정했던 그 마음도 이미 깡그리 사라져 버린 지 오래였다.그러자 시후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장모님께서 실종된 것이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서 라는 걸 유나 씨도 납득하면 좋겠네요.."만약 유나도 장인 어른과 같이 윤우선에게 정이 없다는 듯 행동한다면, 시후는 윤우선을 마음 편하게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다. 윤우선과 같은 인간은 구치소에서 먹고 자게 하는 것도 아까운 것이었다. 사실 윤우선도 홍라연처럼 막노동판에서 고생을 하는 것이 훨씬 어울릴 터.. 홍라연과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윤우선을 죽이고 싶어할 것 같은데, 만약 윤우선이 그곳에 보내진다면 하루에 수십 번을 맞는 건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유나가 윤우선이라는 인간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착한 사람이라는 것이다.김상곤은 지금 상황이 아주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혼자서 먹고 마시고를 반복했고, 줄곧 시후에게 술을 권했다. 하지만 시후는 매번 술잔을 든 다음, 장인 어른이 주의하지 않은 틈을 타서 술을 버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그는 생에 처음으로 유나와 함께 한 침대에서 잘 수 있기 바라고 있었다. 그러니 처음으로 이제 진정한 부부처럼 지낼 수 있게 되었는데, 오늘 같은 날 온 몸에 술 냄새를 풍기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않겠는가?김상곤은 고기를 배불리 먹고 술을 실컷 마셨다. 이제 막 밤 10시가 넘었고, 유나는 시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여전
윤우선은 지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12시간이 넘도록 음식이라고는 한 입도 먹지 못했고, 사람들에게 구타 당하기까지 했는데.. 뱃가죽은 이미 등에 붙은 지 오래였다. 그런데도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참으라니!? 하지만 윤우선은 감히 장옥분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여자는 굉장히 잔인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윤우선은 얼른 머리 끝까지 이불 보를 뒤집어쓰고 어서 잠이나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윤우선의 빌어먹을 배에서 또 꼬르륵 소리가 날 줄..장옥분은 즉시 침대에서 나와 윤우선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리고는 거침없이 윤우선의 뺨을 때리고, 또 때리며 인사를 건넸고, 윤우선은 원래도 빨갛게 부어 올랐던 얼굴이 터질 것처럼 아팠다.그러자 윤우선은 사정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일부러 그런 것 아니에요!" 그녀는 윗니 두 개가 빠져서, 말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하는 말은 알아듣기가 힘들 지경이었다.”장옥분은 또 뺨 한 대를 후려 갈기더니, "야! 이 병신아! 혀에 무슨 병이라도 걸렸어? 이제는 말도 잘 못해? 어서 더 크게 말해! 그리고 또박또박 정확하게 말하란 말이야!"윤우선은 곧바로 큰 목소리로 답했다. "아닙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구멍에 침방울이 내려가다가 걸리는 바람에, 윤우선은 컬럭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비어 있는 그녀의 앞니 사이로 큰 침방울이 나오더니, 장옥분의 얼굴에 스프레이처럼 뿌려졌다.장옥분은 순간 화가 나 꼭지가 돌아버렸다. 그래서 손을 뻗어 윤우선의 머리채를 붙잡은 뒤 그대로 침대에서 끌어내렸고,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윤우선은 끌려가는 내내 몸부림 치며 소리를 질러 댔지만 그녀를 도우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그녀가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신 회장 역시도 화장실로 달려가 윤우선이 어떻게 보복을 당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윤우선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별장에서 겪었던 굴욕을 떠올리면 그녀는 속으로 분개해 마지않았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모두 자업자득이야! 네가 이렇게 만든 거라고! 그러니까 잘 즐겨봐!! 이제 겨우 첫 날인데, 함께 지낼 날이 아직 14일이나 남았어!" 말을 마치자, 신 회장은 코웃음을 치며 화장실에서 나왔다.윤우선은 화장실 바닥에 혼자 웅크리고 쪼그려 앉았다. 또 다시 배가 고파왔고, 한기가 그녀의 몸으로 파고 들었다. 그녀는 절망스러움에 한바탕 크게 울고 싶었지만, 장옥분을 생각하자 즉시 자신의 입을 막고 말았다. 하지만 참다 참다 결국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그녀는 두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통곡하고 말았다. 윤우선은 평생 이렇게 처참한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하루동안 겪었던 고생은 자신이 지난 몇 십 년 동안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일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았다! 게다가 여전히 신 회장과 함께 지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리고 자신이 구치소에 얼마나 더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욱 괴로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윤우선이 구치소 화장실에서 두 다리를 부둥켜안고 울고 있을 때, 시후와 김상곤은 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상곤은 집으로 돌아 가는 내내 흥분하여, 끊임없이 콧노래를 불렀다. 그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쳐 흘렀다!!유나와 여빈은 먼저 별장으로 돌아와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과 김상곤이 문 안으로 들어서자, 유나는 재빨리 다가와 급히 물었다. “오늘 엄마를 찾으러 몇 군데나 다녀왔어요??"김상곤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 둘이 계속 찾아보고, 물어보기도 했어.”"그런데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어요? 진짜 아무것도 없다고요?”"없었어.." 김상곤은 손을 내저었다. "아이고, 유나야! 네 엄마는 성인이야! 별일 없을 거라고. 기껏해야 다단계 판매원들에게 속아 넘어갔을 뿐이겠지
원래 유나는 아버지가 술을 마셨다는 걸 몰랐다. 그런데 아빠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갑자기 술냄새가 나는 것이 아닌가? 유나는 순식간에 분노했다. 평소에 아버지께서 술을 좋아하시는 건 알고 있었기에 유나는 이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나 의견이 없었지만, 지금은 실종된 엄마를 찾는다면서 왜 술을 마시고 온 것인가?! 이건.. 분명 엄마를 찾지도 않고.. 술만 마시고 온 것이 분명해!김상곤은 유나가 자신에게 술을 마신 일을 묻자, 급히 입을 막고 뒤로 물러섰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나 술 안 마셨어!”"아빠야말로 헛소리하고 계시네요!" 유나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빠에게서 술냄새가 나요! 밖에 나갈 때까지는 없었는데, 지금은 있다고요! 이거 분명히 중간에 술을 드신 게 틀림없죠?!" 이렇게 말한 그녀는 두 눈에 불을 켜고 김상곤의 옷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기름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더욱 화가 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엄마가 실종되어서 찾지도 못했는데.. 아빠는 찾지도 않고 음식이나 먹고 술이나 드시네요? 얼마나 즐거우셨을까?”김상곤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구, 나 이거.. 아이고.. 나 진짜 아니야!!”유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빠, 지금 제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김상곤은 무의식 적으로 변명을 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가 나더러 가자고 했어!" 그는 급히 시후에게 눈짓을 했다. 그 뜻은 시후가 어서 자신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시후는 눈치가 빨랐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맞아요. 아버님 말이 맞아요. 제가 술 마시자고 불렀어요." 사실 시후는 어쨌든 자신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고, 김상곤은 이미 살짝 취해 있으니, 이럴 때 자기가 한 일이라고 하면 유나는 분명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역시나 유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빠, 이럴 때도 시후 씨에게 뒤집어 씌어요?! 제발 어른스럽게 굴면 안 돼요?"라고 화를 냈다.김상곤은 답답한 표정을 지
유나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더 이상 당신이랑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난 먼저 방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좀 정리해야겠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버렸다.시후는 아내의 모습이 계단 모퉁이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보아하니, 이번 일은 아무래도 쉽게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는 아내 때문에 윤우선을 죽여 버릴 수도 없고, 영영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윤우선이 구치소에서 충분히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할 것 같았기에.. 하지만 윤우선을 다시 돌아오게 하면 굉장히 귀찮을 것이다. 그 여자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겠는가? 아니면, 세뇌를 시켜야 할까? 그건 더 어렵다! 왜냐하면 부작용이 있는데, 바로 의식이 상실된다는 것이다.최우진과 같이 미쳤을 때는 시후가 세뇌한 대로 따를 것이지만, 세뇌가 잠시 중단될 때는 자신의 의식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그럼 윤우선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지금과 다름없이 입을 나불댈 것이고, 이건 굉장히 위험했다. 만약 윤우선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세뇌를 시킬 거라면, 쉴 새 없이 계속 작용해야 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윤우선은 아마도 미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자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직접 윤우선의 입을 막고, 자신의 카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유나가 떠난 후, 넓은 거실에는 시후와 아무 말없던 여빈만 남아 있었다. 여빈은 별장으로 이사를 온 뒤 줄곧 시후와 단둘이 있을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생각되자 여빈은 급히 입을 열었다. "시후 씨, 유나에게 화 내지 마세요. 유나는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머니께서 실종 되니까 초조해서 그런 걸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요, 화를 낼 생각도 없고요. 어쨌든 유나는 내 아
여빈은 시후가 자신의 눈물을 닦아줄 때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도, 유나에 대한 그의 굳건한 고백을 듣자 마음이 아파왔다. 그녀는 목메인 소리로 말했다. "시후 씨.. 만약 유나가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면, 나는 절대 둘 사이를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도 유나가 자기 할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에 당신과 결혼 생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잖아요. 유나의 감정은 이렇게 얕은데, 당신 혼자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그게 얼마나 오래 가겠어요?? 그냥 각자의 길을 걷는 게 더 낫지 않아요??” 그리고 여빈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대체 내가 유나보다 못한 게 뭐예요? 당신이 말만 하면 난 노력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빨리 내 마음을 거절하지 말고, 저에게도 기회를 줘요. 어때요??"시후는 일어서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여빈 씨,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때때로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는 법이에요. 유나 씨에게는 내가 갚아야 할 빚이 있어요. 마치 당신이 나에게 빚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니 저는 이것만으로도, 내가 그녀 곁에 머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유나 씨가 나를 사랑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빨리 알기 위해 조급해하는 것 보다, 여유를 가지고 유나 씨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 탐색하려고 해요. 그리고 이 긴 시간이라면 심지어 유나 씨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난 이미 결혼을 했고, 유나 씨 이외의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도, 계속 나에게 고백할 생각은 아니죠?”여빈은 단번에 시후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 차렸다. 사실 시후는 유나에게 자신이 시후를 대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곧바로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달은 후에도, 그녀는 마음이 아파왔다. 시후가 유나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자신도 시후를 포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닦고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나 봐요
만약 유나가 이 정도로 고집이 세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사람들의 충고를 듣고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자신은 어떤 운명이 되었을까..? 시후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유나와 결혼하기 전까지 시후는 매우 힘든 나날을 보냈다. 보육원은 성인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의 18번째 생일에 보육원 아주머니께서는 아껴둔 용돈으로 시후의 생일 케이크를 사주며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시후는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보육원을 떠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시후는 다시 한 번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아이가 되었다.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시후를 돕고 싶어했고, 그에게 일자리도 소개해 주고 생활비를 주고 싶어했지만, 시후는 그럴 면목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건축 현장을 찾았고,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들을 따라 벽돌을 나르고, 모래를 지고, 시멘트를 메고 노동을 했다. 그는 셋방을 얻기도 아까워, 줄곧 공사장의 판잣집에서 살면서, 가장 싼 음식을 먹었고, 일을 하면서 매우 피곤하고 지치게 되었다. 그는 그럼에도 번 돈의 일부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모두 보육원에 기부했다. 왜냐하면 보육원에는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자신처럼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배려와 사랑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관은 경비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동생들이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는 것은 보장할 수 있었지만,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는 것까지는 보장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자신이 아낀 돈을 동생들의 생활을 개선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건설현장에서 일한 지 4년째 되던 해, 그가 속한 건축팀은 WS 그룹의 사람들에 의해 고용이 되었고 그들에 의해 일감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 공사장을 둘러보러 온 김 회장은 시후를 보게 되었고 시후의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모습과 시후가 거의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회장이 시후의 할아버지를 알게 된 것은 바로 김 회장의 집안이 LCS 그룹의 머
지난 일을 돌이켜보니, 시후는 감개무량했다. WS 그룹에서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었다. 한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김 회장과, 나머지 한 명은 아내 유나였다. 하지만 지금 김 회장은 세상을 떠났으니, WS 그룹 내에서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이제 오직 유나 밖에 없었다. 유나가 지금 베란다에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자, 시후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나를 위로했다. "유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장모님은 꼭 돌아오실 거예요.”유나는 그제서야 시후가 방에 들어왔다는 걸 알았다. 유나는 시후를 한 번 돌아보더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렸는지 쀼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지 않으니까,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거죠. 그리고 당신도 설령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을 테고요.”시후는 그녀가 아직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한숨을 쉬며 다가와 위로했다. “하아.. 여보, 장모님께서 밖에서 큰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 알아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지금 조금 고생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앞으로 장모님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겠어요?”유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당신의 뜻은 잘 알겠어요. 하지만, 엄마가 고생을 하는 것도 통제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일어나야죠! 신변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모든 게 걷잡을 수 없게 되잖아요?"시후는 유나에게 대답했다. "그럼,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찾아보는 게 어때요?"유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일단 잠부터 자요. 내일 일어나면 경찰서에 가서 진행 상황을 물어봐요. 내일도 엄마를 찾지 못하면 실종 정보를 사람들에게 뿌려야겠어요.”"그래요, 구조대나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면 분명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예요.”"그랬으면 좋겠네요..." 유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