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유나는 아버지가 술을 마셨다는 걸 몰랐다. 그런데 아빠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갑자기 술냄새가 나는 것이 아닌가? 유나는 순식간에 분노했다. 평소에 아버지께서 술을 좋아하시는 건 알고 있었기에 유나는 이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나 의견이 없었지만, 지금은 실종된 엄마를 찾는다면서 왜 술을 마시고 온 것인가?! 이건.. 분명 엄마를 찾지도 않고.. 술만 마시고 온 것이 분명해!김상곤은 유나가 자신에게 술을 마신 일을 묻자, 급히 입을 막고 뒤로 물러섰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나 술 안 마셨어!”"아빠야말로 헛소리하고 계시네요!" 유나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빠에게서 술냄새가 나요! 밖에 나갈 때까지는 없었는데, 지금은 있다고요! 이거 분명히 중간에 술을 드신 게 틀림없죠?!" 이렇게 말한 그녀는 두 눈에 불을 켜고 김상곤의 옷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기름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더욱 화가 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엄마가 실종되어서 찾지도 못했는데.. 아빠는 찾지도 않고 음식이나 먹고 술이나 드시네요? 얼마나 즐거우셨을까?”김상곤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구, 나 이거.. 아이고.. 나 진짜 아니야!!”유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아빠, 지금 제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김상곤은 무의식 적으로 변명을 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시후가 나더러 가자고 했어!" 그는 급히 시후에게 눈짓을 했다. 그 뜻은 시후가 어서 자신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시후는 눈치가 빨랐기에,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맞아요. 아버님 말이 맞아요. 제가 술 마시자고 불렀어요." 사실 시후는 어쨌든 자신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고, 김상곤은 이미 살짝 취해 있으니, 이럴 때 자기가 한 일이라고 하면 유나는 분명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역시나 유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아빠, 이럴 때도 시후 씨에게 뒤집어 씌어요?! 제발 어른스럽게 굴면 안 돼요?"라고 화를 냈다.김상곤은 답답한 표정을 지
유나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더 이상 당신이랑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난 먼저 방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좀 정리해야겠어요." 말을 마치자 그녀는 계단을 올라가버렸다.시후는 아내의 모습이 계단 모퉁이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보아하니, 이번 일은 아무래도 쉽게 처리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는 아내 때문에 윤우선을 죽여 버릴 수도 없고, 영영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윤우선이 구치소에서 충분히 고통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할 것 같았기에.. 하지만 윤우선을 다시 돌아오게 하면 굉장히 귀찮을 것이다. 그 여자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겠는가? 아니면, 세뇌를 시켜야 할까? 그건 더 어렵다! 왜냐하면 부작용이 있는데, 바로 의식이 상실된다는 것이다.최우진과 같이 미쳤을 때는 시후가 세뇌한 대로 따를 것이지만, 세뇌가 잠시 중단될 때는 자신의 의식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그럼 윤우선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지금과 다름없이 입을 나불댈 것이고, 이건 굉장히 위험했다. 만약 윤우선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세뇌를 시킬 거라면, 쉴 새 없이 계속 작용해야 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윤우선은 아마도 미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자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가 직접 윤우선의 입을 막고, 자신의 카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유나가 떠난 후, 넓은 거실에는 시후와 아무 말없던 여빈만 남아 있었다. 여빈은 별장으로 이사를 온 뒤 줄곧 시후와 단둘이 있을 기회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생각되자 여빈은 급히 입을 열었다. "시후 씨, 유나에게 화 내지 마세요. 유나는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머니께서 실종 되니까 초조해서 그런 걸 거예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알아요, 화를 낼 생각도 없고요. 어쨌든 유나는 내 아
여빈은 시후가 자신의 눈물을 닦아줄 때의 부드러움을 느끼면서도, 유나에 대한 그의 굳건한 고백을 듣자 마음이 아파왔다. 그녀는 목메인 소리로 말했다. "시후 씨.. 만약 유나가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면, 나는 절대 둘 사이를 방해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도 유나가 자기 할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에 당신과 결혼 생황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잖아요. 유나의 감정은 이렇게 얕은데, 당신 혼자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그게 얼마나 오래 가겠어요?? 그냥 각자의 길을 걷는 게 더 낫지 않아요??” 그리고 여빈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대체 내가 유나보다 못한 게 뭐예요? 당신이 말만 하면 난 노력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빨리 내 마음을 거절하지 말고, 저에게도 기회를 줘요. 어때요??"시후는 일어서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여빈 씨, 사람의 마음이라는 건 때때로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는 법이에요. 유나 씨에게는 내가 갚아야 할 빚이 있어요. 마치 당신이 나에게 빚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러니 저는 이것만으로도, 내가 그녀 곁에 머물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유나 씨가 나를 사랑하는지 여부에 대해서 빨리 알기 위해 조급해하는 것 보다, 여유를 가지고 유나 씨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 탐색하려고 해요. 그리고 이 긴 시간이라면 심지어 유나 씨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난 이미 결혼을 했고, 유나 씨 이외의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도, 계속 나에게 고백할 생각은 아니죠?”여빈은 단번에 시후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 차렸다. 사실 시후는 유나에게 자신이 시후를 대하는 것처럼 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후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자, 그녀는 곧바로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달은 후에도, 그녀는 마음이 아파왔다. 시후가 유나를 포기하지 않으려 하는 것처럼, 자신도 시후를 포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눈물을 닦고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나 봐요
만약 유나가 이 정도로 고집이 세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사람들의 충고를 듣고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자신은 어떤 운명이 되었을까..? 시후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유나와 결혼하기 전까지 시후는 매우 힘든 나날을 보냈다. 보육원은 성인을 받지 않기 때문에, 그의 18번째 생일에 보육원 아주머니께서는 아껴둔 용돈으로 시후의 생일 케이크를 사주며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시후는 눈물을 머금고 그렇게 보육원을 떠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시후는 다시 한 번 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아이가 되었다.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시후를 돕고 싶어했고, 그에게 일자리도 소개해 주고 생활비를 주고 싶어했지만, 시후는 그럴 면목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건축 현장을 찾았고,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들을 따라 벽돌을 나르고, 모래를 지고, 시멘트를 메고 노동을 했다. 그는 셋방을 얻기도 아까워, 줄곧 공사장의 판잣집에서 살면서, 가장 싼 음식을 먹었고, 일을 하면서 매우 피곤하고 지치게 되었다. 그는 그럼에도 번 돈의 일부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모두 보육원에 기부했다. 왜냐하면 보육원에는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자신처럼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배려와 사랑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관은 경비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동생들이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는 것은 보장할 수 있었지만,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옷을 입는 것까지는 보장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자신이 아낀 돈을 동생들의 생활을 개선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건설현장에서 일한 지 4년째 되던 해, 그가 속한 건축팀은 WS 그룹의 사람들에 의해 고용이 되었고 그들에 의해 일감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 공사장을 둘러보러 온 김 회장은 시후를 보게 되었고 시후의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모습과 시후가 거의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 회장이 시후의 할아버지를 알게 된 것은 바로 김 회장의 집안이 LCS 그룹의 머
지난 일을 돌이켜보니, 시후는 감개무량했다. WS 그룹에서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었다. 한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김 회장과, 나머지 한 명은 아내 유나였다. 하지만 지금 김 회장은 세상을 떠났으니, WS 그룹 내에서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이제 오직 유나 밖에 없었다. 유나가 지금 베란다에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자, 시후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나를 위로했다. "유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장모님은 꼭 돌아오실 거예요.”유나는 그제서야 시후가 방에 들어왔다는 걸 알았다. 유나는 시후를 한 번 돌아보더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렸는지 쀼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지 않으니까,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거죠. 그리고 당신도 설령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을 테고요.”시후는 그녀가 아직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한숨을 쉬며 다가와 위로했다. “하아.. 여보, 장모님께서 밖에서 큰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 알아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지금 조금 고생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앞으로 장모님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겠어요?”유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당신의 뜻은 잘 알겠어요. 하지만, 엄마가 고생을 하는 것도 통제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일어나야죠! 신변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모든 게 걷잡을 수 없게 되잖아요?"시후는 유나에게 대답했다. "그럼,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찾아보는 게 어때요?"유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일단 잠부터 자요. 내일 일어나면 경찰서에 가서 진행 상황을 물어봐요. 내일도 엄마를 찾지 못하면 실종 정보를 사람들에게 뿌려야겠어요.”"그래요, 구조대나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면 분명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예요.”"그랬으면 좋겠네요..." 유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방으
한편, 위층의 상곤은 밤새 설레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했다. 그는 자신과 미정의 과거를 여러 번 회상했고, 계속해서 생각할 수록 이미 완전히 미정에게 빠져들었다. 그녀를 생각할수록 그는 그녀와의 재회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다음 날 아침,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김상곤은 오히려 생생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일찌감치 일어나 씻은 뒤 수염도 깔끔하게 정리했고, 희끗희끗 해진 자신의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고 스프레이로 고정시켰다. 그리고 구석에 박혀 있던 고급 양복을 찾아 냈다. 이 양복은 당시 WS 그룹이 한창 잘 나갈 때, 자신이 특별히 이탈리아에서 주문 제작한 양복이었다. 자신은 WS 그룹의 둘째 아들이었고, 김 회장도 자신에게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 때는 매일 밖에 나가도 제법 체면이 섰었다.다행히도 김상곤은 요 몇 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지 못한 탓인지 살이 안 쪘고, 양복이 여전히 몸에 맞았다. 옷을 갈아 입은 후, 상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사람이 좋은 일이 생기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했으니, 김상곤의 얼굴에 드러난 웃음기는 전혀 막을 수가 없었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미정이 지금의 자신을 본다면,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가슴이 벅차서, 즉시 공항으로 달려가 미정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비행기가 착륙하려면 11시가 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이른 시간이라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와 부엌으로 왔다.부엌에서, 유나와 여빈은 식탁에 앉아 우유를 마시고 있었고 시후는 여전히 계란 후라이를 하고 베이컨을 굽고 있었다. 여빈은 상곤을 보자 놀라 소리쳤다. "우와! 아저씨, 오늘 정말 멋있으신데요?”"그래?" 김상곤은 쑥스러워 허허 웃으며 "괜찮니?"라고 물었다.여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말 근사하세요!”유나는 이때 고개를 들었고, 아버지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양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빠, 지금 뭐
아버지가 첫사랑을 만날 것을 알아차린 유나는 "안 가요!"라며 거침없이 거절했다.김상곤은 수를 썼다. "그럼 은 서방이 나와 함께 가는 걸 막지 마, 어쨌든 둘 중 하나는 날 따라와야 하니까!”"아빠!!!" 유나는 화를 참지 못했다. "아빠는 지금 동창과 밥을 먹는 게 중요해요? 아니면 엄마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해요? 아빠는 대체 마음이 있으신지 저는 전혀 모르겠네요!!""나는 이미 잘 알고 있지, 당연히 동창들과 밥을 먹는 게 더 중요하다!”"하아.. 아빠.." 유나는 늘 성격이 좋았지만, 지금은 정말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김상곤은 순간 무심코 말을 뱉었다. "유나야, 네가 알아야 할 게 있어... 이 세상은 모두가 네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 우리 가족은 모두 네 명이야. 그리고 나와 네 엄마는 각자 원하는 게 있다. 너는 네 엄마 편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랑 은 서방에게 그걸 강요할 수는 없어. 우리는 각자의 생활이 없니? 그리고 우리가 각자 스스로 원하는 게 없을 것 같냐?" 그러자 김상곤은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말이다,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루도 못하는데, 네 엄마를 찾으러 나가야 한다고? 그럼 평생 네 엄마를 못 찾으면 나는 다른 일을 안 하고, 평생 네 엄마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죽으라는 거냐? 이럴 거면 난 차라리 집을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유나는 갑자기 할 말이 없었다. 아버지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의 말에는 다소 일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는 늘 엄마에게 오랫동안 기가 눌려 지내다가, 지금 엄마가 갑자기 실종되는 바람에 그에게 일종의 해탈이자 일종의 석방이 된 것이었다. 유나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럼 친구들과 모이는 건 반대는 안 할게요. 하지만 끝나면 나를 도와서 엄마를 찾아야 해요?!”"좋아, 좋아. 걱정 마, 그때는 내가 최선을 다할게!”마침, 시후가 계란과 베이컨을 들고 식탁을 향해 왔는데, 김상곤의 차림을 보고 놀랐다. "와아!
윤우선은 이것이 위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밥을 먹거나, 심지어 손을 뻗어 도시락을 집어들기만 하면 또 맞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장옥분에게 애원했다. "저 언니.. 어제도 때리고, 욕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니 자비를 베풀어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장옥분은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용서해주면, 누가 내 죽은 엄마를 되살릴 수 있겠어? 우리 엄마가 농약을 마셔서 결국 병상에서 숨도 못 쉬고, 산 채로 숨이 막히며 괴로워했는데, 얼마나 비참 했는지 알아?”윤우선은 콧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저..저는 당신이 효녀라는 건 알지만, 전 당신 어머니를 해친 적이 없는데..”"쓸데없는 말 하지 마! 우리 엄마는 너 같은 며느리 때문에 죽었어, 그래서 난 네 년을 보면 기분이 더러워! 징그럽기까지 해! 지금 고조선이 아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단칼에 널 찔러 버렸을 걸?”옆에 있던 신 회장은 의기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옥분 씨 자네 말이 맞아! 저런 년은, 옛날에는 돼지 우리에 넣었을 걸?! 짐승 우리에 가두었다가 강에 던져 바로 익사시켰을 걸?”윤우선은 겁에 질려 말도 못하고 밥도 먹으러 가지 못하고는 장옥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서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행동했다.장옥분은 자신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만두 하나를 간장 종지에 찍어 남은 것들 모두 한입에 먹어 버렸다. "아이고, 아직도 배가 안 부르네..?”그러자 한 여자가 플라스틱 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옥분 언니, 저기 아직 하나 남았어요! 하나 더 먹어요!” 장옥분은 일부러 웃음을 머금고 윤우선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아이고, 내가 한 그릇 더 먹을게, 괜찮지?”"아, 네 드세요!" 윤우선이 어찌 감히 한 마디 하겠는가? 그녀는 마늘 찧듯이 고개만 끄덕였다.“그래, 문제없으면 됐어. 나는 운동량이 많아서 밥도 많이 먹거든..” 그녀는 플라스틱 바구니로 가서 안에 있는 도시락도 꺼냈고, 개봉 후에는 한 손에 만두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
원래 시후는 이중열이 당분간 한인 타운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홍콩으로 가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가휘가 참지 못하고 먼저 문제를 일으키려 하니, 시후도 어쩔 수 없이 홍콩으로 가야만 했다. 홍콩과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비행기로 편도만 해도 최소 10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시후는 최소 3~5일, 어쩌면 더 오래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시후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유나였다.비록 시후가 블랙 드래곤의 여자 대원들을 배치해 유나를 몰래 보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혼자 미국에서 학업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현재 김상곤은 중국에서 문화 교류 활동 중이라, 미국에 와서 유나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장모 윤우선 뿐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직접 유나에게 자신이 홍콩으로 가야 하고, 장모님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하면 조금 어색할 것 같았다. 게다가 유나와 상의한다 해도 그녀는 장모님을 모셔오는 대신, 자신에게 홍콩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자기 걱정은 말라고 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윤우선은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럭셔리 외제차와 저택, 시후가 준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미국으로 오게 한다면 오히려 귀찮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 윤우선을 데려오기 위한 핑계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뒤 유나에게, 자신은 홍콩에 고객이 있어 가야 하지만 마침 장모가 와 있으니 그녀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윤우선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시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약간의 계획 만으로도 그녀를 데려올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즉시 송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송회장님,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송민정은 주저 없이
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물었다. “은서야, 창재 씨 아직 거기 있어?” 고은서는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보내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런데, 시후 오빠, 오늘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우 언니가 말하길 오늘 밤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 하던데?”시후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고은서는 시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충격을 받아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잔인한 괴한들이 있을 수 있어...?” 그녀는 이어서 자책하는 말도 했다. “시후 오빠, 혹시 우리 팀에 내부자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겠어..?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에 공격을 시작했다면, 아마 공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게 분명한데...”“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확실히 내부자로 의심되는 건 내 셋째 외숙모뿐인데, 그녀는 이미 죽었어. 내 생각엔 괴한들이 네 공연 흐름을 몰랐을 거야. 언제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인지도 몰랐을 것이고.. 그들이 정확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건 내 외숙모가 그 안에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야.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때 괴한들에게 알려 줬을 가능성이 커.”고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오빠가 그러지 않았어? 외숙모가 신호 방해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그녀도 범죄자들과 연락할 수 없을 텐데...”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방해 장비를 가지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 장비를 계속 켜두는 건 불가능해. 만약 계속 켜뒀다면 다른 사람들이 벌써 이상함을 눈치챘을 걸. 내 생각에는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순간이 오자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방해 장치를 켰을 거야. 괴한들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들이닥친 걸 보면, 짧은 차단 시
홍콩에서 유성으로 불리는 유가휘에 대해, 시후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건 그가 이중열에게 한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라, 비록 이중열이 이 사건에서 약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이중열에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가휘가 자기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이중열에게 복수하려는 것도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유가휘에 대해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바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당시 이중열이 식당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중열은 제일 먼저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시후의 아버지는 즉시 홍콩으로 가 유가휘와 합의를 맺어 이중열을 놓아주기로 했고, 그 덕에 이중열은 일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부모님이 LCS 그룹에서 나오게 되면서, 시후의 부모님이 사망하게 되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이중열을 사냥하기 위해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보내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적이 잠시 중단된 이유는 바로 고선우가 시후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고은서가 시후를 찾았다. 그래서 만약 고선우가 병이 낫지 않았다면 유가휘는 또 다시 협정을 어겼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중열은 아마도 상금을 노리는 킬러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유가휘는 이제 ‘우회적으로’ 자신이 고선우와 했던 약속을 회피하려고 하자, 그 행동을 본 시후는 더욱 분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리를 저버린 유가휘의 품성에 대해 시후는 극도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고은서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서는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창재에게 건네며, 시후의
고은서는 놀라며 물었다. "창재 씨, 일어나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나에게 말해봐요."창재는 울면서 말했다. "삼촌이 경찰에 잡혀갔어요. 그들은 삼촌을 이민청에 넘기겠다고 했어요. 누군가 이민청에 삼촌이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거예요.. 경찰은 최대 5일 안에 삼촌을 홍콩으로 추방한다고 했어요..."고은서는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그게 바로 그 홍콩 갑부라는 사람이 한 짓인가요?!"창재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마 맞을 거예요!" 그가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갔다. "전에 경찰이 우리 가게에 와서 당신과 시후 형님에 대해 조사를 했어요. 삼촌은 정보를 노출시키는 게 두려워서 미리 CCTV의 하드디스크를 부숴서 경찰이 헛발질을 하게 만들었죠. 그 후, 삼촌은 짐을 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가게를 저에게 맡기겠다고 했어요. 제 생각엔 삼촌이 미국 경찰이 홍콩 경찰에게 조사를 의뢰할 걸 예상했을 것이고, 유성이 그 때문에 삼촌의 행방을 파악한 것 같아요..."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유성이라는 자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삼촌을 놓지 않으려고 하네..." 그녀는 곧바로 창재에게 말했다. "창재 씨, 너 지금 너무 초조해하지 마요. 아직 시간이 몇 일이 남았으니까요.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창재는 긴장하며 말했다. "누나, 제가 볼 때 경찰은 꽤 괜찮은 사람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 걱정되는 건 유성이 이미 뉴욕 경찰의 윗선을 매수한 게 아닐까 하는 거예요. 만약 특별한 절차를 밟아서 오늘 밤 삼촌을 바로 추방하면 어떡하죠?"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불법 체류 문제는 법적 절차가 있는 것이고, 명확한 법적 규정이 있어요. 오늘 잡았다고 해서 오늘 밤 바로 송환할 수는 없죠. 만약 뉴욕 경찰이 감히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나는 뉴욕시 정부에 항의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 말이 끝나자 고은서는 김지우에게 말했다. "언니, 우리 측 미국 변호사에게
김지우는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비록 그녀의 평소 성격이 다소 괄괄하고 거친 면이 있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은 그녀가 평생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두 눈으로 제이크 한의 시체를 목격했고, 시후의 외숙모가 독살당한 장면을 보았으며, 자신의 팀원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멘탈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여전히 공연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팀의 책임자였기 때문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고은서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버렸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은서는 김지우의 모습에 놀라며 급히 물었다. "VIP 구역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후 오빠가 있는데, 무슨 큰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내가 듣기로 '호랑이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은 언니가 이렇게 울고 있다니?!"김지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몰라... 공연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뭐?!" 고은서는 눈이 커지며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 오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셔?!"김지우는 급히 답했다. "그들은 괜찮아, 다만 Samson 그룹에서 한 여자가 독살 당했어..." 그 후, 김지우는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은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은서는 이를 듣고 놀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기의 공연 중에 이런 심각하고 끔찍한 공격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Samson 그룹 가족들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은서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살당한 여자가 시후의 외숙모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다음, 그녀에게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묻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김지우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일부
사실 김지우는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스태프들의 뒤처리를 계속하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시후와 유나가 VIP 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을 하러 온 것이었으며, 임무를 마친 후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무대 뒤로 가서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공연장 밖에서는 창재가 보안 직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었다. "저는 혜리 씨를 정말로 알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한 일입니다! 제발 혜리 씨에게 제 이름을 전해주세요. 저는 창재라고, 한인 타운의 삼겹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혜리 씨가 분명히 저를 알 거예요!"보안 직원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됐어, 오늘 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 이야기가 제일 별로야! 혜리가 어떻게 당신 같은 식당 직원이랑 알게 되겠어?"창재는 급하게 말했다. "저는 정말로 진실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제가 하나라도 거짓말했다면 하늘이 제게 벌을 내릴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전해주세요, 그냥 이름만 전해주시면 되는 겁니다!"보안 직원은 그를 밀쳐내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됐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당신 말도 안 믿어. 설사 믿는다 해도, 나 역시도 혜리와 말을 할 자격도 없어. 당신 정말 날 너무 높게 보는 거라고!"창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혜리를 만날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가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지만, 여기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최선의 선택은 그녀의 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서, 그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면, 그는 그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촌은 구출될 것이다! 생각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공연장 VIP 통로의 출구로
공연 현장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혜리의 글로벌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을 열광적으로 지켜보았다. 공연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팬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그녀의 무대를 즐겼다.유나는 시작한 지 수십 분 정도의 공연을 놓쳤지만, 이후 1시간 넘게 이어진 흠잡을 데 없는 공연 덕분에 이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잊었다. 공연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났다.그 이유는 현장에 있는 팬들이 끊임없이 ‘앵콜’을 외치며 추가 공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혜리는 다섯 번이나 무대에 다시 올라와 다섯 곡을 더 불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앵콜을 외쳤다.하지만 공연이 팬들의 열정에 따라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었다. 다섯 번째 앵콜 무대 후, 혜리는 무대 아래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내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켜졌다. 스태프들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오늘 밤 공연이 종료되었으니 질서 있게 퇴장해달라고 공지했다.팬들은 조명이 모두 켜지고 종료 안내가 나오면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팬들은 매우 질서 있게 퇴장을 시작했다.이때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도 가요. 지금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차를 뺄 수 있어서 편할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면 수만 명이 다 밖으로 나올 텐데, 그럼 분명히 교통 체증으로 엉망일 될 거예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여보, 꼭 기억해요. 다음 공연도 나랑 같이 가줘야 해요....""알겠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 공연은 모레 보스턴에서 열리죠? 꼭 같이 가줄게요!"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후의 팔을 잡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요."두 사람이 VIP 룸을 나섰을 때, VIP 구역에서는 이미 피의 흔적이나 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유나의 눈에는, 이곳은 처음 왔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엘리베이터 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김지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