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이것이 위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밥을 먹거나, 심지어 손을 뻗어 도시락을 집어들기만 하면 또 맞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장옥분에게 애원했다. "저 언니.. 어제도 때리고, 욕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니 자비를 베풀어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장옥분은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용서해주면, 누가 내 죽은 엄마를 되살릴 수 있겠어? 우리 엄마가 농약을 마셔서 결국 병상에서 숨도 못 쉬고, 산 채로 숨이 막히며 괴로워했는데, 얼마나 비참 했는지 알아?”윤우선은 콧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저..저는 당신이 효녀라는 건 알지만, 전 당신 어머니를 해친 적이 없는데..”"쓸데없는 말 하지 마! 우리 엄마는 너 같은 며느리 때문에 죽었어, 그래서 난 네 년을 보면 기분이 더러워! 징그럽기까지 해! 지금 고조선이 아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단칼에 널 찔러 버렸을 걸?”옆에 있던 신 회장은 의기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옥분 씨 자네 말이 맞아! 저런 년은, 옛날에는 돼지 우리에 넣었을 걸?! 짐승 우리에 가두었다가 강에 던져 바로 익사시켰을 걸?”윤우선은 겁에 질려 말도 못하고 밥도 먹으러 가지 못하고는 장옥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서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행동했다.장옥분은 자신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만두 하나를 간장 종지에 찍어 남은 것들 모두 한입에 먹어 버렸다. "아이고, 아직도 배가 안 부르네..?”그러자 한 여자가 플라스틱 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옥분 언니, 저기 아직 하나 남았어요! 하나 더 먹어요!” 장옥분은 일부러 웃음을 머금고 윤우선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아이고, 내가 한 그릇 더 먹을게, 괜찮지?”"아, 네 드세요!" 윤우선이 어찌 감히 한 마디 하겠는가? 그녀는 마늘 찧듯이 고개만 끄덕였다.“그래, 문제없으면 됐어. 나는 운동량이 많아서 밥도 많이 먹거든..” 그녀는 플라스틱 바구니로 가서 안에 있는 도시락도 꺼냈고, 개봉 후에는 한 손에 만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시후는 차를 몰고 장인을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두 시간 남짓 남았지만 김상곤은 이미 서두르고 있었다. 청년재 별장을 나오자 그는 급히 시후에게 "은 서방, 혹시 주변에 꽃집 어디 있는지 아는가? 장미꽃 한 다발 사서 가고 싶은데.."라고 물었다."아버님, 그 분의 아들이 있는데, 아들 앞에서 장미꽃을 선물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아, 자네 말이 맞네 그럼 평범한 꽃다발을 사가야겠다.”"제가 아는 꽃집이 있는데, 그렇게 멀지 않으니 먼저 꽃을 사러 가시죠.”꽃집에 도착하자, 시후는 5만 원 정도를 주고 가게 주인에게 우정을 상징하는 꽃다발을 맞춰 달라고 부탁하고, 김상곤을 데리고 차로 돌아왔다.김상곤은 꽃다발을 들고 감격에 겨워 웃었다. "하하하, 사장님 솜씨가 굉장히 좋아? 미정이 좋아할 거야!"시후는 빙긋 웃으며, 속으로 장인 어른이 정말 한미정이라는 여자에게 푹 빠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미정이라는 분이 만약 장인 어른에게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 아마 두 사람이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시후도 마음속으로 장인 어른을 동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 아내 유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윤우선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장인어른은 지금은 비록 즐겁게 옛 애인을 만날 수 있지만, 얼마 후에 윤우선이 풀려나게 되면 분명 고달픈 생활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게다가 만약 윤우선이 한미정이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얼마나 소란을 피워댈까..? 그때가 되면, 김상곤의 일상은 전보다 더 서글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당연히 장인에게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그의 하루는 매일이 흥분되는 나날들이기에, 그를 내버려 두고, 윤우선이 나오기 전에 첫사랑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그러자 김상곤은 "아 참, 은 서방, 버킹엄 호텔에는 예약해 놨지?"라고 물었다."그럼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
외모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기성세대 지식인들과 같은 지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이 나이대의 스타 중에 이영애가 있는데, 그녀는 이 나이 대의 스타들 중 가장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여성 중 한 명이지만, 한미정은 이영애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이영애는 이미 50대 초반인데, 여전히 아름다운 풍모를 가지고 있었고 한미정의 실제 나이는 이영애보다 조금 더 많았지만 오히려 예닐곱 살 더 젊어 보였다! 이게 어디 오십 대 아줌마라는 말인가!? 이 사람은 완전히 30대 후반의 마흔도 안 되는 여성 같아!시후는 정말 놀랐다. 그는 장인의 첫사랑이 이렇게 나무랄 데 없는 미인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젊었을 때는 분명 더욱 더 아름다웠을 것이다! ‘세상에!’ 시후는 김상곤이 굉장히 부러웠다. 이 장인이 어찌 이런 슈퍼 미녀와 연애를 할 수 있었겠는가! 동시에 시후는 김상곤을 더욱 동정하게 되었다. 윤우선 때문에, 그는 아름다운 첫사랑을 잃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았을 것이다!김상곤은 지금도 눈앞에 아름다운 미정을 보며 시후보다 더 자신을 동정하고 있었다. 왜 20여 년이 지나도록 한미정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가..? 왜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울까? 왜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옅은 웃음과 옅은 보조개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 번 보고 긴장하여 자신의 다리를 못 내딛게 만드는 걸까? 이때 한미정은 밝은 걸음으로 김상곤에게 다가와 그를 응시하며 말했다. "상곤아, 우리가 20년이 넘게 못 보게 될 줄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어!”김상곤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그래, 미정아,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네?!”시후는 장인이 한미정에게 말할 때 꽃을 안고 있다가 주는 것을 잊은 것처럼 보이자, 급히 뒤에서 그를 재촉했다."아버님, 꽃다발을 아버님께서 안고 계시면 안 되죠. 하하.. 어서 드리십시오."김상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폴은 한국어를 정말 잘해서 눈을 감고 들으면, 전혀 미국인이 말하는 것 같지 않았기에 시후도 깜짝 놀라 악수를 하면서 말했다. "한국어는 정말 나무랄 데가 없네요?"폴은 겸손하게 웃으며, "은 선생님, 과찬이십니다!"라고 말했다.옆에서 김상곤이 다급하게 말했다. "참, 미정아, 내가 버킹엄 궁전 호텔에 룸을 예약했어. 그럼 먼저 가서 밥 한 끼 먹고 바람 좀 쐬자!"미정은 방긋 웃으며 “정말 고마워, 멀리서 우리를 마중나와 주고 밥도 사주고.."라고 말했다."당연한 일이지!" 김상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침 우리가 차를 몰고 왔으니, 우리 바로 갑시다!"라고 지체없이 말했다."좋아." 미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폴에게 "아들, 기사님에게 말씀드려서 회사 차를 타지 않는다고 하자!”폴은 "네, 엄마, 기사님께 전화해서 일단 호텔 방으로 짐부터 다 보내라고 할게요."라며 웃었다."그래!"폴은 김상곤과 시후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 "삼촌, 은 선생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화 좀 할게요. 죄송합니다."김상곤은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고, 이 아이 좀 봐, 이렇게 예의 바르다니, 나한테 이렇게까지 사양할 필요 없어."폴은 "당연한 일인데요?"라며 웃었다. 말을 마치고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김상곤은 그제서야 한미정에게 물었다. “미정아, 아들과 귀국했는데 국내에 운전기사까지 뒀어?”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폴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줄곧 귀국해 정착하고 싶었어. 하지만 폴은 평생 아버지가 일궈 놓은 정성을 한 순간에 놓아 버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반 년 전부터 조금씩 국내로 업무를 이전했어."라고 말했다."그럼 회사를 한국으로 이전한 거야??"라며 김상곤은 놀라워했다."맞아. 하지만 일에 대한 건 내가 별로 관여하지 않고 폴이 다 챙기고 있어.”김상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콤플렉스를 느꼈다. 미정과 아들이 귀국해서 정착하고, 심지어 기업까지 옮겨왔는데, 이렇게 많
외국인 운전사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롤스로이스의 트렁크를 열고 폴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모두 받아서 트렁크에 넣었다. "회장님, 이사장님과는 이 차로 안 가십니까?”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옛 동창의 차를 타고 갈 테니 먼저 가세요."라고 했다.김상곤은 호화로운 신형 롤스로이스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 차의 금액을 그는 대략 알 수 있었다. 이 차는 몇 억은 그냥 부르는 차였고 게다가 이 차에 순금의 마크까지 달려 있으니 더욱 더 비싼 금액일 것이다. 그래서 김상곤은 더 수준 차이를 느꼈다.그는 미정에게 쑥스러운 듯 말했다. "아이구 미정아, 아니면 이 차를 타고 가는 게 좋겠어.. 내 차는 좀 수준에 맞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네가 우리 차를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된다..""상곤아, 우리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내가 허영심이 강한 사람인가?"김상곤은 갑자기 당황했다. "그.. 그건 아니지만, 내 차는 그냥 평범한 BMW 5시리즈라서.. 혹시나 불편할까 봐 걱정되네..”"상곤아, 지금 왜 그런 걸 신경 쓰니? 롤스로이스도 좋고, BMW 5도 좋아. 설령 그 당시 남학생들에게 유행했던 오토바이를 네가 타고 왔어도 난 함께 탔을 거야! 그래도, 아마 지금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면 좀 힘들 수도 있긴 하겠지?”미정이 이렇게 말하자 상곤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는 미정이 롤스로이스에 익숙해서 자신의 BMW 5시리즈에 타면 뭔가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싫어한다면, 자신의 체면도 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폴이 이때 낮은 목소리로 미정에게 말했다. "어머니, 이 차를 타세요. BMW 5시리즈는 편안함이 떨어져 적응을 못할 것 같은데.."미정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앞으로 옛 친구들을 만나면 이 차를 운전하지 마! 알겠지? 롤스로이스는 넣어 두고, 회사에 가장 일반적으로 모는 승용차가 있는지 물어봐! 20년 넘게 미국에서 살다가 돌아오니 친구들이랑 너무 거리
운전사는 롤스로이스를 몰고 갔고, 시후도 장인 어른의 BMW 5시리즈를 몰고 왔다. 세 사람 앞에서 차가 멈추자마자 상곤은 급히 뒷문 문을 열었고, 한미청에게 "미정아, 먼저 타."라고 말했다.미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허리를 굽혀 차에 올랐다. 이어 폴이 반대편 뒷줄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앉으려 했는데, 상곤은 "아이고 폴~ 자네와 시후가 모두 젊으니, 아마 화제가 많을 거야, 그러니 자네가 조수석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 봐!"라고 말한 뒤 폴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미 미정의 옆 자리에 앉아 버렸다.폴은 어쩔 수 없이 조수석에 탔다. 시후가 시내로 차를 몰자 뒷줄의 김상곤은 쑥스러운 듯 미정에게 물었다. "아이구 미정아.. 이 차는 롤스로이스에 비해서 좀 그렇지?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다..""상곤아, 내가 이미 말했잖아. 이제 더 이상 말 안 해도 돼." 미정이 말했다.“그래 그래, 네가 신경 쓴다는 게 아니라, 단순히 이 차가 너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 네가 지금 어디 50세의 중년 같냐? 보기만 해도 마흔도 안 되는 것 같아! 그러니 넌 롤스로이스처럼 최고급 차를 타는 게 어울리니까~"미정은 상곤이 자신을 칭찬하자 홍조를 띠며 웃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넌 여전히 말을 참 잘하네~ 호호..”상곤은 "내가 하는 말은 다 진심이야."라며 웃었다.한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참,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었다.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그럭저럭 지냈는데, 솔직히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아무것도 뜻 대로 안 되었어..”미정은 낮은 목소리로 "너와 우선이는.. 행복하지 않니?"라고 물었다.“행복?” 김상곤은 쓴웃음을 지으며 "나와 그녀는 20여 년 동안 그 단어와 가까웠던 적이 한 번도 없어..” 김상곤의 쓴웃음 속에 감출 수 없는 아픔이 있는 것을 보니 한미정의 맑은 눈에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스쳤다. 그녀는 대학 졸업 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은 일이 일어났던 것을 떠올렸다. 그 날, 윤우
마침, 한 미국 남학생이 그녀에게 미친 듯이 구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화가 나고 상곤에 대해 빨리 잊어버리고 싶어서 상대방의 구애에 응했다. 그래서 둘은 곧 결혼을 했고, 그리고 곧 아이를 갖게 되었다. 남편은 그녀에게 아주 잘해주었고 평생 그녀를 보호했지만, 그녀는 지난 20년 동안 자신의 전 남자 친구를 잊지 못했다.그녀는 이후에 그 때 겪었던 일들을 돌아보고 나서야, 자신이 처음에 너무 빨리 일을 처리하여 다른 사람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그 절친이라고 했던 윤우선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찾아와서 참회한 것이 아니라 미정 자신이 이 일에 개의치 않기를 바랐던 것이고 김상곤을 속이려 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평소의 미정의 성격이 착한 것을 알았던 윤우선은 자신이 김상곤을 쉽게 놓아줄 것을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그때의 미정은 너무 어리고, 너무 교만했고 인간으로서의 원칙과 감정의 순결 만을 중시했기 때문에,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하고 윤우선의 꼬임에 넘어가 버린 것이었다!하지만 상곤을 잊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미정의 결혼생활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매우 사랑했고, 그녀는 좋은 아내로써 책임과 의무를 다했으며, 그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고 심지어 사업상으로도 남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녀는 단지 자신이 그를 늘 공경하고, 마치 손님처럼 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비록 자신은 그에게 매우 감사하고, 그를 존중하고, 심지어 그를 사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 없는 결혼생활이 계속 되었고, 그녀의 남편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미정은 남편이 안장되기 전까지 일편단심으로 그를 보살폈다. 그리고 마침내, 남편이 묻힌 뒤 미정의 마음은 텅 비어 있었다. 그제야 그녀는 아내로서 남편에게 해야 할 모든 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혜로웠고, 충성스러웠고, 가정적이고, 자식을 낳고 기르는 것까지, 하
이를 떠올리며 눈을 붉히던 김상곤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후는 지금의 한미정이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완벽 했기에, 윤우선보다 10만 배는 더 낫다고 생각했다. 김상곤은 이런 전 여자친구와 비교할 바가 못 되는 여자와 20년 넘게 살아 왔는데.. 지금 한미정을 보면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미정은 김상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그녀도 지금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충동적으로 상곤을 떠났던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20여 년 동안 그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고, 한미정 그녀 자신도 진정한 사랑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두 사람은 모두 같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이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두 사람이 힘들어 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왜 헤어졌을까? 상곤과 윤우선이 하룻밤을 지냈다고 들은 날, 사실 미정은 상곤이 윤우선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다. 그 날 일은 분명 의식을 완전히 잃었을 것이고, 그를 틈타 윤우선이 침대로 기어 들어가서 생긴 일이었을 것이라는 것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 모든 게 윤우선이 뒤에서 꾸민 짓이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 오기를 참지 못했었다. 그 결과는? 두 사람 모두 20여 년 동안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미정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그래서 슬그머니 자신의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상곤의 손에 쥐어 주었다. 상곤은 지금껏 창밖으로 얼굴을 돌린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한미정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었다가 갑자기 자신의 손에 손수건이 쥐어지니 미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미정의 두 눈가에도 눈물이 글썽글썽한 것이 보였다.지금 이 순간, 상곤은 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혹시.. 미정이도 아직 나에게 감정이 있는 걸까??! 만약 그녀가 정말 자신에게 감정이 남아 있다면, 두 사람이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감격과 동시
윤우선은 자신이 운전하는 위풍당당한 롤스로이스 컬리넌을 몰고 하버시티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서 조심스럽게 차를 여러 번 후진하고 돌리기를 반복해 간신히 주차를 마친 그녀는 홍라연과 함께 1층으로 올라갔다.하버시티의 1층은 대부분 일류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다. 그중 절반은 의류와 가방 브랜드로, 예를 들어 루이비통이나 구찌 같은 곳들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악세서리브랜드로, 불가리, 까르띠에와 같은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홍라연을 이끌고 불가리 매장으로 직행했다. 불가리가 다른 브랜드보다 특별히 더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윤우선은 ‘불가리’라는 이름이 듣기만 해도 화려하고 좋은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했다.두 사람이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윤우선은 곧바로 중앙에 위치한 진열대로 향했다. 그 후, 높은 의자에 턱 하니 앉아 오른손으로는 롤스로이스의 차 키를 진열대 위에 올려놓고, 왼손으로는 예전에 시후가 선물해 준 에르메스 핸드백을 진열대 위에 당당히 올려놓았다.판매사원은 한눈에 큰 손님이 온 것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다가와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불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떤 상품을 보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세요.”윤우선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 “흠흠, 매장에 괜찮은 목걸이 있으면 다 꺼내 줘요. 내가 골라 볼 테니까.”판매사원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남성 동료에게 말했다. “준기 씨, 고객님께 스페인산 탄산수를 두 병 준비해 드리고, 이번 달에 새로 나온 향수 샘플도 준비해서 고객님께 시향해 드려요.”남성 판매사원은 지시대로 움직였고, 이를 본 윤우선은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역시 명품 브랜드 매장은 서비스가 달라!’홍라연은 윤우선 뒤에 서서 생각했다. ‘예전엔 WS 그룹이 돈 좀 있었을 때 나도 이런 매장에 와서 이런 대접을 받았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매장을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긴장될 정도라니... 역시 떨어진 봉황은 닭보다 못
윤우선은 과거 WS 그룹에서 시집살이를 할 때 늘 홍라연에게 괴롭힘을 당해기에 마음속으로 큰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홍라연이 개처럼 그녀에게 아부하며 다가오니, 윤우선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었고, 그녀에게 완전한 통쾌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홍라연과 어울리는 것이 즐거웠다. 윤우선에게는 홍라연이 자신의 앞에서 아부하며 비위를 맞출 때, 자신이 과거의 윤우선이 아니며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그 때, 윤우선은 홍라연의 목소리를 듣고 투덜대며 말했다. “아직도 잠이 부족한데. 몇 시죠?” 홍라연은 서둘러 말했다. “벌써 11시 다 돼 가! 어제 말하기를 오늘 쇼핑 간다고 했잖아? 난 다 준비됐어, 지금 동서 집 앞이야. 오늘 가는 거지?”윤우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이고! 까먹고 있었네! 오늘 하버시티에 가서 목걸이 하나 살까 했는데, 요즘 자꾸 목이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그러자 홍라연은 웃으며 말했다. “동서처럼 컬리넌을 타고 에르메스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목에 좀 화려한 목걸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어떤 브랜드로 볼 거야?” 윤우선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같은 데면 다 괜찮아요. 안 가리는 편이라, 일류 브랜드면 다 좋지 뭐.” 홍라연은 곧바로 아부를 시작했다. “역시 동서 안목은 최고야! 동서 기질에는 그런 일류 브랜드가 딱 어울리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동서랑 비교도 안 돼. 몇 만 원짜리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이어 홍라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동서는 복이 많아. 럭셔리한 저택에 살고, 고급 외제차도 타고, 명품을 입으니 확실히 인생 승자지.. 나야 뭐, 어려움을 겪고 나니 악세서리도, 가방도 다 없어졌어. 지금은 명품은 커녕 싼 목걸이 하나 사기도 힘드네... 나중에 혜빈이에게 돈 좀 받아서 상점에서 은목걸이나 하나 사야겠어..”윤우선은 속으로 생각했다. ‘홍라연이 자기가 저렴한 악세서리나 어울리는 수
원래 시후는 이중열이 당분간 한인 타운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고, 나중에 시간을 내어 홍콩으로 가서 그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유가휘가 참지 못하고 먼저 문제를 일으키려 하니, 시후도 어쩔 수 없이 홍콩으로 가야만 했다. 홍콩과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비행기로 편도만 해도 최소 10시간 이상 걸린다. 게다가 일을 처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할 테니, 시후는 최소 3~5일, 어쩌면 더 오래 미국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시후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유나였다.비록 시후가 블랙 드래곤의 여자 대원들을 배치해 유나를 몰래 보호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혼자 미국에서 학업과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니 시후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현재 김상곤은 중국에서 문화 교류 활동 중이라, 미국에 와서 유나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은 장모 윤우선 뿐이었다. 하지만 시후는 직접 유나에게 자신이 홍콩으로 가야 하고, 장모님을 모셔와야 한다고 말하면 조금 어색할 것 같았다. 게다가 유나와 상의한다 해도 그녀는 장모님을 모셔오는 대신, 자신에게 홍콩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혼자 있어도 괜찮으니 자기 걱정은 말라고 할 가능성이 컸다. 또한, 윤우선은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었다. 윤우선은 한국에서 혼자 지내면서 럭셔리 외제차와 저택, 시후가 준 용돈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미국으로 오게 한다면 오히려 귀찮아 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시후는 장모 윤우선을 데려오기 위한 핑계를 먼저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뒤 유나에게, 자신은 홍콩에 고객이 있어 가야 하지만 마침 장모가 와 있으니 그녀와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이 좋아 보였다.윤우선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은 시후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약간의 계획 만으로도 그녀를 데려올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시후는 즉시 송민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송회장님, 부탁할 일이 있어서요.” 송민정은 주저 없이
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물었다. “은서야, 창재 씨 아직 거기 있어?” 고은서는 대답했다. “방금 사람을 보내서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그런데, 시후 오빠, 오늘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우 언니가 말하길 오늘 밤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 하던데?”시후는 짧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고은서는 시후의 이야기를 다 듣고 충격을 받아 놀라며 말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잔인한 괴한들이 있을 수 있어...?” 그녀는 이어서 자책하는 말도 했다. “시후 오빠, 혹시 우리 팀에 내부자가 있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치밀하게 협력할 수 있었겠어..?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에 공격을 시작했다면, 아마 공연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게 분명한데...”“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확실히 내부자로 의심되는 건 내 셋째 외숙모뿐인데, 그녀는 이미 죽었어. 내 생각엔 괴한들이 네 공연 흐름을 몰랐을 거야. 언제 배경 음악이 가장 큰 시점인지도 몰랐을 것이고.. 그들이 정확히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건 내 외숙모가 그 안에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야.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을 때 괴한들에게 알려 줬을 가능성이 커.”고은서가 말했다. “하지만 오빠가 그러지 않았어? 외숙모가 신호 방해 장치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그녀도 범죄자들과 연락할 수 없을 텐데...”시후는 참지 못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방해 장비를 가지고 있었던 건 맞지만, 그 장비를 계속 켜두는 건 불가능해. 만약 계속 켜뒀다면 다른 사람들이 벌써 이상함을 눈치챘을 걸. 내 생각에는 그녀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 순간이 오자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방해 장치를 켰을 거야. 괴한들은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들이닥친 걸 보면, 짧은 차단 시
홍콩에서 유성으로 불리는 유가휘에 대해, 시후는 전혀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이건 그가 이중열에게 한 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후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람이라, 비록 이중열이 이 사건에서 약자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 사건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이중열에게 있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유가휘가 자기의 명예와 자존심 때문에 이중열에게 복수하려는 것도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후가 유가휘에 대해 가장 못 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바로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당시 이중열이 식당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중열은 제일 먼저 시후의 아버지인 은서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했다. 그 때 시후의 아버지는 즉시 홍콩으로 가 유가휘와 합의를 맺어 이중열을 놓아주기로 했고, 그 덕에 이중열은 일시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후의 부모님이 LCS 그룹에서 나오게 되면서, 시후의 부모님이 사망하게 되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아버지가 사망한 사실을 알자마자 바로 합의한 내용을 어기고, 이중열을 사냥하기 위해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을 보내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다 추적이 잠시 중단된 이유는 바로 고선우가 시후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이 일에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을 때, 고은서가 시후를 찾았다. 그래서 만약 고선우가 병이 낫지 않았다면 유가휘는 또 다시 협정을 어겼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중열은 아마도 상금을 노리는 킬러에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유가휘는 이제 ‘우회적으로’ 자신이 고선우와 했던 약속을 회피하려고 하자, 그 행동을 본 시후는 더욱 분노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리를 저버린 유가휘의 품성에 대해 시후는 극도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시후는 즉시 고은서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고은서는 시후의 메시지를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을 창재에게 건네며, 시후의
고은서는 놀라며 물었다. "창재 씨, 일어나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나에게 말해봐요."창재는 울면서 말했다. "삼촌이 경찰에 잡혀갔어요. 그들은 삼촌을 이민청에 넘기겠다고 했어요. 누군가 이민청에 삼촌이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신고했다는 거예요.. 경찰은 최대 5일 안에 삼촌을 홍콩으로 추방한다고 했어요..."고은서는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거예요? 그게 바로 그 홍콩 갑부라는 사람이 한 짓인가요?!"창재 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마 맞을 거예요!" 그가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갔다. "전에 경찰이 우리 가게에 와서 당신과 시후 형님에 대해 조사를 했어요. 삼촌은 정보를 노출시키는 게 두려워서 미리 CCTV의 하드디스크를 부숴서 경찰이 헛발질을 하게 만들었죠. 그 후, 삼촌은 짐을 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가게를 저에게 맡기겠다고 했어요. 제 생각엔 삼촌이 미국 경찰이 홍콩 경찰에게 조사를 의뢰할 걸 예상했을 것이고, 유성이 그 때문에 삼촌의 행방을 파악한 것 같아요..."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유성이라는 자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삼촌을 놓지 않으려고 하네..." 그녀는 곧바로 창재에게 말했다. "창재 씨, 너 지금 너무 초조해하지 마요. 아직 시간이 몇 일이 남았으니까요.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창재는 긴장하며 말했다. "누나, 제가 볼 때 경찰은 꽤 괜찮은 사람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 걱정되는 건 유성이 이미 뉴욕 경찰의 윗선을 매수한 게 아닐까 하는 거예요. 만약 특별한 절차를 밟아서 오늘 밤 삼촌을 바로 추방하면 어떡하죠?"고은서는 진지하게 말했다. "불법 체류 문제는 법적 절차가 있는 것이고, 명확한 법적 규정이 있어요. 오늘 잡았다고 해서 오늘 밤 바로 송환할 수는 없죠. 만약 뉴욕 경찰이 감히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처리한다면, 나는 뉴욕시 정부에 항의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 말이 끝나자 고은서는 김지우에게 말했다. "언니, 우리 측 미국 변호사에게
김지우는 계속해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비록 그녀의 평소 성격이 다소 괄괄하고 거친 면이 있었지만, 오늘과 같은 일은 그녀가 평생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두 눈으로 제이크 한의 시체를 목격했고, 시후의 외숙모가 독살당한 장면을 보았으며, 자신의 팀원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멘탈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왜냐하면 고은서는 여전히 공연을 하고 있었고, 자신은 팀의 책임자였기 때문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다. 하지만 고은서를 만나는 순간, 그녀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순간에 터져 버렸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은서는 김지우의 모습에 놀라며 급히 물었다. "VIP 구역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시후 오빠가 있는데, 무슨 큰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내가 듣기로 '호랑이 매니저'라는 별명이 붙은 언니가 이렇게 울고 있다니?!"김지우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몰라... 공연 중에 괴한들이 들이닥쳐서 많은 사람들을 죽였어... 심지어 제이크 한 경감도 죽었다고...""뭐?!" 고은서는 눈이 커지며 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후 오빠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괜찮으셔?!"김지우는 급히 답했다. "그들은 괜찮아, 다만 Samson 그룹에서 한 여자가 독살 당했어..." 그 후, 김지우는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은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고은서는 이를 듣고 놀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기의 공연 중에 이런 심각하고 끔찍한 공격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Samson 그룹 가족들이 대부분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은 고은서는 안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살당한 여자가 시후의 외숙모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그 다음, 그녀에게 든 첫 번째 생각은 바로 시후에게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묻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김지우가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일부
사실 김지우는 지금까지 피해를 입은 스태프들의 뒤처리를 계속하고 있었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 하지만 시후와 유나가 VIP 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그들에게 인사를 나누고 작별을 하러 온 것이었으며, 임무를 마친 후에도 그녀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그녀는 곧바로 무대 뒤로 가서 고은서에게 상황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한편, 공연장 밖에서는 창재가 보안 직원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었다. "저는 혜리 씨를 정말로 알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급한 일입니다! 제발 혜리 씨에게 제 이름을 전해주세요. 저는 창재라고, 한인 타운의 삼겹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혜리 씨가 분명히 저를 알 거예요!"보안 직원은 그의 말을 비웃으며 불쾌하게 말했다. "됐어, 오늘 밤 얼마나 많은 팬들이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당신 이야기가 제일 별로야! 혜리가 어떻게 당신 같은 식당 직원이랑 알게 되겠어?"창재는 급하게 말했다. "저는 정말로 진실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제가 하나라도 거짓말했다면 하늘이 제게 벌을 내릴 겁니다! 그러니 제발 전해주세요, 그냥 이름만 전해주시면 되는 겁니다!"보안 직원은 그를 밀쳐내며 짜증을 내며 말했다. "됐어, 더 이상 헛소리하지 마. 당신 말도 안 믿어. 설사 믿는다 해도, 나 역시도 혜리와 말을 할 자격도 없어. 당신 정말 날 너무 높게 보는 거라고!"창재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제 깨달았다. 이렇게 해서 혜리를 만날 방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녀가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했지만, 여기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녀는 분명히 자신의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래서 그의 최선의 선택은 그녀의 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서, 그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차가 멈추면, 그는 그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촌은 구출될 것이다! 생각이 떠오른 그는 곧바로 공연장 VIP 통로의 출구로
공연 현장에는 수만 명의 팬들이 모여 혜리의 글로벌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을 열광적으로 지켜보았다. 공연은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진행되었고, 팬들은 완전히 몰입하며 그녀의 무대를 즐겼다.유나는 시작한 지 수십 분 정도의 공연을 놓쳤지만, 이후 1시간 넘게 이어진 흠잡을 데 없는 공연 덕분에 이전의 아쉬움을 완전히 잊었다. 공연은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났다.그 이유는 현장에 있는 팬들이 끊임없이 ‘앵콜’을 외치며 추가 공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혜리는 다섯 번이나 무대에 다시 올라와 다섯 곡을 더 불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앵콜을 외쳤다.하지만 공연이 팬들의 열정에 따라 계속해서 끝없이 이어질 수는 없었다. 다섯 번째 앵콜 무대 후, 혜리는 무대 아래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고, 이내 공연장의 조명이 모두 켜졌다. 스태프들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오늘 밤 공연이 종료되었으니 질서 있게 퇴장해달라고 공지했다.팬들은 조명이 모두 켜지고 종료 안내가 나오면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팬들은 매우 질서 있게 퇴장을 시작했다.이때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도 가요. 지금 나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오기 전에 차를 뺄 수 있어서 편할 거예요. 조금만 더 있으면 수만 명이 다 밖으로 나올 텐데, 그럼 분명히 교통 체증으로 엉망일 될 거예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여보, 꼭 기억해요. 다음 공연도 나랑 같이 가줘야 해요....""알겠어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 공연은 모레 보스턴에서 열리죠? 꼭 같이 가줄게요!"유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시후의 팔을 잡으며 웃었다. "그럼 우리 먼저 가요."두 사람이 VIP 룸을 나섰을 때, VIP 구역에서는 이미 피의 흔적이나 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유나의 눈에는, 이곳은 처음 왔을 때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엘리베이터 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김지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