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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장

이를 떠올리며 눈을 붉히던 김상곤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시후는 지금의 한미정이 모든 면에서 너무나도 완벽 했기에, 윤우선보다 10만 배는 더 낫다고 생각했다. 김상곤은 이런 전 여자친구와 비교할 바가 못 되는 여자와 20년 넘게 살아 왔는데.. 지금 한미정을 보면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겠는가..?

미정은 김상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더욱 마음이 아파왔다. 그녀도 지금 두 사람의 관계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충동적으로 상곤을 떠났던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20여 년 동안 그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고, 한미정 그녀 자신도 진정한 사랑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두 사람은 모두 같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이 오랜 시간 동안 이렇게 두 사람이 힘들어 할 것이었다면, 애초에 왜 헤어졌을까?

상곤과 윤우선이 하룻밤을 지냈다고 들은 날, 사실 미정은 상곤이 윤우선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다. 그 날 일은 분명 의식을 완전히 잃었을 것이고, 그를 틈타 윤우선이 침대로 기어 들어가서 생긴 일이었을 것이라는 것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이 모든 게 윤우선이 뒤에서 꾸민 짓이라는 것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 오기를 참지 못했었다.

그 결과는? 두 사람 모두 20여 년 동안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미정은 마음이 불편했다. 그녀는 그래서 슬그머니 자신의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상곤의 손에 쥐어 주었다. 상곤은 지금껏 창밖으로 얼굴을 돌린 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한미정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었다가 갑자기 자신의 손에 손수건이 쥐어지니 미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미정의 두 눈가에도 눈물이 글썽글썽한 것이 보였다.

지금 이 순간, 상곤은 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혹시.. 미정이도 아직 나에게 감정이 있는 걸까??! 만약 그녀가 정말 자신에게 감정이 남아 있다면, 두 사람이 다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감격과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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