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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장

김상곤은 윤우선이 앞으로 하루 이틀 안에 갑자기 돌아오기라도 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에 단순하게 생각했다. 만약 윤우선이 갑자기 집에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자신에겐 이런 좋은 기회가 없을 것이다. 만약에 윤우선이 돌아온다면, 한미정에게 자기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고 말할 엄두조차 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윤우선은 칼로 자신을 찔러 죽일 인간이니까..! 그래서 김상곤은 이런 기회를 얻었을 때 가능한 한 빨리 잡아 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미정도 지금 대학교를 다닐 때를 회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대전이 고향이어서 당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기 위해서는 기숙사에서 지내야 했다. 그 당시 두 사람 모두 연애를 할 때 수줍고 조용한 성격이었으며, 가족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릴 수 없었다. 그녀는 상곤과 사귈 때 꼭 한 번 자신의 두 손으로 직접 만든 밥을 지어주고 싶었지만, 늘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커플을 위한 공간이 많이 있다. 요리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호텔이나 콘도 또는 캠핑을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정과 상곤이 연애할 시절에는 이처럼 적절한 장소도 별로 없었고, 두 사람이 쉽게 외박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당시 대학교에는 자체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는데, 이곳은 학생증만 있으면 방을 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웬만한 학생들은 감히 그곳에서 방을 잡지 못했다. 왜냐하면 동기들이나 교수님들에게 들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김상곤은 어느 날 저녁, WS 그룹의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미정을 몰래 집으로 데려왔다. 당시 WS 그룹에서는 큰 형 김창곤이 외지에서 학교를 다녔고, 회사 프로젝트가 대부분 본사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어른들은 대부분 외부 출장이 잦아 집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렇게 멀리 여행을 나가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집에 아무도 없을 기회는 매우 드물었다.

그 시절 대학생들은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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