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은 고급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났고, 인문학 교육을 많이 받은 터라 다른 남들처럼 시후가 데릴사위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를 깔보는 저급한 행태는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시후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자신이 데릴사위가 된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아내에게 얹혀 산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이때, 폴은 시후에게 물었다. "참, 은 선생님,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을 알고 계신다고 하는데.. 혹시 저에게 소개를 해주실 여유가 되실까요..? 어쨌든 저는 막 회사를 서울로 옮긴 터라, 한국 쪽 자원과 인맥을 적극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 실례가 안 된다면 선생님께서 저를 도와 주셨으면 하는데.. 만약 가능하다고 하신다면 저는 절대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시후는 폴에게 자신과 안세진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방금 자신과 LCS 그룹의 관계를 추측할 뻔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만약 폴이 자신을 통해 안세진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그 속에서 더 많은 디테일한 내용을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폴, 솔직히 말해서 저는 안세진 부장님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저는 단지 친구들 중 한 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이라서요.. 그리고 굉장히 부끄럽게도.. 제가 다른 사람들의 풍수를 봐주는 바람에 만나게 된 친구예요..”"풍수..라고요? 은 선생님께서는, 풍수를 보실 줄 아시나요?" 폴이 놀라 물었다.시후는 빙긋 웃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풍수를 볼 수 있다고는 할 것도 없고, 그저 책을 몇 권 읽었고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께 조금 배웠을 뿐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사기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하하..”그러자 옆에 있던 상곤은 시후가 당황스러울까 봐 대화 주제를 돌려주었다. "아 참! 폴, 자네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자본도 필요할 것이고 사업체도
김상곤은 놀란 표정으로 한미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아.. 미정아, 너는 법률 쪽과 로펌 일에도 정통하냐?"폴은 옆에서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 어머니를 무시하지 마세요. 사실 어머니께서도 예일대 법대 로스쿨 학생이었는데, 그 당시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예일대 로스쿨에서 만나 결혼을 하신 겁니다. 아버지께서 로펌을 차리는 것을 어머니께서 도와주셨는데, 어머니의 내조가 없었다면 아마 아버지의 사업도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러자 폴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다만 아직 제 능력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하지만 제가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하는데 말이죠..”미정은 웃으며 말했다. "아들, 넌 지금도 굉장히 잘하고 있어. 엄마는 특히 네가 빠르게 성장해서 회사를 통째로 인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그럼 내가 더 이상 고생할 필요가 없을 걸? 하아.. 그리고 엄마는 지금 한국으로 돌아왔지. 나는 늘 속으로 우리 가족의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나의 은퇴 후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 왔어..”그러자 한미정은 김상곤을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열심히 일해왔는데, 사실 마음속으로는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것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진정한 사랑에 대해 느껴본 적이 없어서, 그녀는 지금 귀국해서 예전의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기회가 된다면 김상곤이라는 자신의 첫사랑과 다시 재결함 함으로써 자신의 오랜 한을 풀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녀 역시도 잘 알고 있다. 사실 미국에서 변호사는 매우 인기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미국은 소송이 굉장히 많고, 변호사는 초봉이 1억에서 2억 사이로 높게 측정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미국의 유명한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 USA’에 대해 흡연을 유도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고소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뜻밖에도 7천 950만 달러의 배상을 선고했다. 더불어 코로나 수칙을 강조
버킹엄 호텔에서의 식사는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라고 여겼다. 시후의 장인 어른은 당연히 기쁘기 그지없었고, 미정 역시도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얼마 전 그녀의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는 줄곧 약간의 상실감과 허무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후 상곤과 식사를 하고 있는 지금, 비로소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녀였다.폴은 식사를 하다 문득 어머니의 표정을 보았다. 그는 어머니의 좋아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다.다만 시후만이 자신의 장인 어른을 불쌍히 여기고 있었을 뿐이다. 한미정이라는 여자는 너무나도 훌륭한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아름답고 기품 있는 여성이 귀국을 했으니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열광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중년 남성들이 고민에 휩싸여 머리를 감싸 쥐게 될 것인지 걱정될 정도였다.한미정 모자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 지 몇 시간이 지나자 몸이 이미 조금 지친 상태였기에, 식사를 마치고 상곤과 시후는 두 사람을 버킹엄 호텔에 준비한 방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푹 쉴 수 있도록 더 이상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객실에 도착한 상곤은 한미정 모자가 각각 초호화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룸을 예약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버킹엄 호텔의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룸은 프레지던트 스위트 룸에 버금가는 정도의 크기로 총 4명이 묵을 수 있고, 하룻밤 이용 비용이 수만 달러나 되는 비싼 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객실에 묵을 수 있고, 게다가 1인당 한 객실을 사용한다는 것은 미정의 경제력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작별 인사를 한 후 시후는 장인과 함께 호텔을 나섰다. 호텔 문을 나서자 김상곤은 하늘을 쳐다보며 심호흡을 하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시후는 그가 옆에서 깊은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아버님, 왜 한숨을 쉬십니까?"김상곤은 수심에 찬 얼굴로 답했다. "정말 생각도 못했어.. 미국에서 미정이 이렇게 잘 지내
상곤은 갑자기 몸을 틀어 시후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은 서방, 혹시라도 자네 장모가 이번 생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나?"시후는 장인 어른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모르게 당황하고 말았다. "음.. 그건 제가 ‘네’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아니요’라고 해야 할까요..?”김상곤은 조금 놀란 듯 당황하며 답했다. "에이.. 사실 나는 자네도 나처럼 장모에 대한 의견이 같다고 생각했지~”시후는 다급히 말했다. "음.. 아버님,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헤이!! 우리 둘이 얘기할 때는 나에게 숨기지 않아도 된다네. 어쨌든 유나는 여기 없으니까.. 그러니까 우리 둘이서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맞지?”시후는 장인의 속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분명 뜻을 함께 할 같은 편을 찾고 싶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윤우선이 빨리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자신의 아내 유나는 장모를 빨리 찾아서 빨리 집으로 데리고 오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인과 아내의 사이에는 일종의 심리적 대립이 생겨나게 되었다. 현재는 1:1로 자신이 중립 노선에 서 있기 때문에 장인 어른은 어서 자신을 같은 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시급했다. 결국 가족은 세 식구만 남은 상황에서, 두 사람이 장모가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상곤은 시후를 보며 한술 더 떠 묻기 시작했다. "은 서방, 요 몇 년 동안 장모가 매일 자네를 욕하고 심지어 유나와 이혼하라고 몇 번이나 요구했는가? 나는 사실 장인으로서 미안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아는가? 원래 사위 사랑은 시어머니라는 말이 있지 않았나? 그런데 이 여편네는, 언제 자네를 아껴줬어? 그러니 자네는 우리 여편네에게는 남보다 못한 존재라고!”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상곤에게 말했다. "아버님, 장모님께서 집에 돌아오시는 것은 저희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저와 아버님 두 사람 모두 어머님께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바라더라도, 오늘
시후는 자신의 장인이 이렇게 독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장인의 심정을 시후는 이해할 수 있었다. 20년 만에 만난 첫사랑인데다 지금도 여전히 완벽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었다고 해도 자신 역시 감히 오늘 같은 일을 잘못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윤우선의 성격은, 시한 폭탄과 같아서 이런 사람이 화를 내면 아마도 엄청난 난동을 부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장인 어른이 이렇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윤우선이 지금 구치소에서 인간 이하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시후가 오케이를 하지 않으면 그녀는 구치소에서 영원히 나올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없었다.시후와 상곤 두 사람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고, 유나도 금방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를 보자마자 시후는 급히 물었다. "여보, 경찰서에 갔다 왔어요? 경찰이 뭐라고 하던가요? 장모님 소식은 없어요?"유나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경찰이 시내 곳곳에 수사 지원을 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엄마의 행방을 본 사람이 없어서 단서가 잡히지 않았다고 했어요..”윤우선은 은행에서 돈을 찾다가 바로 경찰에 끌려갔는데, 안세진이 이미 은행에 손을 써두었다고 했으니 그들은 틀림없이 어떤 단서도 누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윤우선은 은행에 있을 때 계속 VIP 응접실에 있었기 때문에, 외부인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 안세진까지 연락을 했으니 외부에서도 어떠한 단서를 찾을 수 없고, 윤우선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유나를 위로했다. "유나 씨, 조급해하지 말아요. 어머니께서는 실종된 지 24시간이 지난 것뿐이니까, 좀 더 기다려 봐도 될 거예요.”옆에 있던 김상곤도 시후의 말에 동의하며 말했다. "맞아, 유나야. 네 엄마는 어제 오후에 외출했어.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하지만 유나는 두 사람의 말에도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요. 저는 엄마를 꼭 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시후는 급히 그녀에게 "여보, 오후에 어디로 가볼 거예요?"라고 물었다.유나는 "엄마가 친구들을 자주 만나는 곳이 있는데, 미용실과 마사지 샵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거기에 한 번 가볼 예정이에요."그러자 김상곤은 다급하게 말했다. "유나야, 나는 오후에 네 엄마를 찾으러 가지 않을 거다. 나는 내 동창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기 때문이야. 그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우리 가족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해서, 이 아버지는 오후에 식재료를 좀 사온 다음에 집안 청소도 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유나는 의아한 듯 물었다. “아빠, 그 동창과 점심은 이미 먹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저녁에 다시 약속을 잡아요?""점심에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거고, 멀리서 귀국한 거니까 어쨌든 집에 초대해서 집 밥 한 끼 먹는 게 친구를 제대로 대접하는 것이지 않겠어?” "아빠, 설령 친구들을 초대한다고 해도 지금 엄마가 실종됐는데, 왜 동창을 이런 시기에 집에 초대해요? 지금 밥 먹을 기분이냐고요?? 엄마를 찾은 후에 한턱 내면 안 되는 거예요?” "하이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상곤은 작게 중얼거린 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네 엄마가 사라졌으니 나는 이제서야 살 것 같아~ 그리고 네 엄마가 있을 때 감히 미정이를 집에 초대해서 밥을 먹겠어? 아마 그럼 여편네가 나를 때려죽일 걸? 난 그럴 배짱이 없다..’ 그러나 딸 앞에서 차마 이 말은 할 수 없어서 상곤은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이고, 유나야 넌 잘 몰라! 미국에 간 지 20년이 넘었다가 이제 겨우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이런 일은 반드시 최대한 빨리 준비해서 귀국한 그 날 진행해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거야! 사람이 귀국한 지 며칠이 지나서 축하한다고 하면 뭐가 좋겠어? 그날 축하해줘야지! 안 그러면 친구들이 네 아빠가 일 처리를 못한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면서 그는 "그리고 그 친구는 혼자 돌아온 게 아니
지금 이 순간 구치소.윤우선은 모든 사람이 점심을 먹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며, 장옥분이 자신의 점심 식사를 다 먹어 치우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24시간이 넘도록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춥고 습한 화장실에서 자도록 강요당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지금은 배가 고파서 어지럽고 눈앞도 팽팽 도는 것 같아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감히 어떤 불만도 드러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장옥분이 언제든지 와서 자신을 구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신 회장은 원래 식사량이 많지 않아서 벌써 배가 불러왔다. 그리고 그녀의 도시락에는 밥 반 인분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도시락을 들고, 천천히 윤우선에게 다가와서 도시락을 건네며 웃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더니 배가 고프지? 좀 먹어 볼래?”윤우선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신 회장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머님, 정말 이걸 먹으라고요?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렇게 오래 굶은 걸 보니 내가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래.. 내가 먹던 것이 더럽다고 너만 생각하지 않으면 남은 걸 먹도록 해." 구치소의 점심 식사는 결코 질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저 찌개 한 그릇에 밥 한 공기일 뿐, 찌개에는 그저 야채 몇 개가 둥둥 떠다닐 뿐, 고기는 나온 적이 없었다.그래도 윤우선은 음식 냄새를 맡고는 군침이 돌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이 더럽고 말고가 어디 있겠는가? 한 입만 먹게 해준다면 땅 바닥을 핥지 않는 한 그런 것쯤은 다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님, 고마워요! 정말 감사합니다!” 말을 마치자 윤우선은 손을 뻗어 신 회장의 도시락을 받아보려 했다. 그런데 그녀의 손이 막 도시락에 닿았을 때, 신 회장은 남은 음식, 밥, 국을 모두 윤우선의 머리 위에 엎어버렸다!!그리고는 신 회장은 그녀를 보며 냉소하고 있었다. “너는 날 더럽다고 생각 안 하나 보지? 하지만
그러자 신 회장은 손녀 혜빈을 불렀다. "혜빈아 이리 와, 우리 둘이 저년 저걸 화장실로 데려가 찬물을 부어서 머리에 있는 음식들을 씻어버리자! 아니면 이따가 혹시나 우리 몰래 밥알을 떼먹으면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니냐?!”윤우선은 놀라서 눈이 커졌다. "아니, 이제 곧 겨울인데 냉수를 제 머리에 부어 버린다고요? 날 죽이려는 거예요?!"옆에서 구경만 하던 장옥분은 갑자기 차갑게 소리쳤다. "헛소리 그만해! 안 그러면 내가 찬물로 네 머리를 씻어버릴 뿐만 아니라 찬물로 샤워를 하게 만들어 버릴 거야!"갑자기 혼비백산한 윤우선은 울면서 두 사람이 자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김혜빈은 그녀의 머리를 대걸레를 씻는 수도꼭지 아래로 밀어 넣고 망설임 없이 수도꼭지를 최대치로 돌려 물을 틀었다. 차가운 수돗물이 윤우선의 머리를 씻어 내리자 그녀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는 것 같았고, 곧이어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인해 온몸이 휘청거렸다. 윤우선은 얼굴에 찬물을 뒤집어쓴 채, 자신을 바라보며 신나게 웃고 있는 신 회장을 보며 애원했다. "어머님, 제발 수건 좀 주세요! 안 그럼 저 정말 얼어 죽을 것 같아요!!"신 회장은 냉소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수건을 달라고 하네? 네 년이 수건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네가 뒤진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지~ 네 년은 여기서 죽어서 나가고, 나도 네가 뒤져버려서 한을 풀겠구나!" 그러자 그녀는 윤우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차라리 조용히 있다가 뒤져버려! 그러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고 좋겠어! 호호호!”윤우선은 정신을 못 차리고 땅에 엎드려 펑펑 울고 있었다. 그러자 신 회장은 혐오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더니 김혜빈에게 "이 천한 년이 혼자 여기서 울게 놔둬, 가자!"라고 말했다.김혜빈도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천박한 년! 이제부터 시작이야! 지금은 널 이렇게 참교육 시켜주고, 반드시 기회를 봐서 김유나 그 천한 년도 같이 정리해버릴 거야!”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