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신 회장은 손녀 혜빈을 불렀다. "혜빈아 이리 와, 우리 둘이 저년 저걸 화장실로 데려가 찬물을 부어서 머리에 있는 음식들을 씻어버리자! 아니면 이따가 혹시나 우리 몰래 밥알을 떼먹으면 오히려 더 좋은 거 아니냐?!”윤우선은 놀라서 눈이 커졌다. "아니, 이제 곧 겨울인데 냉수를 제 머리에 부어 버린다고요? 날 죽이려는 거예요?!"옆에서 구경만 하던 장옥분은 갑자기 차갑게 소리쳤다. "헛소리 그만해! 안 그러면 내가 찬물로 네 머리를 씻어버릴 뿐만 아니라 찬물로 샤워를 하게 만들어 버릴 거야!"갑자기 혼비백산한 윤우선은 울면서 두 사람이 자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김혜빈은 그녀의 머리를 대걸레를 씻는 수도꼭지 아래로 밀어 넣고 망설임 없이 수도꼭지를 최대치로 돌려 물을 틀었다. 차가운 수돗물이 윤우선의 머리를 씻어 내리자 그녀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는 것 같았고, 곧이어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인해 온몸이 휘청거렸다. 윤우선은 얼굴에 찬물을 뒤집어쓴 채, 자신을 바라보며 신나게 웃고 있는 신 회장을 보며 애원했다. "어머님, 제발 수건 좀 주세요! 안 그럼 저 정말 얼어 죽을 것 같아요!!"신 회장은 냉소했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수건을 달라고 하네? 네 년이 수건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네가 뒤진다면 오히려 좋은 일이지~ 네 년은 여기서 죽어서 나가고, 나도 네가 뒤져버려서 한을 풀겠구나!" 그러자 그녀는 윤우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냥 차라리 조용히 있다가 뒤져버려! 그러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고 좋겠어! 호호호!”윤우선은 정신을 못 차리고 땅에 엎드려 펑펑 울고 있었다. 그러자 신 회장은 혐오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더니 김혜빈에게 "이 천한 년이 혼자 여기서 울게 놔둬, 가자!"라고 말했다.김혜빈도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천박한 년! 이제부터 시작이야! 지금은 널 이렇게 참교육 시켜주고, 반드시 기회를 봐서 김유나 그 천한 년도 같이 정리해버릴 거야!”
"네? 뭐라고요?” 유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완벽하고, 더 중요한 건 과부에다가 부자라고요? 그 정도면 거의 탑급인데..?”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맞아요. 그런데 한미정이라는 분은 정말 아줌마 같지 않아요. 그냥 연예인 같더라고요?”유나는 또 한 번 놀랐다. "그 정도예요? 얼마 정도로 보이는데요?”"그냥 보기에는 서른 일곱 여덟? 그 정도? 많아야 마흔 정도?”"진짜예요?!" 유나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말했다. “쉰이 넘은 나이에 얼굴이 그 정도 동안이라고요? 진짜 연예인 빼고는 그런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는데..?”시후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진짜 농담 안 하고, 정말 젊어 보이세요. 그 배우 이영애 알죠? 그 정도로 젊고 예뻐 보여요."유나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영애요? 거짓말 치지 말아요!”시후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예요. 마침 오늘 저녁 드시러 온다고 했으니까 유나 씨가 직접 두 눈으로 보면 알겠죠.”그제서야 유나는 더 이상 시후를 의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그런데 그 분은 아빠의 첫사랑이라고 알고 있는데.. 지금 그녀는 남편분을 잃었고, 게다가 조건도 이렇게 좋은데.. 마침 아빠와 엄마의 감정이 이렇게 틀어졌으니 더 화 나는 건 우리 엄마가 실종되었다는 거예요. 그럼 그 사람이 지금 이 틈을 타서 아빠의 마음에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겠어요?”시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보, 그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어쨌든 부모님도 그들 만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녀 된 도리를 다 하면서 그들의 의견은 존중할 수밖에 없죠. 그러니 그냥 무턱대고 반대하기는 어려운 거예요." 하지만 유나는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가 어질고 덕이 있는 좋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엄마였다. 그러니, 어떻게 엄마가 아빠에게 버림받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지금은 엄마가 실종된 지 24시간이 넘은 시간이었다. 그래서 유나는 매우 걱정이 되었고, 긴장이 되어 쉬지 않고 윤우선이 자주 가던 미용실과 마사지 숍을 계속해서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그녀는 미용실 한 곳에 가서 윤우선의 사진을 들고 사장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사진 속 이 여자 분을 만나신 적이 있나요?" 그러자 사장은 윤우선의 사진을 보며 "아이고, 이거 우선 언니 아니야?"라며 놀라워했다.유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제 어머니를 아세요?”그러자 주인은 웃으며 "아~~ 네가 우선 언니의 딸이었구나?!! 우선 언니는 예전에 여기 단골 손님이었어~ 그런데 요즘엔 잘 안 보이던데..? 예전에 언니가 친구들이랑 자주 왔었는데, 무슨 일이야? 혹시 뭐 실종 이런 거 아니지?”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혹시.. 그럼 엄마를 아는 친구 분들이 있나요? 연락처만이라도 좀 주실 수 없나요?”그러자 사장은 문득 무슨 생각이 나서 말했다. "어머! 안 그래도 친구 한 명이 지금 여기서 머리 하고 있는데! 내가 불러줄 테니까 네가 물어 보렴~"유나는 "그럼 정말 고맙죠!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워했다.“천만에~” 그러자 사장은 빙긋 웃으며 귀에 꽂힌 이어폰에 대고 말했다. "미연아, 저기 네가 맡고 있는 파마하는 언니 좀 불러줘. 우선 언니의 딸이 우선 언니를 찾아와서 직접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전해주고." 그러자 상대방에게서 재빨리 답변이 들려왔다. "네, 사장님 알려드렸고요, 곧 나오겠다고 하세요."유나는 잠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뚱뚱한 여인이 머리에 파마용 비닐을 쓴 채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 여자는 머리가 커서 비닐이 꽉 끼인 채로 나타났기에 좀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유나는 웃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상대방의 입에서 엄마의 정보와 단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그 여자는 유나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 “네가 윤우
윤우선의 친구는 화를 내며 말하는 바람에 머리에 있던 파마용 비닐이 펄럭거렸다. 그 날 윤우선과 연락했던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더욱 짜증이 나 죽을 지경이었다. 사실 솔직히 말해 그녀와 윤우선은 그렇게 썩 사이가 좋은 지인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오랫동안 알았던 사이였기 때문에 친분도 꽤 좋았다. 자주 함께 만나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가거나 함께 고스톱을 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이런 친구들은 매우 많을 것이다. 평소에는 웃는 얼굴로 서로를 맞이하며, 난처하게 하지 않는.. 그러나 윤우선은 어제 갑자기 자신을 비꼬아 대는 바람에 자신은 화가 나서 어젯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했다.유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던 중 뭔가 속으로 의심이 끊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엄마는 친구에게 왜 이렇게 말을 했을까? 최근 엄마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어제 엄마가 공교롭게도 어디선가 많은 돈을 얻을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용실도 매입하고 마사지 샵도 매입하여 자신을 위해 서비스를 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니.. 그 정도로 지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돈이 필요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또 있었다, 정말 뜻밖의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해도, 굳이 이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필요는 없을 것이지 않은가?! 도대체 이게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일일까? 유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았다.그러자 화가 난 윤우선의 친구는 유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왜? 엄마가 실종되기라도 한 거야?"유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 어머니께서는 어제 정오에 외출한 뒤로 줄곧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게다가 전화도 되지 않아요.. 문자를 남겨도 답장도 안 하고, 영상 통화도 안 받고, 벌써 얼마나 지났는지..” 윤우선의 친구는 벙 찐 얼굴로 말했다. "네 엄마가 돈을 좀 많이 벌더니, 우리 같은 오랜 친구들도 수준이 안 맞다고 여겼어.. 그러니 너와 네 아버지조차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바로 그냥 한
즉, 엄마는 당시에 무일푼이었다. 그런데 왜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말투로 그녀의 친구를 화나게 만든 것일까? 그 짧은 순간에 갑자기 돈이 생겼다고? 그리고 그 돈은 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그녀가 정말 돈이 있었다면, 왜 굳이 사람들을 피해 실종될 필요가 있을까? 혹시라도 정말 돈이 너무나 많이 생겨서 자신과 아빠가 싫어진 걸까? 엄마의 성격으로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녀는 오랫동안 별장에서 사는 것을 꿈꿔왔다. 그렇기에 설령 그녀가 정말 뜻밖에 돈을 얻었다고 해도, 그녀는 이 돈을 몰래 숨겨두고 돌아와 호화로운 별장 라이프를 즐기려고 했을 것이다.즉, 돈을 얻었다고 해서 바로 잠수를 탈 성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별장에 온 지도 얼마 안 되어서 제대로 잠도 못 잔 그녀였다. 유나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일이 매우 수상쩍고, 또한 매우 모순적이며 곳곳에 괴이하고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 일의 실마리는 오늘 미용실에서 이미 뚝 끊어지고 말았다. 그렇기에 당분간은 다른 단서를 계속 탐색할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단서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 수수께끼가 풀리면, 아마도 엄마의 행방도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어디 있는지,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다!......시후는 차를 몰고 서울 곳곳을 한가로이 누비면서 머리로 장모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가 점점 초조해지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금 대체 어떤 방법으로 윤우선을 내보낼지 아직까지도 찾아내지 못했다.그런데, 마침 차를 몰고 길목을 지날 때, 그는 길가의 나무 사이에서 눈에 띄는 현수막 하나를 발견했다. 이 현수막을 보고 시후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는 즉시 안세진에게
시후는 오후 내내 윤우선을 찾아다니는 척했고, 한미정이 집에 곧 도착한다는 장인의 전화를 받고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유나도 아빠의 전화를 받고, 썩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시후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여빈은 집에 손님이 온다고 하자, 오늘 저녁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밖에서 식사를 하겠다고 전해왔다. 유나는 원래 여빈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여빈은 어색해하며 야근을 핑계로 혼자 밖에서 밥을 먹겠다고 했다. 유나는 오늘 식사 자리에서 별로 나서고 싶지 않아 상곤에게 말했다. "아빠, 이따가 친구 분이 오시면 되도록 제 얘기는 꺼내지 마세요,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상곤도 지금 딸이 지금 집으로 돌아와 자신과 함께 이 식사를 하러 온 것이 이미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유나에게 강요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말했다. "사위, 이따가 자네가 좀 이야기를 더 하고 분위기 좀 띄워주게..”"알겠습니다." 시후는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별장의 초인종이 울렸다. 상곤은 지체없이 인터폰 앞으로 다가와 감격에 겨워 시후와 유나에게 말했다. “왔다! 왔어~ 내가 문을 열지!" 말을 마치자 상곤은 이미 대문을 열고 마당을 가로질러 그들을 맞이하러 나갔다.유나는 상곤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우리 아빠랑 그 한미정이라는 분.. 설마 또 다른 게 있는 건 아니겠죠..?”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20년 넘게 못 본 것 말고 또 뭐가 있겠어요? 너무 이상한 생각 말아요!”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빠를 보니, 굉장히 흥분한 것 같아서 그러죠.”"유나 씨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도 있죠. 사람들에게는 모두 과거가 있으니까.”"하지만 아빠는 이미 엄마와 결혼했고,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결혼에 대해서는 책임과 충성을 다해야 한다고요!”시후는 웃음 지었다. "하하.. 아버님께서 정말 바람을 피운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한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곤이의 형편으로 어떻게 이곳의 별장을 살 수 있었는지 모르겠네..”폴은 빙긋 웃으며 "그건 직접 물어보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한미정도 "아마도 그건.. 숨기려고 하지 않을까 싶은데? 호호..”"음.. 솔직히 말해서,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어서,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한미정은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궁금해했다."별거 아닌데.. 그냥 느낌이 좀.. 이상해요~?”"자, 이제 그만 얘기하자. 옛 동창이 이렇게 비싼 별장에 살게 된 걸 기뻐해야지, 다른 건 물어볼 필요도 없어~”폴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엄마, 맞아요."이때 김상곤은 이미 별장 문을 열었고 한미정과 폴을 보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이구, 미정아, 폴, 왔구나!! 어서 들어와~ 어서 어서!”미정은 "상곤아, 너희 집 정말 예쁘다~~ 아까 이 동네에 들어왔을 때부터 뭔가 고급스럽다고 느꼈는데, 여기가 한국에서 제일 좋은 별장들이 모인 곳인가 봐?”라며 웃었다.김상곤은 "최고인지는 나도 잘 몰라.. 나도 사실 이사 온 지 이틀밖에 안 됐거든..”이라며 겸손해했다.미정은 폴과 함께 상곤을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마당의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보고 감탄했다. "별장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네~? 고급 디자이너를 모시고 맞춤 디자인을 했겠지?""사실 이 별장은 우리가 직접 인테리어 한 게 아니라 사위 친구가 선물한 거야..”폴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상곤 아저씨, 이 별장은 거의 100억이 되는 것 같은데 은 선생님의 친구가 이렇게 비싼 별장을 선물로 주었다고요?”상곤은 "빌라는 물론 인테리어까지 그의 친구가 해주었고, 우리는 가구를 조금 장만했을 뿐 돈은 별로 들지 않았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폴은 "이 별장도 혹시 은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풍수를 봐 주고 번 것인가요?"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김상곤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이때 김상곤은 미정과 그의 아들 폴을 데리고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 들어왔다.그녀를 만나자마자 유나는 충격을 받았고, 이미 시후에게 미정의 성격이 좋고 용모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들었지만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유나는 미정이 부러울 정도였다. 이 여인이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이렇게까지 관리를 잘하다니..미정도 유나를 보고 약간 놀랐다. 그녀는 상곤과 윤우선의 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옆에 있던 폴 역시도 유나를 보는 순간, 역시 유나의 미모와 기질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상곤은 이때 한미정에게 딸을 소개했다. "미정아, 여기는 내 딸 유나라고 한다.” 그러더니 그는 유나를 쳐다보며 "유나야 이분이 바로 아빠의 오랜 동창이야. 한미정이라고.. 그냥 미정이 이모?라고 부르면 될 것 같은데..”유나는 미정의 미모와 아우라에 충격을 받았고, 아빠와 그녀의 관계에 대한 걱정도 되었다. 미정에 비하면 자신의 어머니는 정말 천지차이고 게다가 엄마와 아빠의 감정은 전혀 굳건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처럼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면 더욱이 약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의상 반갑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미정 이모? 저는 김유나라고 합니다.”미정은 활짝 웃으며 "네가 유나구나, 너 정말 예쁘다~"라고 감탄했다.유나는 겸손하게 "아니에요~ 정말 과찬이십니다. 저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전혀 아닌데? 난 젊었을 때 유나처럼 이렇게 예쁘지가 못했어.” 그리고 미정은 시후를 바라보며 웃었다. "시후 씨는 정말 복이 많네요?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 아내를 얻다니."시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엄청난 복이죠.”"유나야, 여기는 내 아들이고 이름은 폴이라고 해. 유나보다 한 살 적으니까 누나라고 부르면 되겠네?”그러자 미정의 옆에 있던 폴은 급히 유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폴 스미스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유나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악수를
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중열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시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어째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시후는 조용히 이중열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이중열을 보지 않은 지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한층 더 늙고 초췌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근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것이었다.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볍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삼촌께서 홍콩으로 가시는 날인데, 제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홍콩에 온 이유는 바로 삼촌이 무사히 홍콩에 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부터 그 누구도 삼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그러자 이중열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유가휘가 저를 죽이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직접 마중 나오시면, 정말 위험할 겁니다....!”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성도민을 가리켰다. “삼촌, 이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이 바로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 씨입니다. 오늘 누군가 삼촌님을 해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저는 반드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은 선생님과 제가 있는 한, 홍콩에서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이중열은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의 눈가는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메인 듯 간신히 말했다. “도련님.... 저는 은서준 상무님께도 아직 큰 은혜를 갚지 못했는데.... 이제 또 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민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배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한편, 옆에서 이 말을 듣던 유가휘는 크게 놀랐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조금 전 배유현의 말을 들어보니.. TS Shipping의 진짜 주인은 은 비서라는 뜻인가? 그 변지현이라는 사람도 은 비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러자 유가휘는 이내 감탄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은 비서는 단순히 TS Shipping의 비서일 리가 없어! 만약 은 비서가 TS Shipping의 실제 소유주 라면, 그의 진짜 능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도 몰라!’유가휘는 자신도 모르게 시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시후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곁에 서 있는 성도민과 배유현과 같은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이 틀림없었다.유가휘는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휴우.. 그럼 따라야지..!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 남자가 정말 능력이 있으면 설령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는 것이 될 지도 모르지만 은 비서라는 인물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경이의 능력에 달려 있어!’ 지금 유가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시후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는 아직 커다란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성도민의 휴대폰으로 부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시후에게 보고했다. “은 선생님, 손님이 곧 나오십니다!”“오?” 시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직접 나가서 모셔오겠습니다.”유가휘는 서둘러 말했다. “은 비서님, 제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배 회장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도 좋겠군요.”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콩 공항에 투자를 했다는 신분 덕분에, 유가휘는 전화를 한 통 걸었고 곧바로 한 명의 공항 임원이 서둘러 달려와 몇 차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을 도착 홀 2층에 있는 VIP 라운지로 안내했다.이 VIP 라운지는 본래 VIP 고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장소였고, 유가휘 역시 처음에 이곳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귀빈 중의 귀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가휘는 자신이 먼저 도착 홀에서 직접 그녀를 기다려 맞이해야만 그녀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자신이 먼저 VIP 라운지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배유현을 안내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처럼 오만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에 도착한 후에도, 유가휘는 여전히 이 점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제가 여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면 예의에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죠. 그 손님의 성함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안내판을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면 은 비서님과 배 회장님께서는 여기서 편히 쉬시면 되고요!"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그렇게 까지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관련된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손님을 모시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인사를 나누시면 됩니다."유가휘는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은 비서님, 그러면 제가 같이 따라가서 모시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만 직접 가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유가휘에게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 회장님, 유 회장님은 홍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눈빛 속에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감정으로 가득했다. 원래 두 사람은 배유현이 단순히 시후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예상과 달리, 배유현은 오히려 시후의 앞에서 겸손하게 저자세로 행동하며, 정중하게 시후를 '은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심지어 ‘은 선생님을 돕는 것이 영광입니다.’ 라고까지 말했다. 이건 이미 단순한 존중의 수준을 넘어, 마치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보이는 태도나 말투와 더 유사해 보였다.유가휘와 방가흔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대단한 재벌 가문인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인 배유현이 대체 왜 시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그때, 시후가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유현 씨, 내 친구 두 명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는 옆에 서 있는 유가휘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쪽은 홍콩에서 유명하신 유가휘 회장님, 옆에 계신 분은 사모님이신 방가흔 씨입니다."배유현은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듣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이미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온 것은 이중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이중열을 노리고 있는 자가 바로 홍콩 재벌인 유가휘 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직접 이곳으로 데려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상황으로 짐작해 보아하니 유가휘는 시후와 친구가 된 듯했으며, 자신이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배유현이 속으로 놀라고 있을 때, 유가휘가 이미 먼저 손을 내밀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가휘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홍콩에서 직접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배유현은 속마음을 감추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맞잡고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저도 회장님의 명성을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옆에 있던 방가흔도 긴장한 듯 서둘러 인
유가휘와 방가흔은 홍콩에서는 이미 최상위층에 속해 있었지만, 전세계 적으로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반면, 페이셔스 그룹의 경우 이미 일반적인 부호 순위에 오를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숨겨진 거대 재벌가였으며, 종합적인 영향력은 유가휘의 집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그런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바로 배유현이었기에, 유가휘와 방가흔에게 있어 그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은 마치 작은 시골 마을의 최고 부자가 그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은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흥분과 함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시후는 아주 여유로운 상태였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당당하게 도착장으로 걸어갔다.그 시각,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방가흔은 조금 전에 유가휘와 함께 시후를 마중 나왔을 때처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이전과 같은 부잣집 사모님 같은 태도도 온데간데없었다.이때, 군중 속에서 성도민이 몸을 돌려 시후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특별한 상황은 없었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답했다. "보고드립니다, 은 선생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가휘는 성도민이 여기 있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성... 성도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성도민은 유가휘를 힐끗 쳐다본 후, 가볍게 인사를 받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시후가 유가휘와 마치 친구처럼 친밀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휘는 시후의 진정한 정체와 이번 홍콩 방문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도민은 굳이 유가휘와 많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20분 후.세관 출구에서 눈에 띄는 아름다운 실루엣이
이때, 시후와 유가휘 부부도 이미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차량 대열이 공항 도착장 입구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도 곧 도착하겠죠?"시후는 시간을 확인한 후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 십여 분 정도 남았습니다."유가휘는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차에서 기다릴까요,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까요?"시후는 가볍게 대답했다. "들어가서 기다리시죠."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먼저 차 문을 열고 내렸다.유가휘도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운전사가 몸을 돌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들어온 소식입니다. 이중열이 이미 세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오, 벌써 도착했군...."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놈을 만나서 그 자식이 지금 얼마나 초라하게 변했을지 궁금해.... 하지만 오늘은 아내도 있으니,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운전사가 재빨리 답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라면 배유현 회장은 20분 후에 도착할 것이고, 배유현 회장을 만난 뒤 바로 떠날 겁니다. 이중열은 나오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걸릴 테니, 시간상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좋아."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앞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도 차에서 내렸고, 유가휘는 운전사에게 말했다. "내 아내는 아직 이중열이 오늘 돌아온다는 걸 모른다. 그러니 너희도 입 조심해. 이중열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아내가 어떤 소식도 듣지 않도록 해야 해.”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안심하십시오. 절대 입 밖에 내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만약 저쪽에서 빨리 움직이면, 이중열은 오늘 밤 살아남기 힘들지 않겠습니까?"유가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해가 지기도 전에 끝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황이 변했어. 원래 홍문의 임 사범이 이 청부살인 건을 맡으려 했지만, 지금 홍콩을 떠난
오후 두 시. 이중열이 탄 항공편은 정시에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중열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홍콩을 떠나 있었기에, 창밖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이중열에게 익숙한 것은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한자들 뿐이었다. 그 글자들은 마치 그에게 20년 만에 추억이 있는 지역으로 마침내 돌아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홍콩에 온 뒤에 아마도 홍콩에 다시 익숙해질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홍콩 땅을 밟는 순간부터, 그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 스튜어드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규정에 따라 조금 뒤 비행기에서 서둘러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에 저희가 직접 선생님과 함께 관련 서류를 홍콩 세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이었지만, 범죄자는 아니었기에 미국 경찰이나 관계자가 그와 함께 동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절차에 따르면, 추방 대상자의 여권 정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5년, 10년 또는 영구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후, 바로 출국 항공편을 배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의 일은 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따라서 미국 당국은 그를 출국 항공편에 태우면서 관련 서류를 항공사 직원에게 전달했고, 해당 직원은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홍콩 세관에 그를 인계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비행기의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승무원이 다시 이중열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이 선생님, 저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네." 이중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는 머리 위 수납칸에서 작은 기내용 가방을 꺼낸 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복도를 지나자, 두 명의 세관 직원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