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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장

폴은 고급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났고, 인문학 교육을 많이 받은 터라 다른 남들처럼 시후가 데릴사위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를 깔보는 저급한 행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후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자신이 데릴사위가 된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으니까, 이렇게 아내에게 얹혀 산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이때, 폴은 시후에게 물었다. "참, 은 선생님, 버킹엄 호텔의 안세진 부장님을 알고 계신다고 하는데.. 혹시 저에게 소개를 해주실 여유가 되실까요..? 어쨌든 저는 막 회사를 서울로 옮긴 터라, 한국 쪽 자원과 인맥을 적극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그래서 만약 실례가 안 된다면 선생님께서 저를 도와 주셨으면 하는데.. 만약 가능하다고 하신다면 저는 절대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시후는 폴에게 자신과 안세진의 관계가 얼마나 가까운지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방금 자신과 LCS 그룹의 관계를 추측할 뻔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만약 폴이 자신을 통해 안세진을 알게 된다면, 그는 분명 그 속에서 더 많은 디테일한 내용을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폴, 솔직히 말해서 저는 안세진 부장님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저는 단지 친구들 중 한 명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을 뿐이라서요.. 그리고 굉장히 부끄럽게도.. 제가 다른 사람들의 풍수를 봐주는 바람에 만나게 된 친구예요..”

"풍수..라고요? 은 선생님께서는, 풍수를 보실 줄 아시나요?" 폴이 놀라 물었다.

시후는 빙긋 웃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 "풍수를 볼 수 있다고는 할 것도 없고, 그저 책을 몇 권 읽었고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께 조금 배웠을 뿐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사기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하하..”

그러자 옆에 있던 상곤은 시후가 당황스러울까 봐 대화 주제를 돌려주었다. "아 참! 폴, 자네 회사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그렇다면 자본도 필요할 것이고 사업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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