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을 돌이켜보니, 시후는 감개무량했다. WS 그룹에서 자신에게 잘해준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었다. 한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김 회장과, 나머지 한 명은 아내 유나였다. 하지만 지금 김 회장은 세상을 떠났으니, WS 그룹 내에서 진심으로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이제 오직 유나 밖에 없었다. 유나가 지금 베란다에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자, 시후는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시후는 유나를 위로했다. "유나 씨,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장모님은 꼭 돌아오실 거예요.”유나는 그제서야 시후가 방에 들어왔다는 걸 알았다. 유나는 시후를 한 번 돌아보더니, 아직도 화가 안 풀렸는지 쀼루퉁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지 않으니까,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거죠. 그리고 당신도 설령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진심으로 슬퍼하지 않을 테고요.”시후는 그녀가 아직 화가 나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한숨을 쉬며 다가와 위로했다. “하아.. 여보, 장모님께서 밖에서 큰 일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거 알아요..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만약 장모님이 지금 조금 고생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앞으로 장모님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쳐서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않겠어요?”유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당신의 뜻은 잘 알겠어요. 하지만, 엄마가 고생을 하는 것도 통제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일어나야죠! 신변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모든 게 걷잡을 수 없게 되잖아요?"시후는 유나에게 대답했다. "그럼, 일단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아침 일찍 나가서 찾아보는 게 어때요?"유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일단 잠부터 자요. 내일 일어나면 경찰서에 가서 진행 상황을 물어봐요. 내일도 엄마를 찾지 못하면 실종 정보를 사람들에게 뿌려야겠어요.”"그래요, 구조대나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리면 분명 빨리 찾을 수 있을 거예요.”"그랬으면 좋겠네요..." 유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방으
한편, 위층의 상곤은 밤새 설레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도 못했다. 그는 자신과 미정의 과거를 여러 번 회상했고, 계속해서 생각할 수록 이미 완전히 미정에게 빠져들었다. 그녀를 생각할수록 그는 그녀와의 재회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다음 날 아침,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김상곤은 오히려 생생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일찌감치 일어나 씻은 뒤 수염도 깔끔하게 정리했고, 희끗희끗 해진 자신의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기고 스프레이로 고정시켰다. 그리고 구석에 박혀 있던 고급 양복을 찾아 냈다. 이 양복은 당시 WS 그룹이 한창 잘 나갈 때, 자신이 특별히 이탈리아에서 주문 제작한 양복이었다. 자신은 WS 그룹의 둘째 아들이었고, 김 회장도 자신에게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 때는 매일 밖에 나가도 제법 체면이 섰었다.다행히도 김상곤은 요 몇 년 동안 행복하게 잘 지내지 못한 탓인지 살이 안 쪘고, 양복이 여전히 몸에 맞았다. 옷을 갈아 입은 후, 상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사람이 좋은 일이 생기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했으니, 김상곤의 얼굴에 드러난 웃음기는 전혀 막을 수가 없었다. 그는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미정이 지금의 자신을 본다면,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가슴이 벅차서, 즉시 공항으로 달려가 미정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비행기가 착륙하려면 11시가 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이른 시간이라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와 부엌으로 왔다.부엌에서, 유나와 여빈은 식탁에 앉아 우유를 마시고 있었고 시후는 여전히 계란 후라이를 하고 베이컨을 굽고 있었다. 여빈은 상곤을 보자 놀라 소리쳤다. "우와! 아저씨, 오늘 정말 멋있으신데요?”"그래?" 김상곤은 쑥스러워 허허 웃으며 "괜찮니?"라고 물었다.여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말 근사하세요!”유나는 이때 고개를 들었고, 아버지가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양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빠, 지금 뭐
아버지가 첫사랑을 만날 것을 알아차린 유나는 "안 가요!"라며 거침없이 거절했다.김상곤은 수를 썼다. "그럼 은 서방이 나와 함께 가는 걸 막지 마, 어쨌든 둘 중 하나는 날 따라와야 하니까!”"아빠!!!" 유나는 화를 참지 못했다. "아빠는 지금 동창과 밥을 먹는 게 중요해요? 아니면 엄마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해요? 아빠는 대체 마음이 있으신지 저는 전혀 모르겠네요!!""나는 이미 잘 알고 있지, 당연히 동창들과 밥을 먹는 게 더 중요하다!”"하아.. 아빠.." 유나는 늘 성격이 좋았지만, 지금은 정말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았다.김상곤은 순간 무심코 말을 뱉었다. "유나야, 네가 알아야 할 게 있어... 이 세상은 모두가 네 엄마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 우리 가족은 모두 네 명이야. 그리고 나와 네 엄마는 각자 원하는 게 있다. 너는 네 엄마 편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랑 은 서방에게 그걸 강요할 수는 없어. 우리는 각자의 생활이 없니? 그리고 우리가 각자 스스로 원하는 게 없을 것 같냐?" 그러자 김상곤은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말이다,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루도 못하는데, 네 엄마를 찾으러 나가야 한다고? 그럼 평생 네 엄마를 못 찾으면 나는 다른 일을 안 하고, 평생 네 엄마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죽으라는 거냐? 이럴 거면 난 차라리 집을 나가는 게 나을 것 같다!”유나는 갑자기 할 말이 없었다. 아버지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그의 말에는 다소 일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빠는 늘 엄마에게 오랫동안 기가 눌려 지내다가, 지금 엄마가 갑자기 실종되는 바람에 그에게 일종의 해탈이자 일종의 석방이 된 것이었다. 유나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럼 친구들과 모이는 건 반대는 안 할게요. 하지만 끝나면 나를 도와서 엄마를 찾아야 해요?!”"좋아, 좋아. 걱정 마, 그때는 내가 최선을 다할게!”마침, 시후가 계란과 베이컨을 들고 식탁을 향해 왔는데, 김상곤의 차림을 보고 놀랐다. "와아!
윤우선은 이것이 위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럼 밥을 먹거나, 심지어 손을 뻗어 도시락을 집어들기만 하면 또 맞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장옥분에게 애원했다. "저 언니.. 어제도 때리고, 욕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니 자비를 베풀어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제발.."장옥분은 눈썹을 치켜들며 말했다. "용서해주면, 누가 내 죽은 엄마를 되살릴 수 있겠어? 우리 엄마가 농약을 마셔서 결국 병상에서 숨도 못 쉬고, 산 채로 숨이 막히며 괴로워했는데, 얼마나 비참 했는지 알아?”윤우선은 콧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 "저..저는 당신이 효녀라는 건 알지만, 전 당신 어머니를 해친 적이 없는데..”"쓸데없는 말 하지 마! 우리 엄마는 너 같은 며느리 때문에 죽었어, 그래서 난 네 년을 보면 기분이 더러워! 징그럽기까지 해! 지금 고조선이 아니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단칼에 널 찔러 버렸을 걸?”옆에 있던 신 회장은 의기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옥분 씨 자네 말이 맞아! 저런 년은, 옛날에는 돼지 우리에 넣었을 걸?! 짐승 우리에 가두었다가 강에 던져 바로 익사시켰을 걸?”윤우선은 겁에 질려 말도 못하고 밥도 먹으러 가지 못하고는 장옥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서서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행동했다.장옥분은 자신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만두 하나를 간장 종지에 찍어 남은 것들 모두 한입에 먹어 버렸다. "아이고, 아직도 배가 안 부르네..?”그러자 한 여자가 플라스틱 바구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옥분 언니, 저기 아직 하나 남았어요! 하나 더 먹어요!” 장옥분은 일부러 웃음을 머금고 윤우선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아이고, 내가 한 그릇 더 먹을게, 괜찮지?”"아, 네 드세요!" 윤우선이 어찌 감히 한 마디 하겠는가? 그녀는 마늘 찧듯이 고개만 끄덕였다.“그래, 문제없으면 됐어. 나는 운동량이 많아서 밥도 많이 먹거든..” 그녀는 플라스틱 바구니로 가서 안에 있는 도시락도 꺼냈고, 개봉 후에는 한 손에 만두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시후는 차를 몰고 장인을 태우고 밖으로 나갔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두 시간 남짓 남았지만 김상곤은 이미 서두르고 있었다. 청년재 별장을 나오자 그는 급히 시후에게 "은 서방, 혹시 주변에 꽃집 어디 있는지 아는가? 장미꽃 한 다발 사서 가고 싶은데.."라고 물었다."아버님, 그 분의 아들이 있는데, 아들 앞에서 장미꽃을 선물하는 건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아, 자네 말이 맞네 그럼 평범한 꽃다발을 사가야겠다.”"제가 아는 꽃집이 있는데, 그렇게 멀지 않으니 먼저 꽃을 사러 가시죠.”꽃집에 도착하자, 시후는 5만 원 정도를 주고 가게 주인에게 우정을 상징하는 꽃다발을 맞춰 달라고 부탁하고, 김상곤을 데리고 차로 돌아왔다.김상곤은 꽃다발을 들고 감격에 겨워 웃었다. "하하하, 사장님 솜씨가 굉장히 좋아? 미정이 좋아할 거야!"시후는 빙긋 웃으며, 속으로 장인 어른이 정말 한미정이라는 여자에게 푹 빠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미정이라는 분이 만약 장인 어른에게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 아마 두 사람이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시후도 마음속으로 장인 어른을 동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 아내 유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윤우선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장인어른은 지금은 비록 즐겁게 옛 애인을 만날 수 있지만, 얼마 후에 윤우선이 풀려나게 되면 분명 고달픈 생활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게다가 만약 윤우선이 한미정이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얼마나 소란을 피워댈까..? 그때가 되면, 김상곤의 일상은 전보다 더 서글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당연히 장인에게 말하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 그의 하루는 매일이 흥분되는 나날들이기에, 그를 내버려 두고, 윤우선이 나오기 전에 첫사랑과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그러자 김상곤은 "아 참, 은 서방, 버킹엄 호텔에는 예약해 놨지?"라고 물었다."그럼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
외모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기성세대 지식인들과 같은 지적인 이미지가 있었다. 이 나이대의 스타 중에 이영애가 있는데, 그녀는 이 나이 대의 스타들 중 가장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여성 중 한 명이지만, 한미정은 이영애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이영애는 이미 50대 초반인데, 여전히 아름다운 풍모를 가지고 있었고 한미정의 실제 나이는 이영애보다 조금 더 많았지만 오히려 예닐곱 살 더 젊어 보였다! 이게 어디 오십 대 아줌마라는 말인가!? 이 사람은 완전히 30대 후반의 마흔도 안 되는 여성 같아!시후는 정말 놀랐다. 그는 장인의 첫사랑이 이렇게 나무랄 데 없는 미인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젊었을 때는 분명 더욱 더 아름다웠을 것이다! ‘세상에!’ 시후는 김상곤이 굉장히 부러웠다. 이 장인이 어찌 이런 슈퍼 미녀와 연애를 할 수 있었겠는가! 동시에 시후는 김상곤을 더욱 동정하게 되었다. 윤우선 때문에, 그는 아름다운 첫사랑을 잃었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았을 것이다!김상곤은 지금도 눈앞에 아름다운 미정을 보며 시후보다 더 자신을 동정하고 있었다. 왜 20여 년이 지나도록 한미정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가..? 왜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울까? 왜 20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옅은 웃음과 옅은 보조개는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 번 보고 긴장하여 자신의 다리를 못 내딛게 만드는 걸까? 이때 한미정은 밝은 걸음으로 김상곤에게 다가와 그를 응시하며 말했다. "상곤아, 우리가 20년이 넘게 못 보게 될 줄은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어!”김상곤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그래, 미정아,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네?!”시후는 장인이 한미정에게 말할 때 꽃을 안고 있다가 주는 것을 잊은 것처럼 보이자, 급히 뒤에서 그를 재촉했다."아버님, 꽃다발을 아버님께서 안고 계시면 안 되죠. 하하.. 어서 드리십시오."김상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폴은 한국어를 정말 잘해서 눈을 감고 들으면, 전혀 미국인이 말하는 것 같지 않았기에 시후도 깜짝 놀라 악수를 하면서 말했다. "한국어는 정말 나무랄 데가 없네요?"폴은 겸손하게 웃으며, "은 선생님, 과찬이십니다!"라고 말했다.옆에서 김상곤이 다급하게 말했다. "참, 미정아, 내가 버킹엄 궁전 호텔에 룸을 예약했어. 그럼 먼저 가서 밥 한 끼 먹고 바람 좀 쐬자!"미정은 방긋 웃으며 “정말 고마워, 멀리서 우리를 마중나와 주고 밥도 사주고.."라고 말했다."당연한 일이지!" 김상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침 우리가 차를 몰고 왔으니, 우리 바로 갑시다!"라고 지체없이 말했다."좋아." 미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폴에게 "아들, 기사님에게 말씀드려서 회사 차를 타지 않는다고 하자!”폴은 "네, 엄마, 기사님께 전화해서 일단 호텔 방으로 짐부터 다 보내라고 할게요."라며 웃었다."그래!"폴은 김상곤과 시후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 "삼촌, 은 선생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화 좀 할게요. 죄송합니다."김상곤은 다급하게 말했다. "아이고, 이 아이 좀 봐, 이렇게 예의 바르다니, 나한테 이렇게까지 사양할 필요 없어."폴은 "당연한 일인데요?"라며 웃었다. 말을 마치고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김상곤은 그제서야 한미정에게 물었다. “미정아, 아들과 귀국했는데 국내에 운전기사까지 뒀어?”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폴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줄곧 귀국해 정착하고 싶었어. 하지만 폴은 평생 아버지가 일궈 놓은 정성을 한 순간에 놓아 버리면 안 된다고 하면서, 반 년 전부터 조금씩 국내로 업무를 이전했어."라고 말했다."그럼 회사를 한국으로 이전한 거야??"라며 김상곤은 놀라워했다."맞아. 하지만 일에 대한 건 내가 별로 관여하지 않고 폴이 다 챙기고 있어.”김상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콤플렉스를 느꼈다. 미정과 아들이 귀국해서 정착하고, 심지어 기업까지 옮겨왔는데, 이렇게 많
외국인 운전사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롤스로이스의 트렁크를 열고 폴이 들고 있던 캐리어를 모두 받아서 트렁크에 넣었다. "회장님, 이사장님과는 이 차로 안 가십니까?”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옛 동창의 차를 타고 갈 테니 먼저 가세요."라고 했다.김상곤은 호화로운 신형 롤스로이스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이 차의 금액을 그는 대략 알 수 있었다. 이 차는 몇 억은 그냥 부르는 차였고 게다가 이 차에 순금의 마크까지 달려 있으니 더욱 더 비싼 금액일 것이다. 그래서 김상곤은 더 수준 차이를 느꼈다.그는 미정에게 쑥스러운 듯 말했다. "아이구 미정아, 아니면 이 차를 타고 가는 게 좋겠어.. 내 차는 좀 수준에 맞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네가 우리 차를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된다..""상곤아, 우리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 내가 허영심이 강한 사람인가?"김상곤은 갑자기 당황했다. "그.. 그건 아니지만, 내 차는 그냥 평범한 BMW 5시리즈라서.. 혹시나 불편할까 봐 걱정되네..”"상곤아, 지금 왜 그런 걸 신경 쓰니? 롤스로이스도 좋고, BMW 5도 좋아. 설령 그 당시 남학생들에게 유행했던 오토바이를 네가 타고 왔어도 난 함께 탔을 거야! 그래도, 아마 지금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면 좀 힘들 수도 있긴 하겠지?”미정이 이렇게 말하자 상곤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는 미정이 롤스로이스에 익숙해서 자신의 BMW 5시리즈에 타면 뭔가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녀가 싫어한다면, 자신의 체면도 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폴이 이때 낮은 목소리로 미정에게 말했다. "어머니, 이 차를 타세요. BMW 5시리즈는 편안함이 떨어져 적응을 못할 것 같은데.."미정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앞으로 옛 친구들을 만나면 이 차를 운전하지 마! 알겠지? 롤스로이스는 넣어 두고, 회사에 가장 일반적으로 모는 승용차가 있는지 물어봐! 20년 넘게 미국에서 살다가 돌아오니 친구들이랑 너무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