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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4장

"이 일을 어떻게 해명하나? 아무리 변명을 해봐도 윤우선과 이미 일은 벌어져 버렸는데..? 미정이는 결벽증이 있었기 때문에, 사생활도 문란하지 않은 굉장히 깔끔한 사람이었어. 하지만 미정이도 내가 윤우선 때문에 술에 취해서 계략에 빠진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나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그래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떠나버렸어..”

시후는 일부러 상곤에게 물었다. "그래도 지금도 그 분을 잊지 못하신 거 아니에요?”

상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시후에게 말해버렸다. "그래, 맞다. 아직도 생각이 나.. 어떻게 생각이 안 날 수가 있겠어? 내 생애 첫사랑이자 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인데.... 그렇지 않았다면 휴대폰 비번을 어떻게 미정이의 생일로 지정했겠어..?”

시후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지금 그 분의 근황을 알아보셨습니까?"

"시도는 했었어..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인과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고 들었는데.. 집안이 굉장히 좋은 걸로 알고 있지만, 더 세세한 것은 아무 것도 모른다.. 내 동창들도 미정이와 연락을 하던 친구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들 연락이 끊겼거든.."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후는 속으로 한미정이라는 여성이 만약 지금 장인 어른의 이런 찌질한 모습을 본다면, 그 당시의 깊은 감정을 다시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상곤은 시후가 술을 마시지 않자 술을 권했다. “은 서방, 왜 이렇게 안 마셔?! 어서 한 잔 더 해!”

시후는 웃으며 술잔을 들었다. "아, 예!! 알겠습니다, 하하하! 한 잔 하시죠!”

술잔을 막 내려놓자, 갑자기 상곤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휴대폰에는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 "이 시간에 누가 전화를 하는 거야?" 상곤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수화기 너머로 한 여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실례합니다,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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