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시후는 무심결에 말했다. “제가 무슨 경매를 열 수 있겠어요. 그냥 주최 측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조금 도와주기로 했고, 그래서 그들이 준 VIP 초대장을 받았을 뿐입니다.”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제니퍼, 경매는 모레 저녁 8시에 시작됩니다. 모레 저녁 7시에 버킹엄 호텔 입구로 오시면 제가 직접 입장할 수 있게 도와 드리죠.”“네!” 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하며 웃었다. “그럼 모레 뵙겠습니다, 선생님!”시후는 말했다. “좋아요, 모레 뵙겠습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또 말했다. “그리고 제니퍼,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특히 유나 씨에게는요.”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전혀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시후가 매우 낮은 신분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특히 가족에게는 더욱 철저히 그의 신분을 숨겨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유나는 시후에 대해 자신보다도 더 많이 알지 못했다. 그래서 배유현은 흔쾌히 대답하며 말했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을게요.”“그럼 다행이군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제니퍼, 그럼 모레 뵙겠습니다. 더 이상 방해하지 않죠. 그럼 먼저 끊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전화를 끊은 배유현은 흥분된 마음으로 휴대전화를 꼭 쥐고 여러 번 큰 소리를 질러댔다. 그녀의 목소리는 심지어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지수연까지 놀라게 만들 정도였다.지수연은 카드를 꺼내 문을 열고 서둘러 욕실로 달려갔다. 그녀는 배유현이 벌거벗은 채 욕조 안에서 흥분된 표정으로 손발을 휘젓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아가씨, 무슨 일이 있으신 거예요?"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수연 씨, 아까 은시후 씨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어!”“전화 한 통에 그렇게 흥분하신 거예요...?” 지수연은 당황스럽게 물었다. “아가씨, 혹시 은시후 씨를 좋아하게 되신 건 아니죠...?”배유현은 급히 말했다. “그
배유현은 즉시 화상 통화를 통해 이 기쁜 소식을 버킹엄 호텔에 있는 배원중에게 전했다.배원중은 버킹엄 호텔의 여러 규칙과 제약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었지만, 이 소식을 듣자마자 기분이 한결 나아지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잘됐다, 유현아! 네가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그 은 선생님은 틀림없이 이번 경매의 배후 주최자일 거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 속의 배원중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요 이틀 간은 조금 불편하시겠지만, 경매가 끝나면 바로 할아버지를 제가 머무는 호텔로 모실 게요. 이미 객실을 준비해 두었어요.""좋다!" 배원중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너는 꼼꼼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는구나!"배유현은 이어서 말했다. "할아버지, 경매 당일에 저는 VIP실에 있을 예정이에요. 그날은 할아버지와 마주치지 않을 테니, 어떤 일이 있어도 경매가 끝난 후에 이야기하시죠.""알겠다!" 배원중은 웃으며 말했다. "부디 내가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반드시 성공하실 거예요!"버킹엄 호텔에 있는 배원중은 전화를 끊으며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곁에 있는 원서훈에게 말했다. "원 선생, 유현이 이 아이는 정말 훌륭한 인재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회춘단의 배후 주인을 찾고자 했지만, 오직 이 아이만이 성공했어. 정말로 감탄스러울 정도야.."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말했다. "유현 양은 타고난 재능과 비범한 결단력을 지니고 있어,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입니다."배원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감탄을 담아 말했다. "유현이가 만약 남자였다면, 우리 집안이 큰 행운을 얻게 되었을 텐데, 아쉽구나... 정말 아쉬워!"원서훈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망설였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는 배유현이 페이셔스 그룹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후계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을 배원중 앞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배원중의 안전
시후의 강력한 지시 덕분에, 200여 명의 최고 부자들이 서울에 몰려들었지만 인근 도시들의 공항 주차 공간이 모두 가득 찬 것을 제외하고는 서울의 일반 시민들은 이 도시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만약 시후가 이들에게 모든 규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데려온 차량 행렬과 경호원들만으로도 서울의 교통이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오늘은 회춘단 경매가 정식으로 시작되는 날이었다. 경매에 참석하기 위해 온 부자들은 하나같이 조급해졌다. 이들은 버킹엄 호텔에서 마치 연금된 것처럼 며칠을 보내면서 억눌린 화를 참아가며 경매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정오, 직원들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서면 통지서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 통지서에는 오후 6시, 호텔 직원이 모든 참가자들의 방으로 식사를 배달할 것이며, 모든 참가자들은 30분 이내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더불어 식사 이후 각자의 동행인과 함께 호텔에서 제공한 통일된 복장으로 갈아입고, 호텔 연회장 입구로 질서 있게 이동하여 보안 검색을 통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외에도, 모든 참가자는 어떠한 통신 기기, 녹화 장비, 그리고 불필요한 금속 제품을 소지해서는 안 되며, 만약 인공 치아, 심장 스텐트, 인공 와우 및 인공 심박 조율기 등을 체내에 이식한 경우, 보안 검색 담당자에게 이를 명확히 알려야 하며, 전용 보안 검색 통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공지되었다. 위반 물품을 반입한 참가자는 즉시 해당 물품은 압수되며, 버킹엄 호텔에서 추방될 뿐만 아니라, 향후 회춘단 경매에 평생 참석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엄격한 보안 검색은 이미 항공 보안 검색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었지만, 이 부자들 중 누구도 주최측의 권위에 도전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들은 모두 회춘단을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바로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것은 회춘단이 경매장 밖에서 유통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손을 모아 인사하며 말했다. "오늘 밤은 원 선생의 말의 좋은 기운을 좀 빌려야겠군!"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소파를 잡고 일어섰다. 곁에 있던 원서훈이 재빨리 다가와 배원중을 부축해주었고, 두 사람은 함께 호텔 객실을 나섰다.두 사람이 객실을 나서자, 주위의 다른 객실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동양과 서양의 얼굴이 뒤섞여 있었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 그들의 얼굴을 빠르게 식별하기는 매우 어려웠다.배원중은 몇몇 아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층에는 거의 다 낯선 얼굴들이었다. 사람들은 차례차례 엘리베이터 홀로 모여들었고, 그곳에는 두 명의 경비원이 서 있었다. 이 경비원들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운행되지 않습니다. 모든 분들은 계단으로 내려가 주십시오."호텔에는 여덟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계단을 이용하라는 요구는 모두를 불만스럽게 만들었다. 몇몇 사람들이 항의하려 했지만, 입을 열자마자 경비원에게 호되게 꾸짖음을 당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규율을 준수하십시오! 규율에 대해 항의하는 자는 기록이 될 것이며, 여러분의 번호를 기억할 것입니다. 한 번 기록되면, 경매에서 어떤 물건을 낙찰 받더라도 최종 가격에 20%의 추가 페널티 금액이 부과되며, 두 번 기록되면 이번 행사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당합니다.”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즉시 눈치를 채고 입을 다물었다. 이들은 모두 평소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최고 부자들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죄수나 다름없었다. 다시 말해, 시후가 이들을 이곳에 소집한 것은 그들에게 참는 법을 배우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가장 낮은 신분이며, 심지어 경비원조차 그들에게 명령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여덟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사용할 수 없었다. 이는 그들이 모두 같은 길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연회장으로 걸어가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게
배원중은 원서훈의 행동이 조금 굼뜬 것을 눈치챘고, 그의 표정이 약간 멍해 보이는 것을 발견하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원 선생, 무슨 일 있는가?"원서훈은 정신을 차리고, 마찬가지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회장님, 이곳의 경비원들은 전부 무술 고수들입니다...""뭐라고?" 배원중은 놀라서 외쳤습니다. "여기 있는 경비원들이 최소 수십 명이 무술 고수라고..?!”"네!" 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 중 가장 낮은 사람이 3성 무인입니다..!"배원중은 입을 다물고 깜짝 놀라며 중얼거렸다. "이 작은 나라에 이렇게 많은 무술 고수들이 있을 줄이야...? 한국 내에는 이미 무술 고수들이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원서훈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 경매의 배후에 있는 주인이 분명히 손이 닿지 않는 거물일 겁니다!"그때,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035! 옆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겁니까?! 이번엔 구두로 경고합니다만, 다시 떠들면 경고 기록을 추가할 겁니다!"배원중은 '035'가 자신의 내부 코드명임을 알고는, 이 말을 듣고 겁에 질려 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는 비록 돈이 많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경고를 받을 용기는 없었다. 경고가 기록되면, 경매에서 회춘단을 낙찰 받더라도 추가로 20%의 페널티 금액을 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추가 비용은 수십 억에서 수백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미화로 말이다!원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몇몇 들렸지만, 이 한 마디에 다른 사람들도 두려워 침묵하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절차에 따라, 이 경매에 참여하는 200명의 부자들과 그들의 수행원들은 먼저 보안 검사를 받았다. 나머지 10명의 대기자들은 그 뒤를 따라 줄지어 서있었다. 이전에 언급된 세 명의 VIP는 모든 사람들이 입장한 후에 보안 검사를 받도록 배치되었다. 그래서 현재 은충환,
이때, 은충환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말을 더듬으며, "시... 시후야... 네가... 정말로 이 할아버지에게 반 알짜리 회춘단을 준다는 거냐?"라고 물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이런 일을 가지고 장난을 치겠습니까? 걱정 마세요. 이 반 알짜리 회춘단은 오늘 밤 경매 현장에서 제가 할아버지께 드리겠습니다. 그때 주최자인 송민정 회장이 경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공개적으로 할아버지께 반 알짜리 회춘단을 선물하도록 하지요. 할아버지께서는 그저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 반 알짜리 회춘단을 복용하시면 됩니다."은충환은 오늘 밤 경매에서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뻐하며, 전신이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시후야, 걱정 말 거라. 그때가 되면 네 말 대로 모든 걸 하마!"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은충환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그럼 조금 더 휴식을 취하시도록 하세요. VIP 입장 시간이 되면 직원들이 알려드릴 겁니다."은충환은 재빨리 대답했다. "그래 좋다. 시후야, 분명히 바쁜 일이 많을 텐데, 나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서 네 일을 봐라!""알겠습니다." 시후는 말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은충환은 생각 없이 대답했다. "내가 너를 배웅하마!"시후는 은충환의 방을 나서며 돌아서서 말했다. "할아버지는 여기 계시면 됩니다.""알았다."사실 시후와 은충환 사이에는 깊이 있는 감정이 없었다. 시후는 심지어 부모가 당시 그룹을 떠나게 된 것이 은충환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후는 은혜를 잊는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은충환은 박청운을 초청하여 구름산을 재건함으로써 시후의 곤경을 해결할 수 있었고, 당시 은충환이 박상철에게 블랙 카드와 엠그란드 그룹을 시후에게 주도록 했던 은혜를 결코 잊지 않았다. 더군다나 구름산에서 자신이 회장의 자리를 은충환으로부터 직접 가져갔을 때, 은충환은 기꺼이 자리를 내주었고, 불만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이 일은 시후가 은충환을 긍정
"좋군요." 시후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워커에게 물었다. "오늘 현장 주변에 이상한 점은 없었죠?" 워커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미 믿을 만한 부하들을 배치하여 호텔 주변에 많은 숨겨진 카메라와 열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해 두었습니다. 사용한 제품들은 모두 국제적으로 가장 첨단 수준으로 알려진 장비이며, 또한 많은 블랙 드래곤 전사들이 은밀히 숨어 있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인물은 버킹엄 호텔에 결코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좋아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블랙 드래곤 병사들이 있어서 경호는 완전히 안심할 수 있겠군." 워커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최선을 다해 경매장의 경호를 맡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그를 칭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오늘 밤의 네 번째 VIP인 배유현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배유현이 말했다. "선생님, 지금 버킹엄 호텔 입구에 도착했는데 경호원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네요. 그래서 도로 건너편에서 서 있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제니퍼, 잠시만 기다리세요. 바로 가겠습니다." 배유현은 예의 바르게 말했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선생님!" 전화를 끊고 시후는 버킹엄 호텔 입구로 나갔다. 그러자 정문 맞은편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아름답고 요염한 배유현이 길가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배유현은 시후를 보자 급히 도로 건너편에서 달려왔다. 시후 옆에 있던 블랙 드래곤의 한 군인이 말했다. "저 여자분이, 제가 이미 우리 호텔은 현재 외부인을 받지 않으니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때 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제니퍼 씨는 저를 만나러 온 겁니다." 조금 전 군사는 블랙 드래곤의 5성 장군이자 정문 경호팀의 책임자로, 구름산에서 시후의 무서운 실력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시후의 말을 듣자마자 그는 곧 공손하게
배유현은 회춘단 경매의 절차와 요구 사항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후 앞에서는 아는 척할 수 없었기에 놀란 척하며 그의 설명을 들었다. 시후 역시 그저 상황에 맞게 연기를 하는 것이었고, 여전히 그녀가 프랑스에서 온 '제니퍼'라고 믿는 척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는 시후가 배유현의 정체를 일부러 폭로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후는 배유현이 먼저 스스로 모든 것을 밝히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서로 다른 속셈을 품은 두 사람은 경매장의 보안 검색대 입구에 도착했다. 시후는 VIP 초대장을 한 장 꺼내 배유현에게 건네며 말했다. "제니퍼, 초대장을 가지고 혼자 들어가시면 됩니다. 초대장을 직원에게 주면 직원이 2층의 VIP 객실로 안내해 줄 겁니다." 배유현은 놀란 듯 물었다. "선생님, 함께 들어가지 않으시나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VIP 초대장이 있지만, VIP는 아니라서요.. 저는 이번 경매의 컨설턴트 역할이기 때문에, 잠시 후 모니터링 룸에 있어야 하니 현장에는 가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배유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가 자신과 함께 들어가지 않아 약간 실망했지만, 이내 시후가 이 경매의 책임자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렇다면 당연히 VIP실에서 같이 경매를 보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상황 전체를 감시할 수 있는 곳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할 터였다. 그래서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선생님, 그렇다면 저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경매가 끝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경매장의 보안이 매우 엄격합니다. 휴대전화와 모든 개인 소지품을 보안 요원에게 맡겨야 하고,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물건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질 겁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경매가 끝나면 보안 요원들이 모든 개인 물품을 돌려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배유현은 이곳의 보안이 이렇게 엄격할 줄은 몰랐다. 소지품을 가져갈 수 없다는 건 차치하고, 그것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져 보관된
이 익숙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중열의 온몸이 흠칫 떨렸다. 그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시후의 모습을 보고 순간 너무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는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도련님.... 어째서.. 어떻게 오신 겁니까?”시후는 조용히 이중열을 바라보았다. 시후는 속으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이중열을 보지 않은 지 단 며칠이 지났을 뿐이지만, 그는 이미 한층 더 늙고 초췌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분명 최근 엄청난 고통을 겪었을 것이었다.시후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가볍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삼촌께서 홍콩으로 가시는 날인데, 제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 이번에 홍콩에 온 이유는 바로 삼촌이 무사히 홍콩에 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제부터 그 누구도 삼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그러자 이중열은 다급하게 말했다. “도련님..! 유가휘가 저를 죽이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를 직접 마중 나오시면, 정말 위험할 겁니다....!”하지만 시후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옆에 서 있는 성도민을 가리켰다. “삼촌, 이 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분이 바로 블랙 드래곤의 리더, 성도민 씨입니다. 오늘 누군가 삼촌님을 해치려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방해한다면 저는 반드시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성도민은 즉시 공손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은 선생님과 제가 있는 한, 홍콩에서 감히 선생님께 손을 대려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이중열은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그의 눈가는 순식간에 붉어졌고, 그는 끝까지 눈물을 참으며 목이 메인 듯 간신히 말했다. “도련님.... 저는 은서준 상무님께도 아직 큰 은혜를 갚지 못했는데.... 이제 또 이렇게 크나큰 은혜를 입게 되었으니....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성도민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배 회장님, 걱정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한편, 옆에서 이 말을 듣던 유가휘는 크게 놀랐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조금 전 배유현의 말을 들어보니.. TS Shipping의 진짜 주인은 은 비서라는 뜻인가? 그 변지현이라는 사람도 은 비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러자 유가휘는 이내 감탄했다. ‘그렇다면 애초에 은 비서는 단순히 TS Shipping의 비서일 리가 없어! 만약 은 비서가 TS Shipping의 실제 소유주 라면, 그의 진짜 능력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날지도 몰라!’유가휘는 자신도 모르게 시후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시후는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리고 곁에 서 있는 성도민과 배유현과 같은 강력한 인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임이 틀림없었다.유가휘는 다시 속으로 생각했다. ‘휴우.. 그럼 따라야지..! 가릴 처지가 아니잖아! 남자가 정말 능력이 있으면 설령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는 것이 될 지도 모르지만 은 비서라는 인물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경이의 능력에 달려 있어!’ 지금 유가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든 시후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는 아직 커다란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십여 분이 더 지나자, 성도민의 휴대폰으로 부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시후에게 보고했다. “은 선생님, 손님이 곧 나오십니다!”“오?” 시후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여러분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제가 직접 나가서 모셔오겠습니다.”유가휘는 서둘러 말했다. “은 비서님, 제가 함께 가도 되겠습니까?”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거절했다. “아닙니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그동안 배 회장님과 더 이야기를 나누시는 것도 좋겠군요.”유가휘는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홍콩 공항에 투자를 했다는 신분 덕분에, 유가휘는 전화를 한 통 걸었고 곧바로 한 명의 공항 임원이 서둘러 달려와 몇 차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일행을 도착 홀 2층에 있는 VIP 라운지로 안내했다.이 VIP 라운지는 본래 VIP 고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장소였고, 유가휘 역시 처음에 이곳을 미리 준비해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귀빈 중의 귀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유가휘는 자신이 먼저 도착 홀에서 직접 그녀를 기다려 맞이해야만 그녀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만약 자신이 먼저 VIP 라운지에 앉아서 다른 사람이 배유현을 안내해 오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마치 자신의 위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처럼 오만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VIP 라운지에 도착한 후에도, 유가휘는 여전히 이 점이 신경 쓰였다. 그래서 그는 시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제가 여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면 예의에 조금 어긋나지 않을까요? 차라리 이렇게 하시죠. 그 손님의 성함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제가 직접 안내판을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러면 은 비서님과 배 회장님께서는 여기서 편히 쉬시면 되고요!"시후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그렇게 까지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분은 저와 관련된 분이시니, 당연히 제가 직접 나가서 맞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손님을 모시고 오면, 그때 다 같이 인사를 나누시면 됩니다."유가휘는 즉시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은 비서님, 그러면 제가 같이 따라가서 모시겠습니다!"시후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만 직접 가면 됩니다." 그는 더 이상 유가휘에게 고민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 회장님, 유 회장님은 홍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러니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도 좋겠군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눈빛 속에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감정으로 가득했다. 원래 두 사람은 배유현이 단순히 시후의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예상과 달리, 배유현은 오히려 시후의 앞에서 겸손하게 저자세로 행동하며, 정중하게 시후를 '은 선생님'이라고 불렀고, 심지어 ‘은 선생님을 돕는 것이 영광입니다.’ 라고까지 말했다. 이건 이미 단순한 존중의 수준을 넘어, 마치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보이는 태도나 말투와 더 유사해 보였다.유가휘와 방가흔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 대단한 재벌 가문인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인 배유현이 대체 왜 시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그때, 시후가 배유현을 향해 말했다. "배유현 씨, 내 친구 두 명을 소개해 드릴게요." 그는 옆에 서 있는 유가휘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이쪽은 홍콩에서 유명하신 유가휘 회장님, 옆에 계신 분은 사모님이신 방가흔 씨입니다."배유현은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듣는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이미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온 것은 이중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고, 이중열을 노리고 있는 자가 바로 홍콩 재벌인 유가휘 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직접 이곳으로 데려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상황으로 짐작해 보아하니 유가휘는 시후와 친구가 된 듯했으며, 자신이 현재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배유현이 속으로 놀라고 있을 때, 유가휘가 이미 먼저 손을 내밀며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배유현 회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가휘라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당신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홍콩에서 직접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배유현은 속마음을 감추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가볍게 손을 맞잡고 미소 지었다. "유 회장님, 저도 회장님의 명성을 많이 들었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옆에 있던 방가흔도 긴장한 듯 서둘러 인
유가휘와 방가흔은 홍콩에서는 이미 최상위층에 속해 있었지만, 전세계 적으로 보면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반면, 페이셔스 그룹의 경우 이미 일반적인 부호 순위에 오를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숨겨진 거대 재벌가였으며, 종합적인 영향력은 유가휘의 집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그런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바로 배유현이었기에, 유가휘와 방가흔에게 있어 그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은 마치 작은 시골 마을의 최고 부자가 그 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직접 만날 기회를 얻은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흥분과 함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시후는 아주 여유로운 상태였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당당하게 도착장으로 걸어갔다.그 시각, 도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방가흔은 조금 전에 유가휘와 함께 시후를 마중 나왔을 때처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이전과 같은 부잣집 사모님 같은 태도도 온데간데없었다.이때, 군중 속에서 성도민이 몸을 돌려 시후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특별한 상황은 없었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답했다. "보고드립니다, 은 선생님.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가휘는 성도민이 여기 있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그는 급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성... 성도민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성도민은 유가휘를 힐끗 쳐다본 후, 가볍게 인사를 받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시후가 유가휘와 마치 친구처럼 친밀하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유가휘는 시후의 진정한 정체와 이번 홍콩 방문의 진짜 목적을 알게 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도민은 굳이 유가휘와 많은 말을 나눌 필요가 없었다.20분 후.세관 출구에서 눈에 띄는 아름다운 실루엣이
이때, 시후와 유가휘 부부도 이미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차량 대열이 공항 도착장 입구 앞에 멈춰 서자, 유가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도 곧 도착하겠죠?"시후는 시간을 확인한 후 덤덤하게 말했다. "아직 십여 분 정도 남았습니다."유가휘는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면 차에서 기다릴까요, 아니면 안으로 들어갈까요?"시후는 가볍게 대답했다. "들어가서 기다리시죠."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먼저 차 문을 열고 내렸다.유가휘도 차에서 내리려던 순간, 갑자기 운전사가 몸을 돌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들어온 소식입니다. 이중열이 이미 세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오, 벌써 도착했군...." 유가휘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놈을 만나서 그 자식이 지금 얼마나 초라하게 변했을지 궁금해.... 하지만 오늘은 아내도 있으니, 가급적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운전사가 재빨리 답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라면 배유현 회장은 20분 후에 도착할 것이고, 배유현 회장을 만난 뒤 바로 떠날 겁니다. 이중열은 나오려면 최소한 30분 이상 걸릴 테니, 시간상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좋아."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앞차에 타고 있던 방가흔도 차에서 내렸고, 유가휘는 운전사에게 말했다. "내 아내는 아직 이중열이 오늘 돌아온다는 걸 모른다. 그러니 너희도 입 조심해. 이중열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아내가 어떤 소식도 듣지 않도록 해야 해.”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안심하십시오. 절대 입 밖에 내지 않겠습니다."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만약 저쪽에서 빨리 움직이면, 이중열은 오늘 밤 살아남기 힘들지 않겠습니까?"유가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해가 지기도 전에 끝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황이 변했어. 원래 홍문의 임 사범이 이 청부살인 건을 맡으려 했지만, 지금 홍콩을 떠난
오후 두 시. 이중열이 탄 항공편은 정시에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중열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홍콩을 떠나 있었기에, 창밖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이중열에게 익숙한 것은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한자들 뿐이었다. 그 글자들은 마치 그에게 20년 만에 추억이 있는 지역으로 마침내 돌아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홍콩에 온 뒤에 아마도 홍콩에 다시 익숙해질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홍콩 땅을 밟는 순간부터, 그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 스튜어드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규정에 따라 조금 뒤 비행기에서 서둘러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에 저희가 직접 선생님과 함께 관련 서류를 홍콩 세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이었지만, 범죄자는 아니었기에 미국 경찰이나 관계자가 그와 함께 동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절차에 따르면, 추방 대상자의 여권 정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5년, 10년 또는 영구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후, 바로 출국 항공편을 배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의 일은 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따라서 미국 당국은 그를 출국 항공편에 태우면서 관련 서류를 항공사 직원에게 전달했고, 해당 직원은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홍콩 세관에 그를 인계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비행기의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승무원이 다시 이중열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이 선생님, 저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네." 이중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는 머리 위 수납칸에서 작은 기내용 가방을 꺼낸 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복도를 지나자, 두 명의 세관 직원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