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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0장

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손을 모아 인사하며 말했다. "오늘 밤은 원 선생의 말의 좋은 기운을 좀 빌려야겠군!"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소파를 잡고 일어섰다. 곁에 있던 원서훈이 재빨리 다가와 배원중을 부축해주었고, 두 사람은 함께 호텔 객실을 나섰다.

두 사람이 객실을 나서자, 주위의 다른 객실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 중에는 동양과 서양의 얼굴이 뒤섞여 있었고, 모두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 그들의 얼굴을 빠르게 식별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배원중은 몇몇 아는 사람을 만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층에는 거의 다 낯선 얼굴들이었다. 사람들은 차례차례 엘리베이터 홀로 모여들었고, 그곳에는 두 명의 경비원이 서 있었다. 이 경비원들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엘리베이터는 운행되지 않습니다. 모든 분들은 계단으로 내려가 주십시오."

호텔에는 여덟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계단을 이용하라는 요구는 모두를 불만스럽게 만들었다. 몇몇 사람들이 항의하려 했지만, 입을 열자마자 경비원에게 호되게 꾸짖음을 당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규율을 준수하십시오! 규율에 대해 항의하는 자는 기록이 될 것이며, 여러분의 번호를 기억할 것입니다. 한 번 기록되면, 경매에서 어떤 물건을 낙찰 받더라도 최종 가격에 20%의 추가 페널티 금액이 부과되며, 두 번 기록되면 이번 행사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당합니다.”

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즉시 눈치를 채고 입을 다물었다. 이들은 모두 평소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최고 부자들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죄수나 다름없었다. 다시 말해, 시후가 이들을 이곳에 소집한 것은 그들에게 참는 법을 배우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가장 낮은 신분이며, 심지어 경비원조차 그들에게 명령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여덟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사용할 수 없었다. 이는 그들이 모두 같은 길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연회장으로 걸어가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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