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시후는 계속 이어 말했다. "엘에이치 그룹은 이제 서울에 엄청난 힘을 가진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분명 나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겁니다. 사실 이미 그들은 사람들을 보내기 시작했죠.. 그러니 두 사람이 호텔을 떠나더라도 엘에이치 그룹은 그들을 구해 준 사람이 소수덕과 소수도를 납치한 사람과 관련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안세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약간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도련님, 그렇다면 소민지 씨와 박혜정 씨가 도련님의 신원을 유출하면 어떻게 됩니까..?"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지만, 모든 것을 다 확신할 수는 없죠.. 일단 나는 엘에이치 그룹과 더 즐겁게 지내고 싶을 뿐이지, 두 사람이 실제로 나에 대한 정보를 유출해도 상관은 없어요.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이 무슨 방법을 써서 나를 밝혀내더라도 상관없고요. 어차피 이화룡 씨의 개 사육장 확장이 거의 다 마무리 되었고, 그렇다면 공간도 넉넉하겠죠.. 그리고 시리아의 산간 지역은 넓고 인구도 적기 때문에 하미드 씨를 돕기 위해 소성봉 그 망할 늙은이를 보내도 나쁘지 않죠.”안세진은 시후가 엘에이치 그룹이 그의 존재를 알게 될까 봐 걱정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안도감을 느꼈다. 그 역시도 사실 엘에이치 그룹은 시후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시후 자신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한, 안세진도 걱정할 것이 없다. 곧, 소민지와 박혜정이 시후의 객실로 찾아왔다. 이를 본 시후가 말했다. "두 분 이제 저녁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사람들에게 차량을 준비하라고 했어요. 더 이상 문제가 없다면 돌아가셔도 됩니다.”소민지는 슬픈 표정으로 물었다. "내 생명의 은인, 앞으로 또 만날 기회가 있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다만 우리의 약속을 잊지 마세요. 당신이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이 되면 제가 직접 가서 축하해 줄 생각입니다.”소민지는 또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하늘이 어두워진 저녁.롤스로이스 한 대가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이 차량을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안세진의 부하 중 한 명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안세진이었다. 뒷줄에는 박혜정과 소민지가 앉아 있었다.조수석에 있던 안세진은 내비게이션의 지도를 보더니 두 사람에게 이렇게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목적지까지는 10분도 채 안 남았습니다. 도착하면 가족 분들에게 전화를 거실 수 있습니다.”박혜정과 소민지는 둘 다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 왜냐하면 사고를 당한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고 가장 두려웠던 것은 가족들이 두 사람을 굉장히 걱정하고 있을 것이었기에 자신들이 사고를 당했지만 아직 살아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안세진은 아직 1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며칠을 기다렸는데 마지막 10분을 못 기다리겠는가..?그 시각, 박혜정의 아버지 박진하는 종로 저택에서 자녀들과 함께 가족 회의를 열고 있었다. 최근에 박혜정과 소민지의 행방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에이치 그룹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두 사람을 찾고 있었지만 모녀에 대한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박진하는 어찌할 줄을 모르며 아들들과 딸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지빈이는 어디 있지? 오늘 밤에 회의가 있다고 했는데 왜 아직 오지 않는 거냐..?”큰 아들 박봉주가 답했다. "아버지, 지빈이 방금 메시지를 보냈는데, 무슨 콘서트 관련 사항을 확정해야 할 것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오늘은 참석할 수 없을 듯합니다. 그러니 일단 먼저 진행하시죠.”"말도 안 되는 소리!" 박진하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지빈이 이 녀석은 평소에는 아주 현명하다가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판단을 못하지..? 지금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명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나?”박봉주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지빈이는 최근 동생과 어머니의 일로 바쁘게
박봉주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능한 모든 지인들을 통해 물어 보기도 했고, 사립탐정들과 경찰 쪽도 접촉을 시도 해보았지만 두 사람에 대한 관련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박진하는 서둘러 물었다. "사립 탐정들도 단서를 못 찾아..?”박봉주는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버지, 단서를 찾는 과정에서 7, 8명의 간첩을 찾아냈지만 정작 우리가 필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박진하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터널에서 이렇게 큰 교통사고가 났는데 두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단서가 하나도 없다는 게 정말 나는 믿기지가 않는다!!”박매화는 서둘러 말했다. “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하지만, 그럴수록 이 문제에 변화의 여지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지 않고, 당시 교통사고의 영향을 감안하면.. 두 사람은 아마도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몰라요.. 그러니 우리 희망을 놓지 말아요 아버지.”박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관련 단서를 찾지 못했으니 너무 걱정이 되는구나..”박봉주가 말했다. "아버지, 내일 정오에 경찰서를 방문하여 사고 현장 주변 반경 300km 내의 모든 CCTV 영상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에 단서를 찾을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더 살펴볼게요."박진하는 이 말을 듣고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왜 진작에 사용하지 않았느냐? 지금은 CCTV 역시도 화질이 좋을 테니 혜정이와 민지가 영상에 남아 있기만 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거야..!”박봉주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아버지, 그런데 CCTV로 얼굴을 확인하는 건 많은 작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 가족을 찾자고 공권력을 사용해도 될까요..?”박진하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지는 말아야지..”
"뭐?! 혜정이!!?!"박진하는 박혜정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았다..! 그는 딸의 목소리를 알아차렸지만, 이 목소리가 진짜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순간 심장이 몇 배로 빨리 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격렬하게 뛰어서 인지 가슴 전체가 아파왔다..! 그는 가슴을 쥐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너.. 너 혜정이가 맞냐!?”이 말이 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박봉주는 놀라 소리쳤다. "아버지, 정말 혜정입니까?!"박양해는 재빨리 말했다. "아버지, 스피커를 켜세요!"박진하는 서둘러 휴대폰 스피커를 켰고 박혜정이 눈물 흘리며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 정말 저예요. 저 아직 살아 있어요..!! 민지도 살아 있고요.. 바로 제 옆에 있어요."소민지도 울면서 말했다. "할아버지... 저예요... 저 민지입니다..."박진하와 가족들 전체가 갑자기 흥분했다!박진하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소리쳤다. "세상에!! 너희 둘 지금 어디에 있어!!”박혜정은 서둘러 말했다. "지금 서울 외곽에 있어요.. 아버지, 여기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누군가가 우리를 데리러 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박진하는 신이 나서 소리쳤다. "그래 구체적인 위치를 알려주면 바로 네 오빠와 함께 그곳으로 가마!”박혜정이 말했다. "네, 그럼 즉시 주소를 보내드릴게요.”박진하는 전화를 끊기 전에 갑자기 소리쳤다. "먼저 대략적인 위치를 좀 알려줘라 혜정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니? 내가 먼저 그곳으로 가고 싶어 그런다!”박혜정은 안세진을 서둘러 바라보았고, 급히 답했다. "아버지 저는 지금 파평산 쪽에 있어요.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야 해서 이 쪽으로 왔어요.”"그래 알겠다!" 박진하는 너무 기뻐서 서둘러 말했다. "그럼 지금 주소를 보내주면 내가 바로 나가마!" 전화를 끊은 후 박진하는 두 아들에게 신이 나서 말했다. "얘들아 가서 차량을 좀 준비해와라! 둘은 나와 함께 혜정이를 데리러 가자!
이때 박혜정과 소민지는 산길에 조심스럽게 숨어 가족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조금 뒤, 도로 끝에 두 개의 흰색 라이트가 보였고, 이것은 박봉주가 운전하고 있는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박혜정이 말한 위치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박진하는 서둘러 박혜정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혜정아, 우리 차가 보이니?”"예 아버지, 500~6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차 한 대를 봤는데 아버지 차인지 모르겠네요.""내가 그럼 네 오빠에게 상향등을 두 번 켜라고 하마.”박봉주는 이 말을 듣고 재빨리 상향등을 두 번 깜박였다.이때 박혜정은 옆에 있는 산길에서 조심스럽게 걸어 나와 길에 있는 차량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조수석에 있던 박봉주는 동생을 한눈에 알아보고 신이 나서 말했다. “혜정이에요!! 어서 가자 형!”박봉주가 액셀을 밟자 차량이 빠르게 달려 나갔다. 그리고 차량은 박혜정 옆에 멈춰 섰고, 멈추자마자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문 3개가 동시에 열렸고 박진하, 박봉주, 박양해가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박진하는 박혜정을 보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목이 메었다. "혜정아.. 흐윽..!! 너와 민지가 한동안 실종됐고, 나는 혹시라도 네가 죽음에 이르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박혜정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그녀는 앞으로 나아가 아버지를 안고 눈물 흘렸다. "아버지, 걱정하게 해서 죄송해요..."이때 소민지 역시도 박혜정에게 다가와 외할아버지의 팔을 부드럽게 잡고 흐느꼈다. "외할아버지..."박진하는 재빨리 소민지를 부드럽게 껴안고 소리쳤다. "그래 민지야, 괜찮아, 다 괜찮아..."소민지는 다시 박봉주와 박양해를 바라보며 목이 메어 말했다. "삼촌, 둘째 삼촌... 걱정하게 만들었죠..."박봉주는 서둘러 말했다. "에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와 네 엄마가 이렇게 무사하면 우리는 걱정을 좀 해도 별로 큰 문제가 없어..!”이때 박진하는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을 했다. "혜정아, 민지와 대체 어디
국내에는 혜리의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 중에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 소지빈도 포함되어 있었다.소지빈은 현재 자신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무사한지 꿈에도 몰랐고, 그는 여전히 콘서트장에 머물며 앞으로 필요한 세부사항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었다..! 사실 그의 회사는 혜리가 참석하는 콘서트의 후원자일 뿐이고, 일반적으로 이런 후원자들은 비용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실제 공연 일정, 무대 구성, 홍보 자료 등은 모두 혜리의 소속사에서 하는 일이라 소지빈은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공연 주최 측과 협력하고 있었고, 소지빈은 주최 측에 돈을 좀 꽂아 주고 공연장 곳곳에 혜리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소지빈은 혜리에게 구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원래 그는 버킹엄 호텔의 모든 광고 공간을 직접 돈으로 사들이고 싶었지만, 안세진이 거부하는 바람에 그 계획은 실패했다. 그래서 그는 행사 업체와 협력하여 행사장 외부에 있는 여러 개의 대형 LED 스크린을 포함하여 행사장 내 모든 광고 스크린을 조용히 임대했다. 혜리의 콘서트 당일, 소지빈은 신중하게 준비한 혜리에게 고백하는 내용을 담은 포스터를 광고 스크린에 올릴 예정이었고, 그녀를 위해 야광봉, 조명 사인, 티셔츠가 포함된 수많은 굿즈들을 특별히 맞춤 제작했다. 소지빈은 국내 최고의 디자인 업체에게 이 제품을 맞춤 제작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썼다..! 이러한 아이템 외에도 컬러 포스터도 굿즈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포스터에 인쇄된 내용은 소지빈이 LED 스크린에 업로드할 고백 포스터와 같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소지빈은 고백 포스터에 자신의 이름은 직접 밝히지 않았고, 그저 S라는 이니셜을 적어 두었다. S는 당연히 소지빈의 이니셜 중 첫 글자이다. 그는 혜리가 고백하는 포스터의 내용을 보면 분명히 소지빈 자신이 한 일이라고 추측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결코 자신을 떠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로써 그는 수천 명의 사람들
소지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경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가 되면 신비한 ‘S’라는 인물의 정체가 분명 SNS 상에서 화제가 될 겁니다..!" 문득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른 소지빈이 말했다. “아!! 그리고 경품 이벤트를 열어서 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S씨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사람들 중에 추첨해서 상품을 주는 걸로 하죠.”비서가 서둘러 물었다. "도련님, 그럼 경품은 뭘로 하시겠습니까?”소지빈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좋은 경품을 거시죠. 1등 1명, 2등 2명, 3등 3명을 뽑는 겁니다. 1등은 롤스로이스 팬텀. 2등은 벤틀리 뮬산, 3등은 메르세데스 벤츠 그랜드 G로 하시죠!"비서는 놀라서 말했다. "도련님, 경품이 너무.. 센 것 아닙니까..?”소지빈은 웃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비싸면 비쌀수록 좋지 않겠어요?! 1인당 경품으로 당첨금을 받는 건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러니 저는 고급 외제차를 경품으로 걸고 당첨자를 발표할 겁니다. 일단 6명을 뽑으려면 추첨 기간을 조금 연장하여 한 달 정도로 잡으시죠. 한 달 정도면 충분한 시간일 것 같아요.”비서는 재빨리 동의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도련님,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석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알겠습니다!" 소지빈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문제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가장 먼저 저를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명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또한 많은 홍보 요원을 모집하여 그들이 SNS 상에서 긍정적인 기사를 게시하도록 요청해주세요.”비서가 서둘러 물었다. “도련님, 기사에 대해 생각해두신 구체적인 방향이 있습니까?”"물론이죠!" 소지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단 내가 인스타에서 가장 유명한 공인이며, 셀럽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찾아 혜리가 나와 같이 배려심 깊고 로맨틱한 남자의 눈에 들어 사랑 받는 것
소지빈은 이 말을 듣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10초가 넘도록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박진하는 전화 통화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다시 물었다. "지빈아, 내 말 듣고 있니?"그제서야 소지빈은 반응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어머니와 민지가 돌아왔다고 하셨죠?! 그게 정말이에요?”"그래 정말이다!" 박진하는 매우 엄숙하게 말했다. "이런 일을 내가 농담을 하겠냐?! 어서 돌아와라!”소지빈은 서둘러 말했다. "알겠습니다 외할아버지, 지금 바로 갈게요!" 이 말을 한 후 그는 즉시 전화를 끊고 비서에게 말했다. "그럼 비서님은 사람들과 계속 소통하며 일을 마무리 지어 주세요.”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차로 달려갔다. 차에 앉은 소지빈은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걸고 싶었지만, 순간 갑자기 머뭇거렸다. 잠시 동안 그의 온몸이 굳었고, 정신은 극도로 혼란스럽고 모순된 느낌이 들었다. 이때 어머니와 여동생이 갑자기 무사히 돌아온 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어머니, 여동생과의 관계가 늘 매우 좋았기 때문에 지금 마음 속에는 두 사람이 돌아왔다는 흥분이 생겼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통제할 수 없는 또 다른 생각이 생겨나고 있었다. 그 생각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소지빈! 네 엄마와 여동생이 돌아오는 건 너에게 좋은 일이 아니야!! 돈과 권력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네 할아버지를 생각해봐! 그 늙은이가 지금 아버지와 너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있는 건 사람들 사이에서 그가 악명 높은 죄를 지었고 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어머니와 여동생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갑자기 무사히 돌아오면 할아버지에 대한 사람들의 멸시도 자연히 완화되겠지! 사람을 죽인 것과 죽이지 않은 것의 차이는 커..! 두 사람이 무사히 돌아오면, 할아버지를 향한 사람들의 멸시와 분노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잊혀질 수도 있어! 그렇다면 네 할아버지는 다시 대중의 눈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겠지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