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교수는 오늘 정말로 매우 행복했다. 자신의 외동딸이 이제 위험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무사히 자신의 곁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녀는 세상의 위험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더 이상 이전처럼 맹목적으로만 이상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딸은 앞으로 시후가 운영하는 회사에 머물면서 그를 돕겠다고 약속했으니, 이 말은 바로 그녀가 안전한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자 변 교수는 기분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몇 잔 더 마셨다. 세 잔 정도를 마신 후, 변 교수는 약간 취한 듯했다. 조금 뒤 그는 술김에 연속해서 시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마지막으로 딸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반쯤 취한 반쯤 취한 눈으로 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지현아.. 너와 시후는 둘 다 20대인데 시후는 결혼한 지 벌써 4년이 됐다.. 이제 너도 결혼하는 걸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어?”아버지의 말에 비록 취하지는 않았지만 변지현의 아름다운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갑자기 아버지가 자신의 결혼 계획을 다시 걱정하기 시작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 그건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제 주변에는 아직도 결혼에 대해서 생각이 없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사실 전 40대가 되어서 결혼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요!” 그렇게 말하던 그녀는 갑자기 아버지에게 했던 거짓말이 생각나 재빨리 말했다. “아 참..! 그리고 제가 지난 번에 말씀드렸던 그 일도 있고요..”변 교수는 딸을 바라보며 10초 이상 멈췄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이고.. 네가 여자를 좋아하더라도 말이야, 이 나이에 여자 친구를 만들거나 그래야 하지 않겠어?!”"저는..." 변지현은 아버지가 시후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갑자기 극도로 당황스러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시후는 갑자기 변 교수가 이전에 자신에게 말한 내용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와인을 다시 한 잔 따라 마시고는 이렇게 말했다. "아빠는 그동안 너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학생들 중에 동성 연애를 희망하는 친구들을 본적이 있었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그들 역시도 굉장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 그리고 어떤 이들은 법적으로 결혼을 하여 공개적으로 동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시험관을 선택하여 아이를 갖는 커플도 있었지.. 나는 이런 방법 역시도 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이것은 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혈통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지.”변지현의 표정은 점점 당혹스러워졌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녀의 성적 취향에 대해 이렇게 깊이 있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은 자신의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아버지는 자신이 빨리 결혼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아버지가 재직하시는 학교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우등생을 찾아 소개를 해주기도 했고, 그들 중에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하는 애제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변지현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녀는 자신의 에너지 절반은 공부에 쏟았고 나머지 절반은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과 같은 여러 종류의 활동에 참여하는 데만 쏟았다. 그 와중에 뜻이 맞는 동료들을 몇 명 만나게 되었고,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시리아로 가게 된 것이다. 그녀는 전쟁의 참혹함과 종교관의 충돌, 그리고 전쟁에 개입되어 있는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등 그 모든 것들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계 곳곳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 다녀온 시리아에서 많은 일들을 겪은 후, 변지현은 세상을 포용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접 그 장소로 가서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마침내 세상을 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먼저 현실 세계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
변지현의 말을 듣고 변 교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불쑥 소리쳤다. “뭐라고?! 네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럼..? 혹시 너 남자를 좋아하는 거니?!”변지현은 아버지가 이 대답을 들었을 때 또 한 번 충격 받은 표정을 지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이렇게 물었다. "아빠... 그럼 제가 남자를 좋아하지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정말 믿으신 거예요?”변 교수는 갑자기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하아.. 아버지로서 볼 때 네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 더 낫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황급히 시후를 다시 바라보며 소리쳤다. "시후, 그 민지라는 여자는 잊어버리고, 주변에 괜찮은 상대가 있는지 살펴봐 줘요. 혹시 괜찮은 사람 있으면 지현이에게 소개해주면 좋겠네요.”시후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더 신경 쓰겠습니다.”변지현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저는 아직 남자친구를 만들 계획이 없어요. 그리고 시후 오빠는 저를 구하기 위해 너무 큰 위험을 감수했고요.. 일단은 먼저 일에 집중하고, 2년 정도 뒤에 남자 친구를 만들도록 노력해 볼게요.”변 교수는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 그래.. 네가 사내를 좋아한다고 하니 내 마음이 훨씬 나아진다.. 2년 정도는 내가 더 기다릴 수 있지. 이 아빠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서둘러 와인 한 잔을 더 따르고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 삼촌과 한 잔 더 마시자고요. 오늘은 정말 여러 모로 행복한 날이군~”시후는 변 교수가 왜 그렇게 행복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고, 미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집어 들었다. "삼촌이 기쁘다고 하시니 몇 잔 더 하시죠.”잔이 몇 번 더 비워지자, 변 교수는 점점 취해갔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그는 이미 술에 취해 해롱댔다. 음식이 거의 비워졌고, 변 교수가 술에 취한 것을 본 시후는 변지현에게 말했다. "지현 씨, 오늘은 여기서 그만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이화룡 씨에게 당신과 삼촌을
…….그 시각, 경북 청송 엘에이치 그룹 별장.소성봉은 소수도의 회신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의 마음은 조금씩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소수도가 이토 유키히코를 만나러 간 것은 당연하고 이미 점심 시간이 지났을 것이기 때문에, 이토 유키히코와의 만남이 잘 됐든 안 됐든 아들은 자신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서 소수도에게 전화를 걸었다.휴대폰 스피커에서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들려왔다. "휴대폰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됩니다..”메시지를 들은 소성봉의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이건 수도가 아마도 곤경에 처해서 일지도 모른다..!"그러자 집사 소재한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제가 대표님과 함께 간 부하들에게 다시 한 번 전화해보겠습니다..!” 그 말을 한 후 그는 즉시 전화를 걸었고, 곧 휴대폰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가 다시 흘러나왔다. 집사는 표정이 바뀌며 연달아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초조하게 말했다. "회장님, 모두가 전화기를 꺼 놓았습니다..."소성봉의 얼굴이 살짝 떨렸고, 그는 갑자기 소리쳤다. "젠장!! 망했군!! 수덕이처럼 수도도 놈들의 손에 넘어간 게 틀림없어!!”소재한은 초조하게 물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요..? 혹시 LCS 그룹이 꾸민 일일까요..?”소성봉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수도가 사라지기 전에 버킹엄 호텔을 떠났는지 확인해보게.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당연히 LCS 그룹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겠지! 그럼 은충환 회장은 이 일에 대해 나에게 설명을 해야 할 거야!”"알겠습니다!" 소재한은 즉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수도의 이동 경로를 알아보았다. 그 결과, 소수도는 오늘 버킹엄 호텔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이 사실로 인해 소성봉은 분노했다. 그는 LCS 그룹이 감히 그의 아들을 직접 공격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충환은 전화를 끊고 즉시 안세진에게 전화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박상철 집사가 서둘러 물었다. "회장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은충환은 한숨을 쉬었다. "소수도가 오늘 사라졌다고 하네.. 사라지기 전에 버킹엄 호텔에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 소성봉 회장이 상황 파악을 위해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군.. 일단 먼저 안세진 부장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봐야겠소..”박상철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 "예? 소수도 대표도 사라졌다는 말씀이십니까??! 며칠 전에 소수덕 대표도 사라졌다고 했는데.. 그 역시도 서울의 한 호텔에 묵다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은충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단 소수덕의 문제는 그렇다 치고 어차피 그는 우리가 운영하는 곳에서 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의 생사는 우리와 아무 관련이 없지. 하지만 소수도의 일은 조금 까다롭다고 할 수 있네. 그는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일단 엘에이치 그룹에서 이걸 구실로 싸우려 들면 우리는 골치 아파질 거요.”박상철은 뭔가 떠오른 듯 즉시 말했다. "회장님, 이 문제는 아마도 도련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시후 말인가?!?" 은충환이 물었다. "하아.. 시후가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는가..?”박상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예, 안세진 부장과 관련이 있다면 시후 도련님이 그 배후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세진 부장이 아무리 간이 크더라도 감히 소수도를 공격하지는 못할 것입니다."은충환은 동의한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소수도는 명목상 엘이이치 그룹의 2인자이다. 그리고 안세진은 LCS 그룹의 부하 직원일 뿐.. 그리고 직원들 사이에서도 중간 수준의 직위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니 소수도와 안세진의 사이에는 지위, 정체성, 힘의 큰 갭이 있는데, 안세진이 어떻게 소수도를 납치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유일한 가능성은 시후라고 할
"그 녀석은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면 바로 반격하여 엿을 먹일 그런 성격이야. 그리고 만약 바로 반격할 수 없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라도 비밀리에 반격을 할 성격이지.. 어쨌든, 그 녀석은 목표가 하나 정해지면 눈에 보이는 것이 그것 하나일 뿐이네.. 게다가 그 녀석의 눈에는 제약이나 족쇄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이야..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지난 번에 소리와의 일이 있지.. 그 때 소리가 그 녀석의 이모인데 어쩌라는 식으로 나오더라고..? 일단 소리가 먼저 시후를 업신여기고 그 녀석의 아내와 아내의 집안 사람들을 무시하긴 했어.. 소리가 시후의 장모인 윤우선 씨를 만나서 다투고 시후를 화나게 만들었지.. 그 때문에 소리를 몇 주 동안 가둬 두고 고통스럽게 만들었잖나..” 은충환은 이 말을 마친 뒤 고개를 저으며 웃음 짓고는 또 다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소리는 40년, 50년을 그 어떠한 고난도 겪지 않고 곱게 자랐어. 나도 못했던 교육을 시후가 다 한 것 같더군...." 말을 마치자마자 은충환의 표정은 다시 진지 해졌다. "그런데.. 내 생각에 이번에는 시후가 좀 충동적이었던 것 같아..! 엘에이치 그룹을 대놓고 공격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말이야..! 엘에이치 그룹의 명예와 그들의 해상 운송 사업은 이미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고 쳐도, 다른 분야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그러니 시후가 벌써 소수도를 직접 공격한다면, 이건 우리 그룹이 엘에이치 그룹과 전쟁을 선포하도록 강요하는 것 아닌가?”이때 박상철 집사는 은충환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회장님, 정말로 전쟁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딱히 나쁜 생각이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어쨌든 엘에이치 그룹은 늘 우리 LCS 그룹의 가장 큰 경쟁자였지 않습니까..?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평화롭게 함께 했지만, 언젠가는 삐걱거릴 관계였습니다.”은충환은 손을 흔들며 부인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네. 우리와 엘에이치 그룹의 갈등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돈, 이
은충환은 시후가 그렇게 이 상황을 쉽게 인정할 줄은 기대하지 않았다. 이 갑작스러운 긍정이 은 회장을 순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쉬었다. "시후야, 어리석은 짓을 했다..!”시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뭐가 어리석었다는 거죠?”은충환은 한숨을 쉬었다. "네가 소수도를 직접 공격해서는 안 되지! 생각해 봐라. 소수도는 엘에이치 그룹의 장남이고,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다.. 그럼 우리 LCS 그룹과 관련이 있겠니 없겠니..?”시후가 다시 물었다. "왜 그러시죠? 혹시 소성봉 회장이 할아버지를 찾고 있나요?”"그렇다!" 은충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소성봉 회장이 나에게 전화해서 소리를 지르며 우리 그룹과 싸울 거라고 경고를 하더구나!! 우리 두 그룹은 늘 말은 죽일 듯 날카롭게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러니 너도 이런 건 알아야 해. 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규칙을 어긴 것이나 다름 없으니, 엘에이치 그룹은 분명 미친 듯이 보복하려 들 거다.. 분쟁이 최고조에 달하면 우리도 피해를 입을 것이고, 일어서기 어렵게 될 지도 모른다.”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하하하! 그것 때문에 저에게 전화 거신 거예요?”은충환은 시후의 비아냥 대는 말투를 듣고 심각하게 말했다. "시후야, 나는 네가 상대에게 화풀이를 하고, 종종 참을 성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행동을 할 때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니? 지금 네가 소수도를 공격하더라도, 엘에이치 그룹에 실질적인 피해는 전혀 없을 거다.. 그 놈은 사실 제 아버지에게 완전히 무시당할 정도로 힘이 없어! 그 놈은 단지 그룹의 마스코트일 뿐이다.. 그러니 네가 소수도를 잡아 두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너는 그저 이 일 때문에 엘에이치 그룹이 우리를 표적으로 삼을 이유를 제공한 거다!”시후는 침착하게 말했다. "저는 LCS 그룹을 위해서 그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그 당시 반 LCS 그룹 연맹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
은충환은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시후야.. 이게 무슨 유치한 말 장난이냐..?”하지만 시후는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말장난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제 상황을 말씀드리는 거예요. 소수도는 버킹엄 호텔에 체크인하지 않았습니다. 체크인 정보에는 그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가 호텔에 들어왔다는 영상 기록도 없습니다. 호텔에 많은 CCTV가 있을 것이고 영상들이 많은데 그가 포함된 영상이 없다고요. 아시겠어요?”은충환은 서둘러 물었다. "혹시 소수도가 체크인할 때, 네가 영상을 모두 지운 거냐?”"아니요." 시후는 짧게 답했다. "처음 소수도가 호텔에 왔을 때 이토 유키히코 회장과 조용히 만남을 가지려고 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혹시라도 버킹엄 호텔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챌까 봐 두려워서 부하들에게 대신해서 체크인을 하라고 부탁한 것 같더라고요. 변장을 하고 감시 카메라를 피해 조용히 들어왔으니 당연히 소수도의 체크인 정보도 없는 겁니다. 그러니 소성봉 회장이 다시 할아버지께 연락을 하면 직접 버킹엄 호텔의 체크인 정보를 다 확인했지만, 소수도는 없었다고 전해주세요. 납득을 못한다면 소수도가 버킹엄 호텔로 들어왔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하시거나, 아니면 경찰에 가서 직접 신고하라고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한 후 시후는 다시 말했다. "그 후에 그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시는 거죠. 혹시 의도적으로 LCS 그룹을 모함하고 LCS 그룹과 전쟁을 시작하고 싶은 거냐고요.”은충환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언뜻 보기에는 시후가 말한 아이디어는 별로 신빙성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효과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은충환은 마음 속으로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빌어먹을 소수도가 건방지게 버킹엄 호텔에 들어왔고 버킹엄 호텔에서 사라졌다면 그건 우리 그룹의 책임이 될 수 있지.. 버킹엄 호텔은 LCS 그룹이 운영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러니 우리가 해명을 안 한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 버킹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