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1220장

시후는 "그래요. 하지만 이쪽 길은 좀 가파른데..? 계단도 없고.. 내려갈 때 조심해요!”라고 걱정스레 말했다.

민정은 수줍은 듯 부드러운 시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은 선생님!! 좀 도와주실래요? 안 그러면 미끄러질 것 같아서.." 사실, 그녀는 넘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려 시후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다.

시후는 이 길이 꽤 가파르고, 제방에서 강 가까이까지 뻗어 있었기에 민정이 만약 미끄러져 물 속으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민정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강가로 내려갔다.

강변은 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고, 간혹 불을 밝힌 자전거들이 주변으로 지나갔고, 부릉거리는 엔진 소리가 다리 위로 다니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강가에 도착한 시후는 민정의 손을 놓으며 찬바람을 맞았다. "여기 참 좋네요..? 하하.."

민정은 빙긋 웃음 짓고는 아래에서 위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말했다. "어렸을 때 여기에 오는 게 제일 좋았어요. 그땐 아버지께서 너무 회사 일로 바쁘셨기에 어머니께서 절 데리고 오셨죠.. 그때 어머니께선 저를 데리고 제가 주차한 곳과 같은 곳에 차를 세우고 이 길을 따라 함께 걸었어요.. 이렇게 내려올 때도 어머니께서 제 손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계셨죠..” 민정의 두 눈은 오늘 따라 슬퍼 보였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복지원에서 자랄 때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릴 때는 지금처럼 강하지 못했기에 부모님 생각만 떠올라도 이불 속이나 구석진 곳에 숨어서 통곡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익숙해지듯이.. 그 때 그 고단한 생활은 시후가 많은 이치를 깨닫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죽거나 과거에 일어난 슬픈 일은 조용히 지나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이다.

이때 곁에 있던 민정이 한숨 쉬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부모님을 모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