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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변호사였을 당시 임유진은 줄곧 그녀의 기세를 짓누르고 로펌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각광 받았으니 정한나는 거의 투명인간 취급을 당했다.

인제 드디어 임유진을 제대로 ‘각광 받게’ 해줄 수 있다. 로펌 직원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지. 여신 아우라를 내뿜던 변호사가 지금 어떤 꼴이 됐는지 말이다.

다들 전에 사람 보는 눈이 얼마나 없었는지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

정한나는 꼭 이렇게 해야만 마음속에 쌓였던 불만이 가셔질 것 같았다.

이때 마침 다른 간호사가 지나갔고 정한나와 얘기 나누던 그 동료는 곧장 간호사에게 물었다.

“저 초음파 검사실은 아까 병원 측에서 건강검진 받는 환자는 접대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왜 좀 전에 간호사가 건강검진 받는 환자를 데리고 들어갔죠?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아 네, 그분은 아마 우리 병원 VIP 건강검진 고객일 겁니다.”

간호사가 대답했다.

“VIP 건강검진 고객이요?”

그 동료는 흠칫 놀라더니 곧장 캐물었다.

“VIP 건강검진은 비용이 얼마나 되는데요?”

“패키지에 따라 가격이 다 달라요. 제일 저렴한 패키지는 몇백만 원 좌우 할 테고 비싼 건 몇천만 원 짜리도 있어요. 상세하게 알고 싶다면 여기 6층에 안내데스크가 있으니 거기로 가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말을 마친 간호사는 자리를 떠났다.

그 동료는 충격에 휩싸인 채 머리를 돌리고 똑같이 간호사의 말에 충격받은 정한나를 쳐다봤다.

“한나 씨, 그 선배 진짜 배달 일만 하는 거 맞아요?”

제일 저렴한 패키지도 몇백만 원 한다는데 일반인들이 퍽이나 감당할까?

“말도 안 돼!”

정한나가 비명을 지르며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걔가 어떻게 VIP 고객이야?”

“하지만 이미 저 초음파 검사실로 들어갔잖아요.”

동료가 말했다.

그 시각 줄 서 있던 로펌 동료들도 정한나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정한나는 그제야 감정조절이 안 된 걸 깨닫고 황급히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동료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속으론 여전히 내켜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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