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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식기 그릇이랑 이불까지 이따가 중고품 상가로 가져가서 다 팔아버릴래. 이 옷들이랑 신발은 더 입을 수 있으니까 집에 가져갈 거야.”

강지혁은 그녀가 가져가겠다는 옷과 신발을 살펴보았는데 조금 바랜 옷들이었다. 비록 퀄리티는 좋아도 올드하고 색이 바랬다.

아마도 그녀가 감방에 들어가기 전에 산 옷인 듯싶다.

강지혁은 바로 알아챘지만 뭐라 말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돈도 쓰고 싶고 이 낡은 물건들을 전부 좋은 거로, 새것으로 바꿔주고 싶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하니까.

너무 성급하게 몰아붙였다가 괜히 그녀를 놀래게 할까봐 걱정이었다. 이제 겨우 강지혁에 대한 경계를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여기서 나 잠깐만 기다려줄래? 금방 갔다 올게.”

임유진이 막 다 싼 짐보따리를 들고 중고품 상가에 다녀오려는데 강지혁이 선뜻 물건을 챙겼다.

“내가 할게. 문 열어줘 누나.”

“응.”

그녀는 서둘러 문을 열어주었다.

강지혁은 한 손에 식기 그릇을, 다른 손엔 이불과 담요를 들고 문밖을 나섰다.

임유진도 문을 꼭 닫고 그를 따라갔다.

“나 하나 줘. 내가 들게.”

그가 무거운 짐을 가득 들고 있으니 임유진은 살짝 미안해졌다.

“아니야. 누난 앞에서 길만 잘 안내해주면 돼.”

강지혁이 대답했다.

그가 단호하게 말하자 임유진은 어쩔 수 없이 앞에서 걸으며 은근슬쩍 뒤돌아보기도 했다.

지금 강지혁의 모습은 마치 설 연휴에 부모님 뵈러 본가로 돌아오는 아들처럼 짐보따리를 가득 이고 있는데 하필 양복을 입고 잘생긴 얼굴을 내비치고 있으니 이 상황과 너무 안 어울렸다.

전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아예 없는 듯싶다.

드디어 중고품 상가에 도착했고 임유진은 가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더니 재빨리 달려갔다.

“사장님, 식기 그릇이랑 이불 담요 가져왔는데 가게에서 받나요?”

“당연하죠.”

사장님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멋있게 차려입은 강지혁이 ‘중고품들’을 들고 오는 모습에 적잖게 놀란 눈치였다.

사장님은 물건들을 하나둘씩 확인하며 뭐라 중얼거리더니 임유진을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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