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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화끈하게 해줄게

그 시각 승합차 안에서 송재이는 두 손이 끈에 묶인 채 눈가에 검은 천으로 가려져 아무것도 안 보였다.

대충 짐작해보니 이 차가 지금 40분 남짓 달리고 있었다.

주변 환경이 점점 더 조용해졌다.

분위기가 고요해질수록 더 섬뜩해지는 법이다.

드디어 차가 멈춰 섰다.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안에서 끌어냈다.

송재이는 걸음을 휘청거리며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박았다.

뼈가 부서질 듯한 고통이 온몸에 쫙 퍼져 흘렀다.

“이년 몸매 좋네. 이 허리며 다리까지...”

“쯧쯧, 벌써 고픈 거야? 이따가 너 실컷 따먹게 해줄 테니까 급할 거 없어!”

“어떻게 안 급해! 지금 이미 경찰에 찍혔을지도 모르잖아 우리!”

“꺼져! 재수 없게 쯧쯧! 우리 이런 일 한두 번이야? 언제 실패한 적 있어? 그리고 고용주가 돈까지 다 보내왔는데 돈 받고 일을 안 하면 룰에 어긋나는 거야. 앞으로 누가 감히 우릴 찾아주겠어?”

몇 사람들의 대화가 송재이의 귓가에 고스란히 들렸다.

그녀는 속으로 묵묵히 생각했다.

‘거 참 투철한 직업 정신이네. 납치범 짓거리나 하면서도 신용을 지킨다는 거야?’

그녀는 참지 못하고 속으로 비아냥거렸다.

그와 동시에 몇 가지 정보를 추측해냈다.

예를 들어 이 사람들은 어떤 고용주의 위탁을 받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니 아마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건 아닐 듯싶었다. 단지... 그녀를 망가뜨리고 싶은 거겠지.

송재이는 대체 어디서 누구랑 이런 극심한 원한을 맺은 걸까? 도통 납득이 가질 않았다.

그녀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찢어질 듯 아팠다.

방금 납치돼서 차에 탄 후 그녀는 줄곧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건장한 사내들 중 한 명이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안 씻었는지도 모를 손수건을 꺼내더니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순간 약 냄새가 그녀의 코를 확 찔렀다.

그때부터 머리가 무겁고 붕 뜬 기분이 들면서 온몸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인간들이 약을 탄 모양이다...

“다들 대체 뭐 하는 인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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