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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고소 취하하길 바라는 거?

좀 지나 설영준이 휠체어를 밀고 들어왔다.

설영준과 함께 있는 동안 이런 대우를 받아보긴 처음이다.

설영준은 송재이를 밀고 1층으로 내려갔다.

두 사람은 병원 마당에 있는 공원에서 천천히 산책했다.

햇살이 따스했고 버드나무가지가 늘어져 있었으며 가벼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불어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바람이 사납게 불어치던 도시 같지 않았다.

송재이는 설영준이 와서 갑자기 날씨가 개이고 폭풍우가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천진난만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키득거리면서 자신의 로맨틱한 생각을 비웃었다.

이때 송재이는 휠체어가 멈춘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보니 설영준이 길옆의 벤치에 앉아 얼굴에 웃음기가 아직 남아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웃어?”

이 말을 하는 설영준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져 있었지만 자신은 느끼지 못했다.

햇살이 좋아 주변에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송재이처럼 환자복을 입고 병문안을 온 사람들과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송재이가 시선을 돌리니 어떤 여자아이가 공을 차며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양 갈래 머리를 한 얼굴이 아주 귀여운 아이였다.

공이 설영준의 발밑으로 굴러오자 그는 공을 힐끗 보고 달려오는 여자아이를 보더니 공을 주워 아이에게 건네줬다.

“아저씨 고마워요.”

여자아이는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여자아이의 등 뒤에는 환자복을 입은 여인과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따르고 있었다.

“천천히 가.”

여인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여인의 어깨를 감싸안고 있었고 두 사람은 아주 다정해 보였다.

세 식구는 평범했지만 행복해 보였다.

세 사람이 지나 간 뒤에도 송재이는 세 식구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얼굴을 들고 남자와 이야기하는 여인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넘쳐흘렀다.

설영준은 송재이의 시선을 느끼고 그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

좀 지나 설영준이 말했다.

“민 대표님이 나를 찾아와서 주현아를 봐달라고 했어. 하지만 내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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