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5화 만나고 와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송재이는 설영준이 이미 잊은 줄 알았는데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그 아기는 송재이가 임신한 첫 번째 아이였다.

만일 태어났으면 아마 여자아이였을 것이고 방금 그 여자아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만약에... 만약이라고 했어. 만약에 그때 내가 임신한 걸 알았다면 나보고 애 지우라고 할 거야?”

송재이가 물었다.

“... 모르겠어.”

설영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설영준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송재이와 아이를 낳을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일 그때 송재이가 임신한 걸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했을지 설영준 자신도 잘 모른다.

송재이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설영준이 이번에 남도를 온 이유는 송재이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지금 송재이를 마주하고 있지만 별다른 특별한 느낌이 없었고 도리어 말 못 할 공허감이 가슴속을 차지하고 있었다.

설영준이 눈을 끔벅이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호주머니에 넣은 휴대폰이 울렸다.

여 비서에게서 걸려 온 전화이다.

전화를 받으면서 설영준은 송재이를 피하지 않았다.

대충 짐작해도 회사 일 때문에 전화했을 것이다.

설영준은 회사 대표이기에 날마다 정신없이 바빴고 계약했다하면 몇천억짜리였다.

비록 송재이는 이런 설영준에게 습관이 됐지만 가끔 자기와는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송재이는 씁쓸하게 웃었다.

설영준이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송재이를 밀고 병실로 돌아왔다.

이날 밤 설영준은 경주로 돌아가지 않고 병실에서 송재이와 함께 있었다.

설영준이 옆에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송재이는 이날 밤 아주 편안하게 잠을 잤다.

...

설영준은 자기 전에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놓았다.

벨 소리에 자기가 깨는 건 괜찮지만 송재이의 수면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휴대폰을 보니 십여 개의 부재중 전화가 있었고 전부 민효연이 걸어온 것이다.

그리고 몇 개는 엄마 오서희의 번호였다.

설영준이 눈살을 찌푸렸고 이때 침대에 누워있던 송재이가 몸을 뒤척였다.

설영준은 휴대폰을 호주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