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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영준을 미치게 하다

오호, 오서희가 함께 온 것은 설영준을 설득하기 위해서였어.

설영준은 눈을 들지 않고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한 채로 있었다.

보기에는 업무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얼굴과 두 눈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엄마인 오서희도 저도 모르게 등이 서늘해졌다.

오서희는 설영준이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동년배 아이들한테는 볼 수 없는 노련함과 진중함이 보였다.

특히 이 몇 년 동안 상업계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칼 같은 성격과 기백이 더해졌다.

“영준아...”

“알았어요. 갈 거니까 병원 주소와 병실 번호를 저한테 보내줘요.”

설영준이 저번에 병원으로 주승아를 만나러 갔던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주승아도 자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설영준이 승낙하자 민효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영준아, 네가 전에 있었던 일을 개의치 않고 승아 봐주러 와줘서 내가 아주 고마워...”

“전에 뭐가 있었어요?”

오서희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러자 민효연이 말했다.

“현아가 철이 못들어서 사고를 쳤지 뭐예요. 그것도 납치를 했어요. 납치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영준이가 사랑하는...”

오서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놀란 표정으로 설영준에게 물었다.

“송재이? 이번에 남도 다녀온 게 출장 때문이야 아니면 송재이 만나러 간 거야?”

...

두 사람이 한참 사무실에서 꾸물거리다가 민효연과 오서희가 사무실에서 나갔다. 그러자 등뒤에서 문이 쾅 하고 굉음을 내며 닫혔다.

오서희가 깜짝 놀라더니 화가 나 돌아가서 문을 발로 차려는 것을 민효연이 말렸다.

“됐어요. 설 대표가 진짜 그 여자를 사랑하는가 보죠. 경주에서 남도까지 쫓아갔잖아요. 주위에 그렇게 많은 재벌 집 아가씨도 마다하고 그 여자만 좋아하잖아요.”

“쳇.”

오서희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송재이가 경주를 떠나면 두 사람이 헤어질 줄 알았는데 이 여자의 역량이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무슨 재주가 있는지 설영준을 한 번 또 한 번 남도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오서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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