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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내가 난폭하면 누가 다정해?

송재이가 이 말을 이원희와 박윤찬이 있는 앞에서 하는 바람에 설영준의 자존심에 상당히 큰 상처를 주었다.

마치 설영준이 맨날 송재이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들렸다.

송재이가 설영준을 피해 남도로 이사까지 왔는데 자꾸 불쑥불쑥 눈앞에 나타났을뿐더러 이곳에 자회사도 성립했다.

설영준이 제일 사랑하는 사업을 남도로 옮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바보가 아닌 이상 다 알 수 있었다.

밥을 먹는 송재이의 모습은 여유로우면서도 강해 보였다.

설영준은 끝까지 음침한 얼굴로 앉아 있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어쩔 바를 몰라 안절부절했다.

식사가 끝나자 송재이는 집에 가겠다고 하면서 이원희를 힐끗 쳐다보았다.

지금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있으니 함께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원희가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설영준이 갑자기 일어서면서 송재이에게 말했다.

“나랑 잠깐 어디 다녀와야겠어.”

“미안해. 피곤해서 들어가 쉴래.”

생리 때문에 몸이 불편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설영준이 아랑곳하지 않고 송재이의 손목을 잡아끌자 이원희가 깜짝 놀라면서 옆에 비켜섰다.

박윤찬이 앞으로 다가가며 설영준에게 말했다.

“영준 씨, 진정해요.”

설영준이 이를 악물며 고개를 들어 박윤찬을 바라보았다.

아까 전 긴급한 시각에 송재이가 말한 첫마디가 ‘윤찬 씨’였다.

비록 사정이 있긴 했지만 친절하고 다정한 호칭에 설영준은 온몸이 불편했다.

사실 그는 대범한 사람이 아니었고 감정에 있어서는 쪼잔하기까지 했다.

“갈 거야 말 거야?”

설영준이 낮은 소리로 말하며 차갑게 송재이를 노려보았다.

평소 같으면 송재이는 겁이 나서 못 따라갔을 텐데 생리 기간이니 설영준이 아무리 화가 나도 어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송재이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송재이의 표정이 풀어진 것을 본 설영준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재빠르게 식당을 빠져나갔다.

송재이가 하이힐을 신어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면서 허둥대는 모습은 초라해 보였고 설영준의 손에 잡힌 손목도 아팠다.

“왜 이렇게 난폭해?”

식당밖으로 나와 송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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