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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맥박

송재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라고? 아니야!”

대체 어디서 전해 들었단 말이지?

설영준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잡고 복도를 지나 발코니로 향했다.

“문예슬이 카톡 보냈는데 네가 자꾸 구역질한다고 했어. 몸이 안 좋은 거야? 아니면 임신한 거야?”

또 문예슬이라니!

송재이는 문예슬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거려 저도 모르게 관자놀이를 눌렀다.

매번 그녀를 마주칠 때면 꼭 무슨 일이 터졌다.

겉으로 아무리 다정하고 살뜰하게 대하는 척해도 단지 방심하게 하려는 속임수에 불과했다.

실상은 틈만 나면 바가지를 씌우지 못해 안달이었으니까.

빌어먹을 여자 같으니라고!

“임신 안 했어. 해외 일정이 빠듯해서 스트레스 때문에 구역질이 났을 뿐, 입덧은 아니야.”

그녀는 말하면서도 무의식중으로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살짝 붉혔다.

설영준은 아무 말 없이 그윽한 시선으로 송재이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며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듯했다.

결국 참다못해 등골이 오싹한 나머지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다시 설영준에게 붙잡혔다.

두 사람의 거리는 불과 한 뼘에 가까웠다.

설영준은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고, 엉겁결에 뒷걸음질 치는 송재이를 다시 앞으로 끌어당겼다.

코앞에서 뜨거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남자 때문에 분위기가 금세 미묘하게 변했다.

비록 야외에 훤한 대낮이지만 마치 이 세상에 둘만 남은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설영준을 보자 송재이는 괜스레 쑥스러웠다.

이내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이 지나서야 나지막이 말했다.

“진짜 임신 아니야.”

하지만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만약 임신이라면 어떻게 할 거야?”

지난번에는 그에게 미처 알리지도 못하고 아이를 지웠다.

이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로 남았다.

한편, 설영준도 그녀와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 살짝 어두워진 얼굴로 침묵을 유지했다.

그리고 송재이의 손을 덥석 잡고 밖으로 나갔다.

“나랑 같이 병원 가자.”

송재이는 어리둥절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이미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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