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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먹이 사슬

도경진은 설영준의 여자에 대해 사뭇 궁금했다.

그러다 갑자기 제안했다.

“참, 조만간 자리 한 번 마련하려고 하는데 그때 가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거예요. 혹시 베일에 싸인 여자 친구분도 모셔 와서 소개할 생각은 없어요?”

설영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내 여자가 아무한테나 보여줄 그런 사람인가?”

도경진은 본인의 가벼운 말투 때문에 설영준이 심기 불편해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한편으로 그가 여자 친구를 꽤 아낀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얼굴이나 익히는 거죠. 나중에 마주치더라도 대표님의 여자 친구분이라는 걸 알고 나면 서로 배려해 주기 마련이잖아요.”

설영준은 눈을 내리깔고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 봐도 송재이가 같이 가겠다고 할 확률은 희박했다.

남도에서 일도 하고 있는지라 바쁠 텐데 굳이 모임에 참석하려고 경주까지 오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추측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녀에게 거절당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는 이런 고민 따위 안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이때, 문득 송재이가 알게 모르게 자신의 약점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본인은 끝까지 부정하고 싶지만 진실은 변치 않는 법이다.

언제부터인지 이 사랑싸움에서 그는 점점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었다.

사업가로서 일방적인 열세는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힘들어도 달갑게 받아들이는 건 또 뭐냐는 말이다.

“됐어요. 자기 여자를 지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어요? 안 가요, 어차피 데려 갈 생각도 없으니까.”

그녀에게 거절당하기 전에 설영준이 먼저 선수를 쳤다.

어떻게 보면 체면은 지킨 셈이다.

...

설영준은 도경진과 헤어진 이후에 송재이의 카톡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

[민 사장님 만났어? 주승아에 관한 일을 왜 너한테 대신 전달하라고 시키는 거지? 본인은 입이 없대?]

송재이는 샤워를 마치고 나서 설영준의 답장을 확인했다.

이내 빠르게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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