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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내가 언제 만졌어?

설영준의 사무실에서 나온 문예슬의 얼굴에는 아직도 홍조가 가시지 않았다.

이는 화가 났기 때문이다.

문예슬은 자신이 도대체 어떤 점이 송재이보다 못한지 알 수 없었어.

이미 헤어졌는데 왜 다시 연애하지?

문예슬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러 번 울리 후에야 마침내 전화가 연결됐다. 송재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문예슬의 가슴속에 쌓아두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도 매너를 유지하기 위해 문예슬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심호흡한 후 말했다.

“재이 씨, 설영준은 짐승보다 못해! 며칠 후면 아빠 생일이어서 청첩장을 보냈지만 받지 못했는지 회신이 없었어. 오늘 아빠는 나에게 직접 보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글쎄 나의 몸에 손을 대는 거 있지? 남자는 다 양아치인가 봐? 너와 함께 있을 때도 그랬어?”

설영준이 문예슬의 몸에 손을 댔다고? 송재이는 믿을 수 없었다.

마침 수업을 마친 송재이는 교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전화를 받으며 송재이는 천천히 복도로 걸어갔다.

창가에 기대어 선 송재이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

“어떻게 했어?”

송재이의 말투에서는 화가 났음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설영준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 궁금해했는데 이는 분명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 때문에 문예슬은 갖은 상상력을 펼쳐 일어나지도 않은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설영준에게 청첩장을 건네줄 때 그녀의 손을 만졌을 뿐만 아니라 방 카드까지 쥐여주었다고 했다...

송재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문예슬이 말할 때 휴대전화의 녹음 버튼을 눌렀다.

문예슬이 방금 한 말은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녹음되었다.

송재이는 눈썹을 찡그리며 문예슬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꼭 복수해 줄게...”

송재이의 말을 들은 문예슬은 어리둥절해졌다.

“복수는 됐어! 그저 설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는 당하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야. 지금 떠나도 늦지 않았어. 겉만 멀쩡하지 뼛속까지 추잡할 줄은 몰랐어. 역시 남자는 다 똑같아...”

문예슬이 송재이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설영준과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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