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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전혀 주저하지 않다

출국하는 날, 송재이는 혼자 공항으로 가려 했으나 설영준이 차로 바래다줬다.

가는 동안 설영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송재이는 차 안의 분위기가 갑갑하게 느껴졌다.

요 며칠 두 사람은 껌딱지처럼 붙어있었고 그런 설영준을 두고 떠나려니 송재이도 아쉬웠다.

하지만 게이트를 통과할 때 송재이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통과했다.

설영준은 등 뒤에서 오래도록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한 번쯤은 송재이가 뒤돌아볼 줄 알았는데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생일에 선물한 억 원 가까이하는 수입 자동차를 송재이는 몇 번밖에 운전하지 않았다.

눈에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가능한 저자세를 유지했다.

설영준에게 비록 사정을 설명했지만 씁쓸함이 없지 않아 있었고 박윤찬이 자기보다 송재이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

비행기에 오른 송재이는 공항에서 작별할 때 설영준이 착잡해하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가슴이 아팠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그녀는 빠르게 일에 빠져들었다.

남도에 온 지 1년밖에 안 되는 사이에 자주 해외 공연을 다녔고 이런 경력은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반달이 지나갔다.

송재이는 저녁마다 설영준과 영상통화로 안부를 나눴다.

두 사람 사이에 10여 시간의 시차가 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통화했다.

이번에 송재이와 함께 출장 온 동료 중에 송재이보다 몇 살 어린 바이올린 연주자가 있었고 그의 이름은 서지석이다.

저번에 출장갈 때도 서지석이 있었지만 과묵한 성격인지 항상 모퉁이에 조용히 있었고 따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거의 없기에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이번에 호텔 방을 배정받으면서 서지석의 방이 바로 맞은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밤중에 서지석이 갑자기 송재이의 방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무서워 문을 열지 않았지만 문밖에서 서지석의 가냘픈 구조 목소리가 들려와 외시경을 통해 맞는지 확인하고 문을 열어보니 서지석이 창백한 얼굴로 배를 움켜쥐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서 있었다.

송재이가 허둥대며 급히 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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