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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나를 기억하는 게 중요해

속으로는 엄청나게 실망했지만 문예슬은 티를 내지 않고 입술을 깨물면서 몸을 숙이더니 맞은편에 앉은 잘 생기고 귀티 나는 남자를 보면서 물었다.

“제가 뭘 해주길 원해요?”

그러자 설영준은 자신의 계획을 문예슬에게 알려줬다.

설영준이 알아본 데 의하면 지민건이 요즘 어렵게 재기하여 큰 오더를 따냈다고 한다. 추세를 봐서는 크게 한바탕 해볼 타산인 것 같다.

설영준이 문예슬에게 내린 주문은 아주 간단했다. 지민건의 계획을 깨버려 다시 주저앉히는 것이다.

문예슬이 살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민건은 배경도 인맥도 없고 옥살이도 했던 사람으로서 단지 먹고살자고 하는 노릇인데 설영준의 지위와 신분으로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설영준은 쉽게 지민건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단지 송재이 때문일까?

송재이가 설영준에게 이토록 중요한 사람인가?

워낙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예슬의 마음은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다.

눈빛이 어두워진 문예슬이 갑자기 물었다.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

설영준은 전혀 문예슬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뜻이 없었기에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마침 문예슬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 설영준의 귀찮아하는 모습을 못 보고 입을 열었다.

“지금 재이와 떨어져 지내는데 만일 송재이가 남도에서 진짜로 지민건과 함께 밖에 나갔거나 혹은 다른 남자와 그렇다고 해도 재이 가질 거예요?”

말하고 나서 고개를 들자 차갑고 날카로운 설영준의 눈빛과 마주치면서 등골이 싸늘해졌다.

“송재이예요.”

차갑게 한마디만 하고는 더는 이 문제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마치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것처럼.

그녀는 송재이이고 설영준의 여자이다.

설영준이 송재이를 믿는다고 하기보다 자기 눈을 더 믿는 것 같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문예슬같은 외부인이 질의할 자격이 없었다.

문예슬은 설영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를 느끼자 감히 더 깊이 물어볼 용기가 없었다.

이내 문예슬이 물었다.

“그럼 제가 어떻게 지민건의 계획을 깨버릴까요? 여색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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