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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문예슬 씨 어때요?

설영준은 이를 악물더니 이젠 가기 싫어도 가야 했다.

올 때는 송재이와 함께 귀국하려고 타산했지만 결국 혼자 경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두 사람이 한 발짝 간격으로 비행기만 따로 타고 경주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설영준은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송재이가 적어도 전화는 할 거로 생각했는데 정작 아무것도 없었다.

10여 시간 동안 비행해야 했다.

갈 때 얼마나 설렜으면 돌아올 때는 그만큼 비참했다.

경주 공항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되었고 곧바로 별장으로 돌아와 씻자마자 잠이 들었다.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다.

세상에서 설영준에게 이런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송재이뿐일 것이다.

이튿날 설영준은 문예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설영준의 이름이 휴대전화에 뜨자 문예슬은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았다.

휴대전화를 잡은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가 물었다.

“설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문예슬은 현재 문정 그룹에서 자그마치 대표 이사직을 맡고 있어 일할 때는 퍼그나 카리스마가 넘쳤다.

하지만 설영준의 앞에만 서면 마치 갑옷을 벗어버린 듯 소녀 감성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한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문예슬이 급급히 약속 장소로 달려오면서 보니 설영준이 통창 옆자리에 앉아 넋이 나간 듯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생긴 옆모습과 우뚝한 그림자가 눈에 들어오니 갑자기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문예슬은 입술을 깨물더니 웃으면서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예슬이 온 것을 보고 설영준은 살짝 고개를 까딱했고 얼굴이 발그스름하게 상기된 문예슬은 수줍게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전에 방현수가 남도에 갔을 때 문예슬 씨가 방현수보고 송재이를 찾아가라고 했어요? 그리고 백화점 앞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하고 먼 곳에서 사진 찍게 한 게 맞죠?”

설영준은 문예슬과 인사치레도 없이 바로 주제로 돌입했다.

설영준의 한마디 말에 빨간 홍조를 띠며 기대에 차 있던 얼굴이 삽시간에 하얗게 질리면서 놀란 눈으로 앞에 앉아 있는 설영준을 보더니 반사적으로 부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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