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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봉변

앞에 서 있는 송재이를 보자 문예슬은 자리에서 일어나 울먹거리며 말했다.

“재이야...”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그녀의 품으로 와락 안겼다.

순간 깜짝 놀란 송재이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문예슬의 등을 토닥였다.

비록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본능적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내 문예슬을 부축해서 들어갔고, 주방에 가서 물 한 잔을 따랐다.

다시 걸어 나왔을 때 거실에 앉아 있는 문예슬은 마치 억울한 일이라도 당해서 크게 상처받은 듯 눈시울이 새빨갰다.

송재이는 곁에 앉아 한참이 지나서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데?”

그제야 문예슬은 서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얘기해주었고, 심지어 설영준의 부탁을 받았다고 했다.

“대표님을 도와줄 생각이 없었더라면 그런 짓을 왜 했겠어? 이제 문제가 생기니까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돈으로 무마시키려는 작정인가 본데 날 너무 우습게 보고 있잖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

그리고 세상 서럽게 울었다. 그동안 심신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건 사실인지라 결코 연기는 아니었다.

설영준에게 틈만 나면 전화도 하고 카톡도 보냈지만 돈만 이체했을 뿐 감정적인 보상은 전혀 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사실 속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스라이팅해서 설영준이 영원히 죄책감을 느끼게 할 생각이었다. 적어도 예전처럼 찬밥 신세가 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오산에 불과했다.

그에게 자신은 고작 업무의 일종에 불과했다.

당시만 해도 나중에 잘 마무리되면 커미션을 두둑이 챙겨주겠다고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성폭행을 당하는 바람에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으니 돈으로 보상하는 것을 제외하고 해줄 수 있는 게 딱히 없었다.

결국 문예슬은 송재이를 붙잡고 고해성사했다.

“대표님은 정녕 고작 돈 몇 푼으로 내 결백을 맞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날 밤 있었던 일만 떠올리면 남자가 너무 징그럽고 나 자신이 너무 역겨워. 재이야, 이제 어떡하지...?”

송재이는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성폭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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