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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전부 다

한편, 설한 그룹 사무실.

설영준은 소파에 앉아 맞은편에 있는 문예슬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온 건가?

물론 그녀의 출현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문예슬 씨.”

설영준의 표정은 시종일관 무덤덤했고, 눈빛에 아무런 감정 변화가 없었다.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자 문예슬은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화가 다시금 폭발했다.

이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표님이 부탁한 일은 이미 완수했어요.”

“알아요. 약속한 보상은 계좌에 입금했을 텐데 만약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더 줄 수도 있어요.”

“제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에요!”

“글쎄, 미안하지만 돈을 제외하고 생각나는 게 딱히 없네요.”

“당신을 원해요!”

문예슬이 한껏 격앙된 모습으로 말했고, 고집스러운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반면, 설영준은 피식 웃었다. 마치 농담이라도 들은 듯 이죽거리더니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발끈한 문예슬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가 그를 끌어안으려고 했지만 설영준이 먼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잽싸게 몸을 피하면서 입구로 걸어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었다.

이는 누가 봐도 그녀와 선을 긋겠다는 의미가 다분했다.

문예슬은 만약 성폭행당한 적이 없다면 이런 행동을 보고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지금은 문득 자신이 더럽다고 여기는 건 아닌지 싶었다.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별안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저도 모르게 이를 꽉 악물었다.

“왜! 대체 왜 나는 안 되죠? 내가 송재이보다 못한 게 뭐예요!”

설영준이 문을 연 이유도 회사 사람들이 둘의 사이에 대해 오해를 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문씨 가문의 외동딸이 갑자기 찾아와서 사무실 문까지 꾹 닫고 있으면 외간 남녀가 안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애먼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문을 열고 외부에 있는 직원에게 그녀와 전혀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일부러 보여주려고 했다.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씩씩거리는 문예슬을 보자 설영준은 피식 웃더니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말했다.

“전부 다. 뭐부터 얘기해줘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는 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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