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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믿음의 위기

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송재이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끊임없이 뒤로 가는 풍경들이 그녀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송재이는 갑자기 자신의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눈에 고여있던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그 순간, 참았던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그녀는 슬픈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울었다.

분명 먼저 헤어지자고 한 사람은 본인인데 지금 마음이 아픈 사람도 자신이었다. 송재이는 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송재이는 씻을 생각도 못 하고 곧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녀는 모든 에너지를 다 쓴 듯 힘이 다 빠져버렸다.

사실 그전까지 송재이는 진지하게 설영준과 화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힘든 일들이 겹치면서 자신과 박윤찬의 사이까지 의심하는 설영준 때문에 전례 없는 답답함에 숨까지 막혀왔다.

송재이는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결국 참을 수 없던 울음이 터져버렸다.

송재이가 목놓아 울고 있던 그 순간, 등 뒤에서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이원희가 들어왔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방에서부터 송재이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송재이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이 흐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이원희는 촉촉하게 젖은 송재이의 눈망울과 눈을 마주쳤다. 그녀의 눈가가 발갛게 부어올라 마치 상처 받은 작은 토끼 같았다.

이원희는 재빨리 다가가 누워있던 송재이를 일으켰다.

사람의 마음이 가장 나약해질 때, 혼자 천천히 감정을 소화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친구의 위로가 필요한 법이다.

“원희야, 나 실연당했어.”

송재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설영준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던 때까지만 해도 송재이는 단호하고도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불쌍한 어린 소녀 같았다.

그 후로도 한동안 송재이는 우울함에 잠겨있었다.

다행히도 의리 넘치는 이원희가 매일 일찍 퇴근해 송재이와 함께 먹고 마시며 산책도 하고 이야기를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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