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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마음에 든 여자

설영준이 심심하다고 연락한 적이 과연 있었나?

설령 사이가 제일 좋았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하물며 냉전 중인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송재이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딱히 태클을 걸지 않았고, 대충 상황을 무마시켰다.

설영준이 피식 웃더니 고개를 돌려 박윤찬을 바라보았다.

“어머님이 최근에 소개팅을 주선해 줬다고 하던데 어땠어요?”

박윤찬은 흠칫 놀라면서 당황한 듯 고개를 저었다.

“간단하게 밥만 먹었죠, 뭐.”

“음... 마음에 안 들었다는 거네요? 아니면 마지막 연애 때문에 받은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가요?”

뜬금없이 소개팅을 언급하더니 자연스럽게 마지막 연애까지 폭로하는 설영준이 과연 실수였을지 그 의도가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만약 송재이가 박윤찬에게 마음이 있다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작 흑심을 품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박윤찬은 아무 말 없이 어두운 얼굴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박 변호사님, 소개팅하셨어요?”

순식간에 돌변한 주변 분위기를 아직 눈치채지 못한 송재이는 샘물처럼 맑은 눈을 깜빡이며 호기심이 잔뜩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

“네, 뭐...”

박윤찬이 다소 모호하게 대답했다.

“어떤 여자예요? 몇 살? 사진 있어요?”

비록 박윤찬과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송재이는 그가 참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예전에 서유리가 한창 대시했지만 아쉽게도 잘 안되었다.

대체 어떤 여자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은근히 궁금하기도 했다.

박윤찬은 고개를 들고 억지로 미소를 쥐어 짜냈다.

“밥만 먹고 헤어졌는데 사진은 무슨...”

“또 마음에 안 든 거예요?”

송재이는 속으로 눈이 참 높은 남자라고 저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찼다.

박윤찬이 아무 말 없이 옆에서 구경 중인 설영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는 마치 이미 목적을 달성한 사람처럼 눈빛에 비아냥거림과 조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박윤찬의 얼굴에 자조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사실 설영준이 굳이 훼방을 놓지 않아도 자신을 향한 송재이의 감정이 기껏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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