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48화 다시는 나타나지 마

송재이는 마치 저도 모르게 삼각관계에 휘말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괜스레 씁쓸했다.

그래도 한동안 절친한 친구였는데, 한 남자 때문에 두 여자가 경쟁하는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저속한 막장 드라마가 연상되었다.

문예슬은 송재이의 표정 변화를 단번에 캐치했다.

역시나 자신의 예상대로 효과는 있었고, 이내 손을 덥석 붙잡고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송재이는 팔을 빼내려고 했지만 문예슬의 손아귀에 오히려 힘이 점점 더 들어갔다.

눈앞의 여자는 분명 청순가련한 모습이었지만 눈빛에 독기가 서려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만약 경찰에 신고하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 그 어떤 여자도 이런 일을 당하면 심리적으로 힘들기 마련이야. 기분이 풀릴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맞아.”

그리고 말을 마치고 종업원을 불러 계산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서 떠났다.

문예슬은 송재이의 뒷모습이 카페 입구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이를 악물더니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사실 그녀에게 일부러 스트레스 주려고 한 말이긴 했다. 어차피 이판사판이 된 이상 혼자 죽을 생각은 없었다.

카페를 나선 송재이는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 우뚝 멈춰 섰고, 마치 가슴에 돌덩이가 얹혀 있는 듯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택시를 타는 대신 거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4km 정도를 도보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 내내 뒤에서 따라오는 검은색 승용차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설영준은 남도에 도착하자마자 송재이와 문예슬이 카페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나중에 송재이가 걸어 나왔을 때, 차에 앉아 의기소침한 그녀의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지금 어떤 기분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마도 문예슬 때문일 가능성이 크겠지. 대체 무슨 소리를 했기에 어깨가 저렇게 축 처졌단 말이지?

그는 송재이를 쫓아가는 대신 차에서 문예슬에게 전화를 걸었다.

밖에서 보자고 하면 괜히 착각이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