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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사랑 빚

설영준은 오늘 박윤찬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박윤찬이 송재이에 대한 마음을 알고 있었던 설영준은 만약 두 사람이 오랜 친구가 아니었다면 아마 오래전에 먼저 이 말을 꺼냈을 것이다.

가끔 고개를 들어 박윤찬을 올려다보면 과연 예전보다 쓸쓸한 표정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전에 없었던 일이다.

송재이를 아마 진심으로 좋아했나 보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박윤찬은 지금까지 한 여자를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설영준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뭐라도 말을 하려는 참에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여진 비서가 문 앞에서 물었다.

“문예슬 씨가 오셨는데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설영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지난번 파티에서 만난 후 그는 문예슬이 귀찮아졌고 일부러 피해 다녔다.

그러나 문예슬은 설영준이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아니면 분명히 알아챘지만, 모르는 척하는 지 계속 따라다녔다.

“일이 있으니 나가라고 해.”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여진이 몸을 돌리기도 전에 문예슬은 하이힐을 밟고 다짜고짜 걸어 들어왔다.

문예슬은 여진 비서를 밀치고 곧장 사무실로 들어갔다.

설영준과 박윤찬은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고 두 남자의 예리한 눈빛에 문예슬은 약간 주춤했다. 높은 자리에 있는 남자는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던 문예슬은 마음을 다잡고는 설영준 앞으로 다가섰다.

“설 대표님, 아버지께서 보낸 생일잔치 초대장을 받았을 텐데 거절하셨다면서요. 왜죠?”

박예슬의 얼굴이 이토록 두꺼울 줄 생각지도 못했던 설영준은 말문이 막혔다.

거절한 이유는 당연히 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표정이 어두워진 채로 의자에 앉은 설영준은 다리를 꼬고 몸을 뒤로 기대며 음산한 눈빛으로 문예슬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아도 두려움에 휩싸였던 문예슬은 섬뜩해 하며 몸서리를 쳤다.

잠자코 설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예슬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재이와 화해했어요?”

“음!”

설영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고 문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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