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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죽을 끓였어

송재이는 빨개진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으나 홍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설영준은 그녀를 다시 끌어왔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보니 설영준의 두 눈과 마주쳤는데 희롱 적인 눈빛이 가득했다.

설영준은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에 뽀뽀해 주었다.

“먼저 아침을 먹은 후 한약을 먹어야 해.”

경주에 급하게 오느라 송재이는 남은 한약을 가져오지 못했다.

방금 설영준에게 어떻게 자신의 한약을 가지고 있는 물으려다가 문득 양은서가 바로 설영준이 소개해줬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한약 처방을 얻는 것은 설영준에게 있어 쉬운 일이었다.

자리에 앉은 후 두 사람은 묵묵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고 송재이는 가끔 고개를 들어 설영준을 바라보았다.

송재이는 옛날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 이렇게 아침을 보냈던 그때를 종종 그리워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이 시각, 송재이는 오히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우리 지금 다시 시작하는 거야?”

조용하게 물은 후 송재이는 고개를 숙였다.

잠시 후 다시 고개를 들자 마침 설영준과 눈길이 마주쳤다.

그의 그윽하고 명랑한 두 눈은 사람을 유혹하는 것 같았고 그 눈빛은 송재이를 빠져들게 했다.

“죽이 맛있어?”

설영준이 불쑥 물었다.

송재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설영준이 계속해서 말했다.

“앞으로 매일 해줄게!”

매일, 그는 매일 이라고 말했다.

‘너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보다 ‘매일 끓여줄게’가 더 생동하게 느껴졌다.

그의 작별인사를 알아들은 듯 송재이는 입술을 실룩거렸고 설영준도 웃음을 지었다.

밖에 햇빛이 쏟아져 두 사람을 비추니 유달리 조화롭고 달콤해 보였다.

그날 이후 송재이는 며칠 동안 설영준의 별장에서 지냈다.

이원희와 통화할 때 송재이는 자신이 곧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요? 나와 함께 살지 않을 건 가요?”

이원희가 물었다.

이 일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송재이는 머뭇거리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설영준이 남도에 지사를 설립했어요. 남도에서의 일이 많아져서 난 아마...”

뒷말을 다 하지 않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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