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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그럼 약혼 안 하면 안돼?"

고은영이 물었다.

어차피 서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굳이 약혼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안지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뭐라고? 약혼을 하지 말라고?"

"결혼이든 약혼이든 네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랑 해야지. 너 그 남자 관심도 없다며.”

"은영아, 너 장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 알기나 해?"

영문을 모르는 고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지."

"그 넷째 도련님은 배준우보다도 더 무서운 사람이야. 심지어 내가 주동적으로 찾아가서 인사를 한 사람이라고. 지금 강성 전체에 우리의 결혼 소식이 퍼졌는데 내가 이제 와서 후회하면 그 남자가 분명히 날 가만 두지 않을거야.”

"뭐라고?"

이 말을 들은 고은영은 크게 놀랐다.

이게 대체 다 무슨 소리야?

"그때 사실 배준우의 압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긴 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까 장씨 가문이 더 무서운 집안이더라고."

그리하여 지금은 감히 후회할 자신도 없었다.

게다가 안지영은 그 누구보다도 장선명이 가장 두려웠다.

배준우라는 산을 이제야 겨우 넘었는데, 장선명이라는 더 높은 산이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잔뜩 불안해하는 안지영의 모습을 본 고은영은 더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미안해. 이 모든게 다 내 탓인 것 같아."

"바보야,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멍청했던거지!"

사실 안진섭이 이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안지영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아버지 앞에서 자신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괜히 걱정만 시킬 것 같아 그게 신경이 쓰였다.

안지영이 정말로 약혼을 취소하기라도 한다면 안진섭은 무조건 그녀를 해외로 도피시킬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 장씨 가문과 맞설게 뻔했다!

여태 자신을 키우느라 온갖 고생을 하신 아버지한테 미안했던 그녀는 차마 더이상 애를 먹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장씨 가문과의 결혼을 강행하려 한 것이다. 기껏해야 3년, 이를 악물고 버텨내고 싶었다.

"근데 이렇게 정 없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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