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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량천옥은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가 않았던 그녀는 다시 상자를 들고 걸어갔다.

"오늘 이 문 나서면 다시는 돌아올 생각은 하지도 마."

가출? 맘대로 해.

하지만 량천옥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근데 내가 가출하는거 너한테도 나쁘지 않은 일 아니야?”

배씨 가문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어떤 일에 부딪혀도 치욕을 참고는 혼자서 그 무거운 짐을 짊어졌었다.

배항준이 자신을 어떻게 괴롭히든, 그녀는 항상 묵묵히 참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대로 끝장을 내고 싶었다.

원래도 조용했던 배씨 가문은... 이젠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화가 난 배항준은 손에 든 물건을 냅다 땅에 내리쳤다.

"쾅!"

수백만 원짜리 골동품 꽃병들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집사와 하인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내지도 못했다.

그렇게 량천옥은 아예 집을 떠나버렸다.

......

이튿날이 돼서야, 배준우는 이 소식을 접했다.

평소에는 항상 고은영을 데리고 배씨 가문으로 향했지만 이번에는 혼자서 집으로 찾아갔다.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할 때는 같이 오더니, 데리고 오라 하니까 이번엔 혼자 온거라니!

밤새 화가 채 가시지 않았던 배항준은 다시 머리가 아파졌다.

집에는 배윤도 있었고, 모처럼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오늘 배준우가 어떻게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배준우는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꺼냈다.

"천의 때문에 나를 찾아온거야?"

그는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떠보았다.

량천옥이 천의를 갑자기 고은영의 손에 넘긴 것 자체가 배씨 가문에게 있어서는 큰 사건이니까 말이다.

배준우의 무덤덤한 모습에, 배항준과 배윤은 어이가 없었다.

이때 배항준이 입을 열었다.

"변호사한테 서류들을 준비하라고 하고 고은영한테 거기다 사인하라고 해."

이것이 바로 그가 밤새 생각해낸 최후의 해결 방안이었다.

천의는 량천옥이 일으켜세운 것은 맞지만, 배씨 가문의 돈을 쓴 것이기에 절대 빼앗기고 싶지가 않았다.

심지어 천의는 현재 M국에서도 시가 2조를 자랑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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