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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배씨 가문은 여태 량천옥만 천의를 포기하면 무조건 자신들의 손에 다시 돌아올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 문제가 아니었다.

"제 명의로요?"

처음 듣는 사실에 고은영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량천옥이 날 얼마나 싫어하는데 어떻게 천의를 내 명의로 두었다는 거야?

고은영이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줄 알았던 배지영은 더욱 화가 났다.

"여태 몰랐다는 뻔한 거짓말은 하지 마요."

"정.. 정말 몰랐어요!"

고은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배지영을 바라보았다.

고은영은 어쩐지 배지영이 오늘따라 이렇게 막무가내였나 싶었는데, 바로 천의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내 명의로 된거지?

배지영은 그저 아무것도 모른다는 고은영이 답답하기만 했다.

지분까지 양도를 받아놓고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는 말인가.

"믿든 안 믿든 그건 아가씨가 알아서 판단하세요. 하지만 전 정말 이 일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어요."

"몰랐어도 괜찮아요. 이제라도 알았으니 빨리 천의를 오빠 명의로 넘겨요."

배지영은 뻔뻔하게 제안했다.

그녀는 량천옥이 떠난 틈을 타 하루라도 빨리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다.

자신의 친 어머니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량천옥이 이렇게 사고를 치고 빠르게 도망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배지영의 제안에 고은영은 뜻밖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알겠어요."

원래도 천의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딱히 가질 마음도 없었다.

배지영은 생각보다 눈치 빠른 고은영의 모습에 마침내 화를 좀 가라앉히고는 제대로 본색을 드러냈다.

"저희 어머니께서 딱 사흘 후면 바로 돌아오실거예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잘 알죠?"

"..."

사흘?

이렇게나 빨리?

고은영이 대답하려는 순간, 사무실 입구에서는 배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뭘 알아야 되는데?"

"..."

"..."

언제 벌써 회의가 끝나고 나타났는지 두 사람은 그의 인기척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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