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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배지영이 말한대로, 고은영은 순수해보이긴 해도 절대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다.

고은영은 배지영이 자신을 찾아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말했듯이, 이 일에 있어서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배준우 뿐이었다.

"더이상 할 말 없으면 먼저 끊을게요."

"잠깐만요!"

고은영이 전화를 끊으려 하자 배지영이 급히 불렀다.

이쯤 되면 배지영도 더이상 고은영이 자신을 만나고 싶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여자, 정말 만만치 않은 여자야.

곧이어 배지영이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물었다.

"오빠는 지금 회의하고 있어요?"

"네."

"그럼 제가 언니 찾으러 올라갈게요."

배준우가 아직 회의 중이라는 말에 배지영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어떻게든 고은영을 만나 이 일을 해결하려 했다.

근데 자신의 착각이였는지 아니였는지, 고은영에게는 확실히 전보다 많은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줄곧 모두에게 공손했던 그녀가 지금은 아예 배씨 가문의 사모님 행세를 하고 있는 느낌이랄가? 설마 아예 작정하고 오빠 곁에 남아 있으려는건가?

순간 배지영의 얼굴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

그렇게 전화를 끊은 지 5분 만에 배지영이 정말로 찾아왔다.

배준우가 회의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한편, 고은영은 조용히 그를 위한 목도리를 짜주고 있었다.

그녀의 손놀림은 누가 봐도 초보처럼 보였다.

배지영은 곧바로 그녀의 맞은 편에 앉아 두리번거렸다.

이때 고은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계속 망설일거예요? 준우 씨 회의가 곧 끝날텐데."

그러자 배지영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곧바로 하고 싶었던 말들을 내뱉었다.

"이렇게 하면 평생 배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한거예요? 량천옥이 이런 짓을 벌인건 단지 저희 아버지한테 복수하려고 그런거예요."

그 말을 들은 고은영은 뜨개질을 멈추고는 물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복수라니? 량천옥이 뭘 어쨌다고?

그녀는 며칠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지만, 단지 량천옥이 요즘 줄곧 배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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