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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량일은 진작에 정리를 마쳤고, 량천옥도 서서히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이 곳을 떠날 계획이었다.

"배윤이 널 원망하지 말아야 할텐데."

"원망하면 뭐 어때요? 제가 여태 걔를 위해서 해준게 얼마나 많은데."

그동안 엄마로서 그녀는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단 이번만큼은 그녀는 자신을 위해 살고 싶었다.

한편 량일은 여전히 마음 한 켠이 불편했다.

어찌 됐든 그녀 또한 천의의 존재 가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배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키워온 것인데 갑작스레 고은영에게로 넘어가게 되니, 괜한 의심을 받을까 봐 걱정됐다.

소식을 전해 들은 배항준은 곧바로 달려왔다.

그동안 그림자 한 번도 비추지 않더니, 이제 와서는 량천옥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량천옥, 너 미쳤어?"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파랗게 질렸고, 잔뜩 화가 나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고도 량천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차갑게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예상 밖의 태도에 배항준은 더욱 미칠 지경이었다.

"너, 너...!"

"배항준, 이게 바로 네 와이프를 건드린 후과야. 밖에서 바람이나 피면서 이런 결과가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어?"

량천옥은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그를 저격했다.

바람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배항준의 눈빛은 순식간에 매섭게 변했다.

심지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여태 잘 숨겨왔는데 어떻게 알게 된거지? 그럼 지금 이런 짓을 벌이는 것도...?

"지금 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야?"

배항준은 그제서야 조금 눈치채기 시작했다.

"맞아, 너한테 복수하려는 거야. 나는 유청처럼 네가 원하는 대로 통제 당하면서 살고싶지 않거든."

“......”

"너 사람 잘못 봤어. 나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야."

량천옥은 날카롭게 말했다.

배항준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부터 그녀는 항상 그를 죽이고 싶었다.

배항준은 놀랍게도 변해버린 눈 앞의 량천옥이 믿기지가 않았다.

"너, 너..."

더이상 할 말을 잃은 배항준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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