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그녀는 안지영에게 전화했다!안지영은 바쁜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은영은 하는 수 없이, 안지영이 준 주소를 확인하고 병원에 가서 예약되어 있는 의사를 찾았다.의사는 중년의 여의사였다. 고은영을 보자 활짝 웃으면서 그녀를 대했다!“안지영이 얘기해줬습니다. 편하게 하면 된다고.”고은영은 초음파 검사실 침대에 누웠다. 어제 관련된 검사를 했지만, 안지영이 배정한 것이기에, 보고서가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여 그녀는 의사에게 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재검사를 받으려 한다.이것은, 그녀가 임신하고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검사를 하는 것이다.의사는 화면을 고은영에게 돌렸고, 고은영은 바로 자기 뱃속을 볼 수 있었다.“이 아이 아주 잘 크고 있습니다.”“네? 아이가 어디에 있습니까?” 의사의 얘기에 고은영은 망연하게 초음파 화면을 보고 있었다.그녀는 초음파 화면에서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보지 못하였다.의사는 초음파를 한 곳에서 멈춘 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여기 보이시죠? 지금은 딸기 크기만큼이나 컸습니다.”고은영은 화면에 있는 작은 덩어리를 보았는데, 진짜로 딸기만 한 크기였다.이것이……아이라고?초음파에 찍힌 아이를 보니, 고은영은 순간 생명의 신기함을 느꼈다. 사람은 이런 모양에서 성장하였다니.이어서 초음파실에 “쿵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은영 “이것은?”“아기 심장 소리입니다.”태심? 진짜로 심장 소리라고?고은영은 잘 알지 못했지만, 의사가 옳다고 하니 더욱 신기해 했다.이렇게 작은 콩알에게 태심이 있다니.(Ps: 고은영 현재 임신 달수로 보면 태심을 들을 수 없는 상황임. 현재 의사가 그녀를 속이고 있음. 구체적인 목적은 아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음!)“태심을 들어보세요, 아주 건강한 아이입니다.”“아, 건강한 아이, 그럼 이 아이도 지금 느낄 수 있나요?” 고은영은 긴장한 눈빛으로 의사를 바라보았다.의사는 머리를 끄덕였다. “네, 있습니다, 아픔을 느낍니다.”고은영은 입술을 깨물었다.아, 아파…
초음파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고은영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저, 저 생각 좀 해볼게요!”그 순간, 고은영의 머릿속에는 ‘아이가 아파’라는 생각뿐이었다.그녀의 가슴은 더욱 떨렸다.전에는 아이를 지울 날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조금 두려웠다.의사 “30분 뒤면 수술실을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수술 안 하시면, 예약 환자가 많은 탓에 오래 기다리셔야 합니다. 안지영 님께서 말씀하셔서, 어렵게 쟁취한 수술 시간입니다.”“그리고, 이제 삼 일만 더 지나면, 수술을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안 하시면, 이젠 수술을 하실 수 없습니다. 수술실 예약이 차 있습니다.”하나는 아이의 아픔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의 긴박함이였다.고은영은 이러한 생각에 더욱 머리가 복잡했고, 호흡은 조금 더 빨라졌다.해요, 30분 뒤에!만약 30분 뒤에 수술하지 않으면, 아이를 낳을 수밖에?이 생각을 하니, 고은영의 가슴은 더욱 떨려왔다.떨리는 가슴을 잡고 그녀는 돌아서서 의사에게 물었다. “십 분만 시간을 주실 수 있을까요?”“좋아요, 그렇게 하세요!” 의사는 머리를 끄덕였다.전에, 아이를 낳으면 그녀의 앞길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사의 얘기를 듣고 나니, 고은영은 전처럼 그렇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그녀는 의사 사무실에 나왔다, 의사는 다른 환자를 보고 있었다.십 분 동안, 그녀는 많은 생각을 했다.머릿속에는 조보은이 그녀와 고은지에게 했던 악랄함이 생각났고, 할머니가 그녀를 사랑해 준 것도 생각났다.만약, 그녀가 이 아이를 지운다면, 그러면……그녀는 조보은과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가?이 생각을 하니, 고은영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아니, 그녀는 절대 조보은과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하지만 아이를 낳는다면, 어떻게 낳아야 하지? 배준우와 어떻게 끝내지?이런저런 생각에 고은영의 머리는 터질 것만 같았다.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십 분, 곧 끝나간다!의사가 나왔다. “생각 다 했어요
”너 진짜로 아픔을 느끼니?” 고은영은 작은 손을 배에 올려놓았다.의문 가득한 얼굴로!그녀는 초음파 보고서에 표기한 부분을 바라보았다. 의사가 아까 표기해 준 작은 콩알.이 작은 콩알에게…….태심이 있다니!“후, 아프든 안 아프든, 넌 먼저 배 속에 잘 있으렴..”고은영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 시각, 시 상황에서 그녀는 확실한 선택을 했다!그녀는 이 아이를 남기려고 했다……!만약 그리한다면, 그녀는 방법을 찾아서 강성을 떠나야 한다.안지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에 병원에 오기 전에 안 받았던 전화.고은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지영아.”그녀는 천락그룹에 면접을 보러 갔었기에, 전화를 받지 못했다.태웅이 먼저 그 부분에 대하여 언급했었기에, 그녀는 순조롭게 입사할 수 있게 되었다.“지영, 우리 한번 만나.” 고은영은 전화에서 울먹이면서 얘기했다.안지영이 그 소리를 듣자 바로 물었다. “너… 너 무슨 일 있어?”안지영은 사실 이젠 고은영의 일에 대해 더 이상 참견하기 싫었다.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또 신경 쓰였다.” 전에 만났던 카페에서 만나, 지금 바로 갈게.”“그래.”고은영은 흐느끼면서 전화 끊었다.고은영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자, 안지영은 어쩔 수가 없었다.이 멍충이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건 아니겠지?그녀는 바로 어제 연락드렸던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유 의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안지영.”“이모님, 고은영 병원에 찾아왔었어요?” 안지영이 물었다.유 의사는 그녀 엄마의 친구이다. 저번에 부탁할 때, 이모는 흔쾌히 대답했다!유 의사가 이 일을 돕겠다고 한 것은, 분명 그녀의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고은영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다.유 의사 “네 친구, 아이 지우지 않기로 했어!”“진, 진짜요?” 안지영은 놀랐다.설마, 아니지?고은영 이 멍충이가 아이를 지우지 않는다고? 미친 것 아니야?안지영은 사실 몰랐다. 그녀가 찾은 이모 유 의사는, 사실 태웅이 사전에 배정한 사람이란 것을.배씨
고은영은 따뜻한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그녀는 전에 분명히 딸기 맛 주스를 좋아했었다, 그것도 아이스로. 근데 이젠 조심하는 건가?농담하는게 아니었다. 안지영은 그야말로 어이가 없었다!“아니, 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녀가 물음에 답하지 않자, 안지영은 더욱 급해졌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 그녀가 과연 고은영과 친구가 될까?이 멍충이, 완전히 그녀의 인생을 망치려고 이러는 건가?고은영은 속상해하며 얘기했다. “아이가, 아이가 아프대!”“아니, 임신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아플 수가 있어?” 안지영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이 멍충이 도대체 뭐 하자는 속셈이지?고은영 “나도 믿지 않아,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 생명이 생기는 순간, 감각도 발달한다고.”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생명을 그렇게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은 실로 아주 잔인하다.고은영은 조보은이 그녀를 학대했던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기에 그녀는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었다. 아픔을 느끼는 그런 고통은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의사 선생님께서 아플거라고 하셨어.” 고은영은 속상해 하면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도대체 너한테 무슨 얘기를 하신 거야?”고은영이 병원에 있었던 일은, 안지영은 아직 알지 못한다. 단지 현재 태웅이 함께 이 일을 숨겨주고 있기에 이 일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 하고 싶었다.하지만 눈앞에 있는 고은영이 이렇게 가슴 아파하는 것을 보니 안지영은 몹시 놀랐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어릴 적부터 그런 대우를 받았기에, 고은영은 무정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그녀는 아이를 지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아픔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지금은 다른 말을 더 해도 소용 없다고 생각했다. “너, 진짜로 결정했어?”그녀를 말릴 얘기는 많았지만, 안지영은 그저 한마디만 물었다.고은영은 머리를 끄덕였다. “응, 난 이미 결정했어. 이 아이를 지우지 않기로.”“그럼 이제 어떻게 할건데?”안지영은 조마조마해하며 고은영에게 물었다.
병원에서 나온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강성을 떠날 준비를 완료하였다. 안지영은 늘 마음이 굳건했다!이 시각, 고은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 이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배준우는 위험이 사람이야.이 일을 철저하게 숨기려면, 강성을 떠나는 방법밖엔 없었다.고은영 “걔한테는 나뿐이야! 나 밖에 없잖아…”그녀가 말하는 ‘걔’는 배 속에 있는 아이다.의사 선생님께서 아이가 고통을 느낀다고 하실 때, 그녀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그녀는 이 아이의 엄마인데, 왜 아이를 지켜주지 않겠는가?하여 다른 건 이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를 꼭 낳을 거고, 꼭 지켜줄 것이다.“넌 정말… ”안지영이 그 얘기를 듣자, 가슴이 자기도 모르게 찡해졌다.전에는 고은영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부추겼는데, 지금 그녀의 이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쓰렸다.역시 엄마는 아이 앞에서 독해질 수 없는 듯했다.……안지영과 헤어지고, 고은영은 커피숍에 오랫동안 앉아있었다.그녀는 배준우에게 어떻게 얘기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그녀는 배가 더 불러오기 전에 강성을 떠나야 했기에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한 달밖에 없었다.“따르릉.”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고은영의 생각도 벨소리로 인해 중단되었고,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번호를 보니, 서정우였다. 그녀는 받고 싶지 않아 전화를 바로 끊었다.또 전화가 울렸다. 서정우가 연이어 전화하는 것을 고은영은 전에 겪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또 같은 일을 반복하자, 그녀는 극도로 짜증이 났다.결국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고은영, 너 이제 다 컸다 이거야? 나를 여기서 죽게 할 셈이야?”발신자는 조보은이었고, 그녀는 조급한 나머지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그녀이 말에 고은영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가 미처 얘기하기 전에 조보은은 계속 말을 이었다. “왜, 지금 돈 많은 사람에게 시집가더니, 이젠 이 엄마를 모른 척해?”“……”“하지만 이 말 잘 들어, 혈연은 끊어 낼 수가 없어! 네
서정우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기에 조보은이 이렇게 횡포를 부리는 거지?“난 감옥살이했었기에, 이젠 시골에 돌아가지 못해!”“그래서요?”조보은이 그 얘기를 하자, 고은영은 눈썹을 찌푸렸다.조보은이 무슨 얘기를 할지 알기에 마음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조보은은 역시 그 얘기를 꺼냈다. “너 강성에 집이 있지? 당분간 나 그 집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 어서 와서 나를 데려가렴.”고은영 “……”고은영의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다.조보은은 그녀한테 집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체 누구한테서 들은 소식일까?조보은의 이 태도를 보니……!“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고은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거절했다.그녀는 고은지처럼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을 것이다.잠시 있는다고?그녀가 진짜로 그 집에 들어가면, 아마 그 집은 바로 조보은이 채갈 것이다.조보은의 심성은 고은영이 너무 잘 알고 있다.그렇기에, 조보은을 절대 그 집에 들일 수 없다.고은영이 거절하자, 조보은은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럼, 난 어떻게 해? 시골에 돌아가서 웃음거리가 되라고?”“당신은 용산에 집이 있잖아요?”시골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흉보기 좋아하는 것을 고은영도 잘 알고 있다.조보은도 두려운 것이 있다니, 예전에 억지 부리는 모습을 보면 두려워할 것이 아예 없는 줄 알았다.조보은 “그 집, 우리가……”용산 집을 얘기 하지 않을 땐 몰랐지만, 그 집을 얘기하자, 조보은은 말을 더듬었다.“우리가 팔았어!”조보은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사실 이 일을, 고은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최근 몇 년, 서정우는 실로 돈을 너무 많이 썼다. 고은지가 준 돈으론 턱없이 부족했다.하여 그들은 집을 팔았고, 최근 3년 동안, 용산에서 월세로 지내고 있었다.“팔았다고요?” 고은영은 놀랐다!이 일에 관해, 고은지에게 들은 적이 없었다.“왜죠?” 고은영은 또 물었다.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조보은과 서 씨는 서정우에게 대학 다
”이렇게 된 이상, 시골에 돌아가든, 길바닥에서 자든, 알아서 하세요!” 고은영은 냉정하게 얘기했다.“아니, 너 무슨 뜻이니? 넌 우리가 지금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알고 있니?”“당신들은 시종일관 서정우만 키우셨어요. 지금 그 나이에 아직도 힘들게 사는 건, 당신들이 먹고 노는 것만 좋아해서 그런 것인데, 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시나요?”“먹고 노는 것만 좋아한다고? 넌 대학생한테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알기나 해?”“나와 고은지가 학교 다닐 때의 모든 비용은, 우리가 시간 내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번 돈으로 해결했어요. 우리가 학교에 못 다녀본 건 아닙니다. 대학생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요!”고은영의 날카로운 반박에, 조보은은 말문이 막혔다.고은영의 이런 얘기를 듣자, 조보은은 가슴이 답답해서 질식할 지경이었다.“아니, 지금 이 일은……!”고은영이 관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조보은은 조급했다.예전부터 고은영이 자신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독하게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아니면, 그녀가 다른 낌새를 눈치챈 것일까?그녀의 친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 것일까?아니다, 만약 알게 된다면, 고은영의 성격으로 먼저 이 얘기를 꺼냈을 것이다.“당신들 고은지를 그동안 힘들게 한 것으로 만족해야지, 더 이상 허튼 생각하지 마세요!”고은영은 독하게 얘기한 후, 바로 전화 끊었다.그녀는 아주 강한 말투로 얘기했다.조보은은 현재 서정우, 서 씨와 함께 고은영이 산 아파트단지에서 있었다.이 단지는 고급스러운 아파트 단지는 아니지만,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그들이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였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엄마, 누나 뭐라고 얘기했어?” 서정우는 조보은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재빨리 물었다!조보은은 그 순간 화가 나서 몸을 떨며 소리쳤다. “이 년을!”서정우가 조보은이 이 얘기를 하는 것을 보자, 고은영이 승낙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내가 왜 이런 인정머리
원래는 고은지가 강성에서 성공해서 자신들을 강성에 데려가 호강시켜 줄 날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예전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작은 딸이 가족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성에 큰 집 한 채가 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한편, 고은영은 카페에서 나와서 고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은지는 고은영의 전화를 받고 조보은이 나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어떻게 나온 거야?”“아직 언니한테 전화 안 갔어?”고은영도 놀랐다”“아니, 안 왔어. 근데 어떻게 나온 거야?”고은지 쪽에서는 그녀를 풀어주는 걸 허락한 적이 없는데 조보은은 어떻게 나온걸까?고은지는 그동안 조보은이 자신을 괴롭혀왔으니, 이번에는 그녀에게 제대로 교훈을 주고 싶었다.그래서 그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고은영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내가 강성에 집 산 걸 알아.”“뭐?”조보은이 고은영가 강성에 집을 산 것도 알고 있다는 말에 고은지의 목소리가 떨렸다.그녀가 알게 되었다니, 골치 아픈 일이다.“어떻게 알았대?”고은지는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고은영은 고은지의 태도를 보고 그녀가 알려준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그럼,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그 순간, 머릿속에 한 사람의 이름이 스쳐 지나갔다. 고은영은 소름이 쫙 끼쳤다.“일단 끊어.”고은영은 더 말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고은지와의 통화를 통해 조보은을 풀어준 건 고은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그런데 나온 것도 모자라 집 있는 것까지 알아버리다니!누군가 그녀에게 일부러 알려준 게 아니고는알 방법이 없을 텐데, 어떻게 알아냈단 말인가?그렇다면 누군가가 일부러 그녀에게 알려준 게 틀림없었다!그녀는 급하게 회사로 돌아왔다. 배준우는 회의실에서 나오며 그녀가 황급히 돌아온 것을 보고는 눈쌀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덜렁거리며 다녀?”지금 자기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르는 거야?“저, 대표님께 할 말 있어요!”급해 보이는 긴장한
“어머니가 나한테 남긴 건 그대로 넘겨주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고은영은 진성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말을 끊었다.싸늘한 고은영의 시선에 진성택의 안색은 순간 창백해졌다.진성택이 무언가를 덧붙이기 전에 고은영이 차갑게 말을 이어갔다.“그렇지 않으면 뭐요?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배준우의 아내예요. 진유경에게 손대는 건 쉬운 일이죠.”“유경이한테 손대지 마. 은영이, 너...”“됐어요! 더 이상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요!”진유경을 그렇게까지 감싸는 진성택을 바라보며 고은영은 실망감을 넘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도대체 사람이 어떻게 이래?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길래 이런 일까지 한단 말이야! 아내랑 아이를 도대체 뭐로 보는 거지? 어떻게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나한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어... 엄마가 남긴 소중한 유품을 진유경 같은 년에게 넘기겠다고? 하...’진유경이 단순히 진씨 가문의 양녀였다면 고은영은 아마 이렇게까지 분노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진실을 아는 고은영은 지금 상황이 너무 역겹게 느껴졌다.설령 눈앞의 남자가 그녀의 혈육이고 아버지라 할지라도 고은영은 그를 혐오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진성택은 그녀의 분노에 애처롭게 그녀를 불렀다.“은영아...”고은영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진성택이 말을 이었다.“나한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게 아니었다면 나도 너한테 와서 이런 부탁 하지 않았을 거야.”“같잖은 호소는 그만 하세요. 저희 사이에 애정이라 칭할 만한 감정도 별로 없잖아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아내였던 사람에게 너무하네요. 엄마가 불쌍해요.”그녀는 더욱 화가 났다.비록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머니와 특별한 애정이라 할 감정은 없었지만 진성택이 그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고은영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밀려왔다.고은영은 어머니를 만난 적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어머니의 깊은 사랑은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진성택은 어떠한가.고은영은 더 이상 그를 보고 싶지 않
고은영이 이렇게나 직설적으로 얘기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저는 이제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해요.” 진성택에게 돌려 말하지 말고 직설적으로 얘기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접근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거고 지금 와서 그것을 지울 수는 없었다. 진성택은 고은영의 말에 상처를 받은 듯 보였다. 그녀의 불만 섞인 태도에 그의 마음이 조금은 아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는 걸 알았다. “너희 둘째 오빠가 병원에 왔었어.” 고은영은 아무 말 없이 그를 쏘아보았고 그는 그녀의 생각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네가 받을 모든 주식들 있잖아. 할머니와 진호영, 그리고 유경이의 지분까지 너에게 줬다던데, 맞지?” 고은영은 차갑게 한 마디로 대답했다. “맞아요.” 드디어 그의 목적을 직접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 목적은 더욱 차가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진성택은 고은영의 차가운 시선에 조금 떨린 듯 말을 이어갔다. “그 주식들은 사실 네 어머니가 너에게 남긴 거니까 너에게 돌아가야 맞아.” “그래서 저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이곳에 부른 거죠?” 고은영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그가 주고자 한다면 왜 이제서야 이리 말하고 있는지 다시 묻고 싶었다. 진성택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그의 눈빛에는 죄책감이 떠올랐다. “미안하지만 그 주식은 네게 돌려줄 수 없을 것 같아.” “돌려줄 수 없다고요? 왜요?” 그의 말은 너무도 간단했다. ‘할 수 없다'라는 말이 또다시 진유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거 같았다. 진유경, 정말 독특한 존재다. 역시나 양딸이 모든 것보다 우선이라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짜로 진씨 가문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두 사람의 양부모는 하나같이 그녀를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너희 둘째 오빠가 그 주식들을 되찾고 나서 진씨 가문의 모든 재정적 지원을 끊어버렸어. 지금 그들은 전부 저축해두었던 돈을 쓰고 있어.” 모든 지원을
하지만 진성택은 다르다. 결국 그녀와 혈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배준우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 시간 후, 배준우는 고은영을 밀크티 가게에 데려다주었다. “내가 같이 들어갈까?” 배준우가 물었다. “준우 씨는 그냥 기다려요. 당신을 보면 아마 바로 저세상으로 갈지도 몰라요.” ‘이 녀석 입이 참!’ 하지만 고은영이 말이 맞았다. 예전에 진성택과 량천옥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면 진성택은 항상 배준우에게 진유경을 미래의 아내로 삼으라고 했었고 그때 배준우는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은영과 결혼했다. 지금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진성택이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운명의 미묘함을 탄식할 것인가? 아니면 진유경 때문에 속상해할 것인가? 고은영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눈에 보였다. 작은 원탁 옆에 앉아 있는 진성택이. 그는 손에 밀크티를 들고 있었다. 고은영이 두 걸음 내딛자마자 진성택도 그녀를 보았다. “왔니?”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랜만에 본 그의 얼굴은 확실히 더 노화되어 보였고 얼굴색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나 얼굴이 누렇게 변했고 예전만큼 눈빛도 밝지 않았다. 고은영은 이제 막 기운이 다 빠진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진성택은 확실히 지금 당장이라도 세상을 떠날 듯한 느낌이었다. 그가 말한 대로 아마 이번이 마지막 만남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은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이거 마실 수 있어요?” 진성택은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를 문득 깨닫고 곧바로 그녀에게 건넸다. “너를 위해 샀어. 여자애들은 다 밀크티 좋아하잖아. 너도 좋아하지?”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밀크티는 그녀의 가장 좋아하는 음료였다. 그런데 배준우와 결혼한 이후로 배준우는 그녀가 밀크티가 몸에 안 좋다며 못 마시게 했다. 진성택은 그녀가 음료를 마시지 않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생각해 보면 나는 사실 유경이에게 이런 걸 사준 적이 없었어. 진씨 가문의
전화 너머의 진성택은 고은영의 말을 듣고 당황해서 말문이 막힌 듯했다.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 전에는 네 감정을 고려하지 못했어.” 그 순간, 진성택은 자신이 고은영에게 대했던 태도가 문제였음을 인정했다. 고은영이 말하기도 전에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은영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야. 큰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반응이 무뎌지는 법이잖아. 나는 그동안 계속 너를 찾고 있었어. 그런데 네 소식을 듣고 나서 어떻게 너를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네가 이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거란 건 알지만 나도 그런 감정이 싫다.” 감정과 이해라.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쳐도 그럼 그 후에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진짜 아이러니했다. 진성택은 고은영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늘 내가 너를 찾은 건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 “그게 진유경의 일 때문인가요?” 고은영은 본능적으로 날카롭게 반문했다. 무슨 일이든 그가 지금까지의 태도를 어떻게 설명하든 고은영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저 지금 그가 자신을 찾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니, 네 어머니 때문이야.” 이 말은 그가 어쩔 수 없이 털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전화상에서도 고은영은 그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죄책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될수록 그녀는 더 비웃었다. “내가 이 시간 동안 살 수 있는 건 모두 하늘이 준 기회야. 빼앗은 기회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내가 너를 만날 기회도 얼마 안 남았지.” 그는 매우 허약해 보였다. 고은영은 눈썹을 찌푸렸고 이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진성택이 마치 도덕적으로 자신을 억지로 끌어들여서 그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자신이 그를 만나지 않으면 너무 냉정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예요?” “병원 맞은편의 밀크티 가게에 있어.” 그는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의사들이
고은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태현 씨는 량천옥이 언니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당연히 알고 있지.” 이 일은 병원에서도 크게 떠들썩하게 된 사건이라 나태현 쪽에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나태현과 고은지의 거래가 량천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맞아요. 언니가 천락 그룹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때 량천옥이 아직도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었는데 그 말투에 분노가 가득했어요.” 고은영은 고은지의 분노에 대해 말을 꺼내면서 마음속이 더욱더 쥐어짜이는 것 같았다. 나태현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지금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고은영은 머릿속이 완전히 엉켜버렸다. 그녀가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배준우도 지금은 완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준우 씨가 나태현 씨에게 언니와 한 거래가 무엇인지 물어봐 줄 수 있어요? 그리고 희주가 본인 딸인 걸 알고 지신혜 씨와 약혼도 할 건데 왜 언니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하는지도 물어봐 줘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고은영은 공포감을 느꼈다. 그녀는 고은지에게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량천옥에 대해 강한 증오를 느끼고 있더라도 말이다. “내가 나태현 형에게 물어볼게. 너는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 “언니에게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안 돼. 내가 먼저 나태현이랑 얘기하고 나서 말해.”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고은영이 말한 대로 지금은 최소한 나태현이 고은지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만든 계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그럼 빨리 물어봐요.” “응, 알았어.”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그녀는 거대한 음모가 고은지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진윤은 밖에서 시간을 확인했고 배준우가 10분 내로 나오지 않으면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담배를 반쯤 피웠을 때 문득 고은영이 대문 쪽에서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에 거리가 꽤 있었음에도 진윤은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그녀가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고은영이 가까워졌고 그녀는 진윤을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 “큰오빠.” ‘큰오빠’라는 단 한 마디에 진윤의 마음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준우 찾으러 온 거야?” 고은영은 너무 오랫동안 뛰어왔는지 호흡이 가빠졌고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안에 있어요?” “응, 안에 있어. 지금은 들어가지 마.” “왜요?” 고은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진윤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 나태웅이랑 얘기 중이야.” “네? 나태웅이요?” 그 이름이 나오자 고은영의 말투도 달라졌다. 그녀는 전에 나태웅과의 영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에게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최근 동안 안지영을 괴롭힌 일이 떠올랐다. 고은영과 안지영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당연히 말할 필요도 없이 안지영이 화가 나면 고은영도 같이 화를 내주었다. 진윤은 그녀가 나태웅을 언급할 때의 그 표정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나태웅을 싫어해?” “싫어해요!” 고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어?’ 전에 그녀가 배준우와의 일에 그렇게 괴로워했던 건 대부분 나태웅 탓이었다. 정말 그땐 너무 힘들었다. 지금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고은영은 그 당시 어떻게 버텼는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 배준우는 이미 안에서 나왔다. 고은영을 보고 잠시 멈칫한 뒤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바로 왔어?” “준우 씨 찾으려고요. 급한 일이 있는데 전화도 안 받았잖아요.” 고은영은 불만을 섞어 말했다. 배준우는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윤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것을 본
나태웅이 혼자 남았을 때 그의 세계는 조용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 고요함은 더 큰 괴로움이 되었다. 그는 전화를 꺼내어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대로 전화는 바로 차단되었다. 그는 다시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사무실에서 안열은 겨우 안지영을 달래놓은 상태였다. 전화의 진동에 안열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리고 안지영도 전화를 확인하고 또다시 통제불능이 되었다. 안열은 안지영이 또 움직일 것 같아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너무 흥분하지 마요. 바로 차단할게요.” “받아요. 이 미친놈이 뭐라는지 봐야겠어요.” 안지영은 이를 갈며 말했다. 안열은 입꼬리를 떨구며 말했다. “그냥 받지 말죠?” 안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받아요!” ‘이 사람은 진짜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을지 걱정하지 않는 건가?’ 하지만 안지영의 말에 그녀는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안열은 안지영을 한 번 쳐다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지영 지금 옆에 있나요?” “없어요!” ‘없어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지영은 나태웅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뺏으려 했다. 그녀는 그를 욕하고 나씨 가문이 망하길 저주했다. 하지만 손을 뻗자마자 안열이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한 마디만 전해줘요.” “말하세요.” “안지영은 두 가지 선택이 있어요. 첫 번째는 오늘 밤 킹덤 타운을 떠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늘 밤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는 겁니다.” “이틀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안열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마음을 바뀌었어요.” 안열은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안지영은 분노에 가득 찼고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안열의 손을 떼며 전화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나태웅, 너 이 미친놈! 꿈도 꾸지 마!” “그래, 그럼 하늘 그룹이 네 손에서 얼마나 있을지 지켜보자고!” “너 이 자식, 내가 너의 조상을 건드렸나 보다! 그래서 나한테 복수하는 거네!” 안열은 안지영의 욕설을 듣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하주원에게 손을 대지 말았어야 했다고?’ 배준우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너 지금 이 상황이 도대체 뭐냐고?” 항상 사고가 명확하던 배준우가 지금은 나태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나태웅인데 지금 그를 보니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이 하주원에게 손을 댄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 걸까? 그와 안지영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아직 명확히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나태웅은 대답하지 않고 담배를 달라고만 말했다. 배준우는 담배 한 개비를 던져주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태웅은 자신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했다. 그는 아직까지 안지영과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이가 틀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어리석은 여자...!’ 만약 그때, 그녀가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했다면 그는 결코 그녀가 배준우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준우의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했었다.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 “너는 안지영과 장선명이 결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하주원 문제에서는 하주원을 도와주고 있잖아?” 그가 잠시 고심한 끝에 결국 핵심을 짚어냈다. “그건 전혀 다른 얘기지!”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배준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르다고?’ 원래는 명확하게 사고하는 배준우였지만 나태웅의 말에 혼란스러워졌다. 나태웅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하주원 문제에서 안지영이 반드시 사과해야 해.” 이 말을 듣고 배준우는 머리가 아팠다. 나태웅은 이 상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배준우는 담배를 다 피운 후 천천히 말했다. “너는 이걸 두 가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자들 세계에서는 이것은 분명히 한 가지 문제야.” “안지영은 도
방금 안열이 장선명더러 처리하라고 했을 때의 그 걱정은 이제 안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든 말든 지금은 나태웅을 찾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진짜 미칠 것 같았다. 한편, 캘리포니아 반도의 한 장소에서는 배준우와 나태웅이 함께 있었고 진윤과 육범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몇 달 만에 다시 모인 이들이 장선명이 아닌 나태웅을 부른 이유는 사실 그들 모두 나태웅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태웅을 불러내 대화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육범수가 패를 내자 나태웅은 손에 들고 있던 패를 툭 치며 말했다. “난 끝났어.” 배준우는 그의 얼굴을 보고 찡그리며 물었다. “방금 그 전화, 안지영이었지?” 방금 나태웅은 나가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안지영이었다. 배준우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응.” “너 또 안지영 건드린 거야?” 사실 오늘 배준우가 여기 온 이유는 장선명의 부탁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장선명은 나태웅과 장씨 가문과의 관계가 더 나빠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태웅이 이렇게 계속 안지영을 괴롭힌다면 일이 커질 것이다. 장선명은 본래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나태웅의 이 일에 대해서는 배준우를 생각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지금 하주원의 문제도 있고 나태웅의 행동이 점점 더 미쳐 가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다. 나태웅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육범수에게 말했다. “너 나한테 만 이천 원 줘야 돼.” 배준우는 말문이 막혔다. 육범수도 나태웅이 안지영에 대해선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진윤은 본래 남의 일을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성격이다. 본인의 가문 일도 충분히 골치 아팠기에 그동안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둘째 형이 얘기하잖아. 말 좀 해봐. 대체 안지영에 대해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지만 육범수는 달랐다. 그는 직설적인 성격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