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들끓었지만, 현장은 매우 조용했다.모두들 숨을 죽이고 강현석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남자의 날카로운 눈빛은 장내를 쓸어보더니, 그의 카리스마는 마치 보이지 않는 큰 그물처럼 이곳의 모든 사람을 뒤덮고 있었다.“약혼은 확실히 헛소문이에요. 이른바 청첩장도 거짓이고.”강현석의 이 말에 성남의 수많은 재벌 집 아가씨들은 다시 희망이 생겼다. 그녀들은 기뻐할 겨를도 없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하는 말을 들었다.“나와 도예나 씨는 약혼이 아니라 결혼하는 거예요.”쾅!!조용한 홀은 끓는 물처럼 바로 끓기 시작했다.그 기자들은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들고 있던 마이크를 내밀었다.“대표님, 당신의 뜻은 당신과 도예나 여사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입니까?”“대표님, 당신이 말한 도예나가 바로 도씨 집안 아가씨, 성남 제일 미인 맞습니까?”“대표님, 다음 달 6일이 바로 당신과 도예나 여사의 결혼식입니까?”강현석은 손을 들었고, 떠들썩한 현장은 다시 조용해졌다.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와 도예나 씨는 이미 5년 전에 결혼했고, 다음 달은 결혼식을 보충하는 거예요.”“뭐?!”“그럴 수가?!”“내가 잘못 들은 게 틀림없어!”그의 말은 마치 폭탄이 던져진 것처럼 모든 사람들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끊임없이 댓글을 보내던 네티즌들조차도 모두 놀랐다.“어머나!! 자막이 없는데 내가 잘못 들었나 봐!”“강현석은 분명하게 말했고, 게다가 두 번이나 말했으니 절대 틀리지 않았어. 그와 도예나는 정말 결혼하려고 한다니! 아니, 그들은 5년 전에 결혼했다니!”“엄마야! 내가 어떤 말로 내 지금의 충격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그런데 5년 전에 도예나는 다른 남자와 하룻밤 자서 잡종이 두 명이나 생겼는데, 진천건의 아이라고 하지 않았어?”“이 일은 진작에 사실이 아니란 글 나왔는데…….”“왠지 과학적이지 않아, 타임라인도 좀 틀린 것 같은데...”현장이 조금 조용해지자,강현석은 마이크를 들고 계속 말했다.“나는 공중
“이전에 진천건은 도예나와 양육권 소송을 걸었는데, 그때 강현석은 왜 나서서 그 두 아이가 그의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어째서 이 일이 좀 이상하다고 느끼지? 사람이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가졌는데 무엇 때문에 도예나가 네티즌들에게 그렇게 오랫동안 욕을 먹었을까?”“도예나가 그 자리에 올라간 후에 강현석은 어쩔 수 없이 이 두 아이가 그의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그럴 수 있어!”장서원은 사무실에 앉아 태블릿의 생방송을 보면서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그의 나나가 벌써 결혼했구나!게다가 성남에서 가장 권세가 있는 강씨 집안으로 시집가서 집안의 사모님이 되었다!그럼 그가 이때 그녀를 찾으러 간다면, 나나는 그가 고의로 그녀라는 이 강씨 집안 사모님에게 아부하려는 걸로 생각하겠지?장서원은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나나가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 그는 무엇을 해준 적도 없었다.지금 나나는 이미 행복해졌고,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었으니 그가 이때 나타나면 좀 심보가 안 좋아보였다.그러나 만약 5년 전에 그가 나나의 상황을 알았다면, 그는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고 그녀를 보호했을 것이다....아쉽게도 만약이 없었다.장서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계좌의 모든 돈을 한 미디어 회사에 입금했다.“인터넷에서 도예나에게 불리한 어떤 발언도 반드시 억압해야 해. 적당하게 슬픈 이야기 하나 엮어 도예나와 강현석 사이의 결혼을 더욱 합리적으로 만들게 하고...”명문 가문에서 오래 머물렀으니, 그는 당연히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5년 전에 결혼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몇 아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 이 기자회견을 열었을 것이다.전의 일에 그는 끼어들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전력을 다해 생면부지의 딸을 잘 보호할 것이다.기자 회견은 곧 막을 내렸다.도예나는 병실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비록 일찍이 강현석이 무슨 말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직접 이 남자가 대중 매체 앞에서 그녀를 아내라고 부
“어머니, 나 뉴스 봤어요.”전화기 너머로 음산하고 귀신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강 부인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도예나는 얼른 그녀의 약간 흔들리는 몸을 부축하며 걱정했다.“어머니, 괜찮으세요? 먼저 앉으실래요?”“나는 괜찮아.”강 부인이 숨을 가라앉히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먼저 나가서 전화 좀 받을게.”그녀는 밖으로 나가 눈을 감고 천천히 말했다.“남천, 지난번 일은 이미 현석에게 들었다. 나는 네가 나의 믿음을 이용하여 자신의 친동생에게 손을 댈 줄은 몰랐다…… 남천아, 나는 너를 한 번 믿었지만 앞으로 너를 다시 만나지 않을 거야. 이제 성남을 떠나라. 멀리 떠나서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마.”“엄마, 내가 그에게 손을 대는 것만 봤지 내가 왜 이렇게 해야 했는지 생각은 안 해본 거예요?” 수화기 너머의 사람이 이를 갈며 말했다.“내가 수십 년 동안 힘들게 경영한 회사가 강현석에 의해 망가졌어요! 나는 단지 그에게 고통이 무엇인지 맛보게 하고 싶었을 뿐, 그에게 내가 그동안 느낀 것을 체득하게 하고 싶었을 뿐, 그게 잘못이에요?”“그는 지금 얼마나 행복해요, 자신의 행복한 가정이 있고, 또 네 명의 아이가 있는데, 나는, 나는 또 무엇이 있죠?”=“우리는 쌍둥이 형제지만 하나는 행복하고, 하나의 초라하고, 하나는 사람마다 존경하고, 하나는 도랑에 있는 쥐처럼 도망다녀야 하고,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거죠?”강 부인은 입술을 떨며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흘렸다.두 아이는 모두 그녀의 아픈 손가락이었기에, 어느 한 아이도 아까웠다.그러나 그때...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또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남천아, 내가 잘못했어. 그때 내가 그 사람을 경솔하게 믿지 않았다면 너를 보내지 않았을 거야. 그렇게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남천아, 네가 미워하려면 나를 미워해.”강 부인이 입술을 가리며 말했다.“만약 네가 내 목숨을 원한다면 가져가도 돼. 나는 원망하지 않을 거야.”“허
“그래요, 현석 오빠가 결혼하니까 어머님도 기뻐하셔야죠.”“그런데 친형의 회사가 망하고, 성남에서 쫓겨났다니. 내 또 다른 아들이 쥐처럼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내 가슴이 찢어진다네.”캐서린은 눈살을 찌푸렸다.“애초에 남천 오빠가 잘못을 저지른 것도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이죠.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으니 현석 오빠도 내려놓아야 하는데. 지금 현석 오빠는 가정이 원만하고 아내가 있고 아이까지 있는데 계속 남천 오빠를 겨냥할 필요가 있겠어요? 어머님, 내가 현석 오빠와 얘기해 볼게요.”“아니야, 제발!”강 부인은 캐서린의 팔을 잡아당겼지만 캐서린은 가볍게 뿌리쳤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말하자면, 나는 아직 현석 오빠랑 정식으로 만난 적이 없는데, 어머님이 우리를 위해 소개해 주는 건 어떤 거요?”……도예나는 아이들과 함께 병실에서 그림책을 보고 있었다. 모두 결혼식의 세트 디저트대의 조형이었는데, 몇명의 남자아이들은 흥미가 없었지만 수정은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때로는 이것을 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저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모자 다섯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강 부인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현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니?”강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자, 나나야, 소개해 줄게. 캐서린이라고, 내가 외국에 있는 이 5년 동안 캐서린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답답함을 풀어줬어.”도예나는 일어서서 캐서린과 악수했다.“안녕하세요, 도예나라고 해요.”“만나서 반가워요.” 캐서린은 도예나의 손을 잡고 웃었다. “예나 씨 정말 아름다워요. 어쩐지 현석 오빠가 갑자기 결혼하려 하다니.”“우리 엄마는 당연히 예쁘죠,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예쁜 천사예요!”강세윤은 득의양양하게 큰 눈을 깜박였다.“네가 바로 세윤이지?” 캐서린은 몸을 웅크리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어머님께서 강씨 집안에 마왕이 이따는 것에 대해 자주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니, 틀림없이 너일 거야.”“난 마왕이 아
캐서린은 병상 옆에 앉았다.강현석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나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군요.”“나는 단지 남일 뿐, 이치대로 말하면 강씨 집안의 일에 끼어들어서는 안 되지만 나도 어머님의 친구이니, 어머님의 마음의 매듭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하고 그 매듭이 점점 커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요.”캐서린은 담담하게 말했다.“대표님, 당신은 강씨 집안 후계자이고, 리더였으니 당신의 몸에는 그렇게 많은 후광이 있는 이상,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기에 충분하죠. 그리고, 당신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할 것이고, 이렇게 일가족 6명은 행복하고 즐겁게 함께 살 거예요. 당신은 이렇게 행복한데, 당신의 친형은 아직도 힘겹게 살고 있다는 거 알고 있나요?”강현석의 눈빛은 즉시 차가워졌다.그의 이런 표정을 보자 캐서린은 멍해졌다.그녀는 전에 강 부인의 핸드폰에서 강현석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 그녀는 이 두 형제가 정말 똑같이 생겼다는 것에 경탄한 적이 있다. 이목구비, 윤곽, 몸매.... 마치 하나의 같은 틀로 만든 것 같았다.지금 강현석의 이런 차가운 눈을 보고, 그녀는 강현석과 강남천이 외모 뿐만 아니라 기질도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다만 강남천은 온종일 음침하고 매서운 모습이었다.그리고 강현석은 가끔 사람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드러낼 뿐....“캐서린 양은 나 설득하러 왔나 봐요.”강현석이 냉소하며 말했다.“외국에 4년 넘게 있으면서 강남천은 장원에 자주 갔을 거예요. 그렇지 않았다면 캐서린 양이 어떻게 기꺼이 살인범을 위해 이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캐서린은 손가락이 뻣뻣해졌다.그녀는 강현석이 뜻밖에도 이것까지 알아맞힐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턱을 들어 말했다.“강남천은 어머님의 친아들이죠. 그가 장원에 가서 자신의 친어머니를 방문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라고요? 당신이 말한 살인범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 강남천은 아직 나이가
강씨 집안은 그녀가 알고 있던 명문 가족과 달랐다. 강 부인은 그런 명문 귀부인들처럼 까다롭지 않았고, 성격은 그런대로 온화한 편이었다. 강씨 집안의 분위기는 줄곧 매우 좋았는데, 나름 화목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근데 왜 어르신의 소원을 이루지 못했을까?그러나 강 부인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도예나는 더 이상 묻지 못하고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나나야 고마워, 나는 이미 많이 좋아졌어. 너 병실에 가서 현석이랑 있어줘. 난 혼자 좀 있고 싶어.”도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인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아이들이 한창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아이를 부르지 않고 병실로 걸어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분위기가 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강현석은 병상에 누워 얼굴은 극도로 차가웠고, 미간은 섣달의 빙설처럼 매서웠다.도예나는 다가가서 목소리를 낮추었다.“무슨 일이에요?”“아니에요.”강현석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의 차가운 기운은 눈 녹듯이 서서히 사라졌다.“정말 괜찮아요?” 도예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 캐서린 양이 무슨 말을 했어요?”오래된 일들은 모두 어둠을 띠고 있어, 강현석은 도예나의 기분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그는 웃으며 말했다.“나나야, 사실대로 말해요, 지금 질투하는 거 맞죠?”도예나는 허허 웃었다.“내가 질투하길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여요?”“그렇지 않으면 왜 캐서린에 대해 물어보겠는 거예요?” 강현석은 일부러 농담으로 말했다.“당신 말 한 마디면 나는 앞으로 그 어떤 여자와도 단독으로 말하지 않을 거예요.”“흥.”도예나는 고개를 돌렸다.그녀야말로 이렇게 무서운 소유욕이 없었다.그녀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든 듯 고개를 돌려 물었다.“전에 물어보고 싶었는데, 당신과 방천 사이에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죠?”그녀의 이 말이 나오자 강현석의 얼굴은 즉시 음침해졌다.“나나야, 넌 앞으로 더 이상 방천이라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 거예요.”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다시는 그가
“대표님, 뇌 검사 결과가 나왔어요.” 의사는 검사 보고를 건네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뒤통수에 어혈이 있는데, 스스로 사라지게 하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아마 수술을 해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강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만약 어혈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있지?”“빈번으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는데...”의사는 멈칫했다.“단지 작은 수술이라 두 달이면 완쾌될 수 있으니 먼저 수술을 하는 건 어떨까요?”강현석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는 지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말 수술할 시간이 없다.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내가 이 최근에 여유가 생기면 다시 전면적인 검사를 하자.”“그래요, 하지만 3개월 안에 와서 재검사하는 게 좋을 거예요.” 의사는 보고서에 서명하고 건네주었다.“일주일만 더 입원해서 관찰하고, 아무 문제가 없으면 퇴원할 수 있어요.”강현석은 턱을 만졌다.“나 다음 달 6일에 결혼하는데.”강씨 그룹 회장의 결혼에 대해 전 성남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는 진작에 알고 있었다.굳이 그에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그래서, 난 오늘 퇴원할 거야.”강현석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따가 퇴원 명세서에 사인 좀 해.”“아니....” 의사가 다급해했다.“대표님, 당신의 상처는 아직 낫지 않았어요. 지금 퇴원하면 안 된다고요. 적어도 3일은 더 머물러야...”“오늘이라면 오늘인 걸로 알아.”강현석은 목소리는 차갑지만 말투에는 거부할 수 없는 위엄이 있었다.의사는 입을 벌리다 닫았다 또 벌렸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퇴원서에 사인할게요.”도예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웨딩드레스 샵에 도착했다.시간이 늦었기 때문에 웨딩드레스는 맞춤형으로 만들 수 없고, 이미 만들어진 것만 살 수 있었다.“아가씨, 이것은 우리 가계 최고의 드레스인데, 프랑스 장인이 3년이란 시간을 거쳐 수공으로 완성한 웨딩드레스입니다.”점원은 열정적으로 소개했다.“이 웨딩드레스는 999개의 가
핑크 색 예복은 너무 예뻤다.점원은 웃으며 말했다.“강 부인은 작은 도련님들 위해 준비한 것도 핑크 색 예복입니다. 제가 도련님들 입혀 드릴게요.”여동생과 같은 색깔의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자 강세윤은 아빠와 비교하는 일을 잊어버렸다.그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점원을 따라 피팅룸으로 갔다.강세훈과 도제훈은 눈을 마주치고 따라갔다.수정은 핑크 색 치마를 입고 거울 앞에서 빙글빙글 돌았다.이때 소녀는 배를 안고 눈살을 찌푸렸다.“배고파요.”“아가씨, 기다리세요. 제가 과자 가져다 드릴게요.”점원은 수정의 앳된 목소리가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배가 고프다는 말을 듣고 얼른 먹을 것을 가지러 갔다.수정은 소파에 앉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바로 이때.한 남자가 줄지어 늘어선 옷걸이 뒤에서 걸어 나왔다.“꼬마야, 배고파? 여기 막대사탕 있어.”수정은 눈썹을 찌푸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같기도 아저씨 같기도 한 남자가 소파 반대편에 서서 손에 각양각색의 막대사탕 10여 개를 들고 있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가 좋지 않아서 엄마는 줄곧 단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수정은 일주일에 막대사탕을 하나만 먹을 수 있었다.그녀는 사탕이 너무 먹고 싶었다.수정은 소파에서 뛰어내려 천천히 걸어갔다. “먹어도 돼요?”“그럼.”남자는 쪼그리고 앉아 손에 든 막대사탕을 모두 건네주었다.수정은 손을 뻗자마자 멈추었다.엄마가 낯선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꼬마야, 나는 낯선 사람이 아니니 할아버지라고 부르렴.”장서원은 바닥에 반쯤 쪼그리고 앉아 가능한 한 자신의 상냥함과 자상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그는 수정의 손을 잡고 막대사탕을 소녀의 손바닥에 넣었다.“이것은 딸기 맛 막대사탕이야.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지, 맛있는지 먹어 볼래?”수정은 입술을 핥으며 곧 침을 흘리기 직전이었다.배가 고플 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탕을 보니 그녀는 이 거대한 유혹에 좀 저항할 수 없었다.“내가 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