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9화

도예나가 다가오는 걸 보고, 강세훈은 갑자기 일어나 자리를 옮겼다. 그가 두세 걸음 움직이자마자 휴대폰이 진동하더니 ‘어머니’라는 발신자가 표시되었다.

휴대폰을 본 강세훈이 아버지와 닮은 입술을 오므리며 전화를 연결하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울먹이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세훈아, 난 끝났어, 이번에 다 끝나버렸어…….”

그녀의 말을 들은 강세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엄마, 무슨 일 있으면 천천히 말씀하세요. 듣고 있어요.”

“도예나가 나를 해치려고 일을 꾸몄어. 그 일로 내가 도씨 그룹 대표직을 사직하고 다시는 이사회에 들어갈 수도 없게 됐어…….”

도설혜가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나는 도씨 그룹의 후계자고 회사의 제2대 주주야.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세훈아, 네가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만큼 도와줘야 해…….”

얘기를 듣던 강세훈의 미간이 점점 팽팽하게 조였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길 수 있죠?”

어떻게 한 회사의 대주주가 이유 없이 이사회에서 물러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다시 한 번 천천히 물었다.

“엄마, 이사회를 화나게 하는 일이라도 한 거예요?”

“나, 나는…….”

도설혜가 무너질 듯 울었다.

“작년 네 생일에 생일 선물을 사주려고 내가… 도씨 그룹 공금에서 200억을 빼돌렸어……. 도예나가 어디가 증거를 찾은 건지, 모두 앞에서 나에게 물러나라고 강요했어.”

“공금을 쓴 건 확실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예요.”

강세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엄마, 울지 마세요. 이건 원래 엄마가 잘못한 일이예요.”

“세훈아, 어떻게 그 사람들과 똑같이 말할 수 있니? 내가 틀리고 도예나가 옳아? 그 여자가 일부러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증거를 내던지고, 온갖 수단을 다 써서 나를 이사회에서 물러나게 강요했어! 굶주린 늑대처럼 도씨 가문의 모든 걸 빼앗으려 한다고! 세훈아, 내가 네 생일 선물을 사려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어, 한 번만 도와줘!”

강세훈의 미간이 여전히 찌푸려져 있다. 작년 생일에 그가 받은 생일 선물은 잘 세공된 옥돌이었다. 그쪽 시장을 잘 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