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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 사람은 성남시를 떠나고 나서도 왜 이럴까?

“그래요, 그럼 받을게요.”

도예나의 말에 이 사장이 느긋하게 웃었다.

“도예나씨, 설 도련님이 좀 여자한테 인기가 많긴 하지만, 정말 당신을 아끼고 좋아해요. 한번 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에이, 이 사장님, 그냥 프로젝트 한 번 한 것 가지고 설민준 그 자식이랑 뭘 잘 해보라는 거예요?!”

그러자 이 사장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냥 말해 본 겁니다. 제 말을 듣든 안 듣든 알아서 하시구요.”

도예나는 어이가 없어 턱을 괴었다. 애초에 그녀가 설민준에게 이 사장을 소개했고, 이 사장은 그 후에 태성 그룹 고위층의 인정을 받아 직장에서 승승장구했다. 이게 이 사장이 도씨 그룹과 계약하기를 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설민준의 꽃다발이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는 걸 진작 알았다면, 그녀는 이 사장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을 것이다.

도예나가 이 사장과 매우 즐겁게 이야기할 때, 어디선가 두 눈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바로 강세훈이 창가 모퉁이에 앉아 복잡한 표정으로 도예나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도예나가 다른 남자와 담소를 나누는 것을 보고, 그의 마음속에서 왠지 모르게 여태껏 없었던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저기요, 저기요?”

그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목소리르 높여 두어 번 소리치다가, 그가 정신을 차리는 걸 보고 그제야 계속 말했다.

“앨리스 선생님께 수업을 부탁할까요? 그 분은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강세훈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언제 수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매주 토요일 오후에 두 시간이요.”

여자가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

“미리 아동용 피아노를 준비해 두세요. 그래야 더 쉽게 칠 수 있어요.”

그녀의 말에 강세훈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배우는 게 아니라, 그쪽 같은 성인 여자가 배울 거라서요.”

어머니가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던 게 떠오른 그는 어머니를 위해 피아노 수업을 마련해 드리려고 했다. 피아노를 통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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